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좋아하는 스타트렉 스토리라인은 스타플릿 생도들의 고바야시 마루 시뮬레이션 테스트에 대한 내용이다. 1982년 두 번째 스타트렉 영화에 처음 등장했고 2009년 시리즈 리부트에도 나왔다.
고바야시 마루 시뮬레이션 테스트는 스타플릿 생도들에게 고통스러운 딜레마를 제시한다. 적의 영토 깊숙한 곳에서 민간우주선을 구출하느라 크루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지, 아니면 고장 난 우주선에 탑승한 381명의 승객과 승무원을 죽게 내버려 둘지 결정해야 한다. 이런 선택에 놓였을 때 스타트렉의 주인공이자 당시 생도였던 성미 급한 캡틴 제임스 T. 커크는 성공할 수 없는 시나리오를 받아들이기 거부한다. 그 대신 자기 우주선을 잃지 않고 민간우주선도 구할 수 있도록 시뮬레이션을 해킹해 다시 프로그래밍한다. 이런 꼼수가 스타플릿에 발각되면서 커크는 엄중한 처벌을 받지만 불가능한 일에 직면했을 때 규칙을 바꿔버린 커크의 결단력은 스타트렉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고 영웅적 커리어는 기존 규칙을 넘어선다는 점을 보여줬다. 나아가 인간 행동에 대한 근본적 진실도 보여줬다. 사람들이 할 수 없거나 하고 싶지 않은 임무를 받으면 다른 일로 바꿔서 대신 그 일을 한다는 점이다. 커크의 경우처럼 이런 전략은 때로는 효과적이다. 하지만 적어도 고용주의 관점에서는 그렇지 않다.
나는 40년 이상 컨설턴트, 연구원, 교육자로 모든 조직에서 리더 및 관리자들과 긴밀히 협력해왔고 이런 현상이 거의 늘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광경을 여러 번 목격했다. 관리자와 직원들이 시간을 내 함께 업무와 목표를 논의해서 이런 파국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도 배웠다. 우선 문제의 원인부터 살펴보자.
사람들은 왜 자신의 업무를 재정의할까?
모든 사람이 성공하기를 바라지만 업무가 너무 쉬우면 성취감을 느끼지 못한다. 반대로 업무가 능력을 훨씬 넘어서면 아예 성공할 수가 없다. 할 수 있지만 도전적이지 않으면 도전적이 되도록 업무 범위를 재정의한다. 도전적이지만 할 수 없는 정도라면 할 수 있는 다른 업무로 바꾼다.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 입장에서 볼 때 둘 다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반응이다. 물론 단점은 업무가 바뀌면서 의도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고바야시 마루 테스트는 스타플릿 아카데미 생도들이 실패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 보기 위해 애초에 성공할 수 없도록 설계됐다. 커크의 작전은 놀라웠지만 테스트가 원래 의도했던 평가는 하지 못했다.
어떻게 보면 직원들이 업무를 바꾸지 않게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업무를 실행 가능하면서 도전적이게 만들면 된다. 하지만 실행 가능성과 지적 자극이 부족한 문제는 보통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으며 업무가 변경되는 방식도 대부분 그렇다. 게다가 생산성은 단순히 업무에 대한 정의와 업무를 수행하는 개인의 능력으로만 가늠되지 않는다. 업무를 감독하는 사람도 중요하며 감독자의 접근법은 업무 수행자가 성공할 수 있도록 사람에 따라 신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