100년 전, 리더들이 세계 최고의 경영 이론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사명 아래 HBR 창간호가 발행됐다. HBR은 올해 창간 100주년을 기념해 최고의 글로벌 기업 전·현직 CEO 8명에게 개인적 커리어와 회사의 성공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아이디어가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 결과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었다. 하나는 갈수록 역동적으로 변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하고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모든 이해관계자를 아우르는 목표와 비전의 중요성이었다. 앞으로도 수십 년 동안 비즈니스 리더가 고객과 직원, 파트너, 지역사회를 위한 더 나은 미래를 가꾸는 데 HBR이 일조하기를 기대한다.
스테판 방셀Stéphane Bancel 모더나 / CEO
미래에서 현재로 역행하며 비전 세우기 회사의 미래를 생각할 때 대부분은 현재를 시작점으로 잡는다. 인간은 선천적으로 선형적 사고를 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순행적 사고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뻔한 생각만 하게 한다.
여기 더 좋은 방법이 있다. 앞으로 5년에서 10년 뒤 미래를 생각한 다음 ‘이 영화를 거꾸로’ 감아보면 현재의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다. 10년 뒤를 상상하고 이 비전이 현실이 되려면 9년차, 8년차에는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짚어나가는 식이다.
2011년 모더나 창업자 겸 CEO로 활동하던 때 이 방법을 차용했다. 모더나는 스타트업이었기 때문에 기댈 만한 성과나 실적이 없었고, 그래서 자연스레 앞으로 10년 뒤 회사가 어디쯤 있었으면 하는지 야심만만한 비전을 떠올리고 거기서부터 거꾸로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우리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이런 비전에 맞춰져 있는지 확인하고 모더나의 목표로 향하는 길에 머리와 가슴 모두 동조할 수 있게 시간을 충분히 줬다.
설립 초기 몇 년을 보면 이처럼 시간을 역행하는 사고 덕분에 전임상연구용 로보틱스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당시 우리는 인간 세포에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단백질을 어떻게 생성할 수 있는지 가르쳐주는 메신저RNAmRNA 생산 기술을 갖추고 있었고 이것의 상용화를 목표로 삼았다. 먼저 mRNA를 몇 개 생산해야 할지(수천 개), 검사소요시간을 얼마나 줘야(3년) 과학자들이 신속하게 실험하고 학습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 다음 과거 모델이나 가정에 의존하지 않고 이 목표들을 실현하려면 언제, 어떤 일을 해내야 하는지 역순으로 파악했고, 각 단계 목표 달성에 필요한 로보틱스 플랫폼을 디자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