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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 전략

연기금 혁명에 관한 고찰

매거진
2023. 1-2월호
189

피터 드러커와 HBR - 9


연기금 혁명에 관한 고찰


[편집자주] HBR 1991년 3-4월호에 실린 이 글은 드러커가 쓴 28번째 HBR 기사다.


미국 내 기업 소유권을 크게 바꿔 놓은 ‘보이지 않는 혁명’을 연대순으로 처음 기록한 지 15년이 지난 지금, 이제 그 변화를 모두가 확인할 수 있게 됐다.

20대 연기금(이 중 13개는 주정부, 지방정부, 비영리단체 직원들과 관련된 기금)은 미국 공기업의 자기자본 중 약 10분의 1을 보유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기관투자가들(주로 연기금)이 미국 대기업과 많은 중견기업의 보통주 중 40% 가까이를 장악하고 있다. 가장 큰 규모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공무원 기금은 소극적인 투자를 하는 데 더 이상 만족하지 않는다. 공무원 기금은 투자하는 기업의 이사회 임명에 대한 거부권, 경영자 보상, 기업의 중요한 헌장 조항 등과 관련해 점점 더 많은 발언권을 요구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중요하지만 여전히 크게 간과되고 있는 점은 연기금이 미국 대기업의 중장기 부채 중 40% 정도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연기금 기관은 미국 기업의 가장 큰 소유주이자 대출기관이 됐다. 여러 해 동안 금융관련 기사에서 강조해 온 바와 같이 대출기관의 힘은 소유주가 지닌 힘만큼이나 크다. 가끔 대출기관이 소유주보다 더 큰 힘을 행사하기도 한다.

연기금이 주도적인 소유주이자 대출기관으로 부상한 것은 경제사에서 가장 놀라운 권력 변화 중 하나다. 최초의 현대식 연기금은 1950년 제너럴모터스에 의해 설립됐다. 40년 후 연기금은 보통주와 고정수익증권으로 거의 균등하게 분할된 총자산 2조5000억 달러를 관리하고 있다. 인구통계는 연기금의 총자산이 적어도 앞으로 10년간 공격적으로 성장할 것임을 확실하게 보여 준다. 지속되는 경기 불황이 없는 한 연기금은 1990년대 내내 매년 1000억 달러에서 2000억 달러 상당을 새로운 자산에 투자해야 할 것이다.

아주 최근까지도 미국이 이런 권력 이동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은 1980년대의 적대적 인수합병, 차입 매수, 전면적인 구조조정 열풍이라는 금융 대란의 많은 부분을 설명해 준다. 특히 주목해야 할 2가지 문제가 있다. 연기금은 기업 경영에 어떤 책임을 물어야 하는가? 또 책임을 다하기 위한 제도적 구조는 무엇인가?

사실 미국은 선진국 중에서도 대기업 소유권을 일부 기관에 집중시키는 데 상당히 늦은 편에 속한다.

독일에서는 독일의 3대 은행이 일부는 주식을 직접 보유하고 일부는 독일법에 따라 은행이 관리하고 의결해 결정한 고객의 주식을 보유해 대기업 주식자본 중 60% 정도를 오랫동안 지배해 왔다. 일본에서는 대기업 중 대다수가 이제는 친숙한 계열keiretsu 체제, 즉 소수의 기업(많아 봐야 10개 기업)이 결합한 형태인 산업집단에 속해 있다. 한 계열그룹에 속한 각 계열사의 주식자본 중 20~30%는 다른 계열사와 그룹의 은행이나 무역회사가 보유하고 있으며 계열사에 대한 모든 신용거래는 사실상 그 그룹의 은행이 제공한다. 이탈리아에서는 1930년대 이후 대기업 중 절반을 국가가 소유하거나 관리하고 있다.(이탈리아에서 가장 큰 국영 지주회사인 이리IRI는 유럽 전체에서 두 번째로 큰 회사다.) 이탈리아의 나머지 대기업들은 피아트 그룹Fiat Group과 같은 거대한 복합기업 대여섯 개의 지배하에 있다.

미국에서의 소유권은 완전히 다르다. 정말 독특하다. 유럽과 일본에서 주식 소유는 비재무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다. 독일의 은행이 하우스방크hausbank라 불리는 주거래 은행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은 소유 지분보다는 상업적 관계를 통해 창출된다. 독일 최대 금융기관인 도이치은행은 신용장과 같은 고객 기업들에 제공하는 일반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로 그들에게 받는 주식 배당금보다 몇 배나 더 큰 금액을 벌어들인다. 도이치은행의 가장 큰 관심사는 시장에서의 권위, 협력업체와 하청업체에 가하는 권력, 정부 부처와 공무원들에게 행사하는 권력과 영향력이다. 유형적인 이익에 관해 말하자면 계열 기업은 배당금보다 다른 계열사들의 사업을 통해 훨씬 더 많은 이익을 얻는다. 이탈리아에서는 정부 보유 주식이 시장 경제에서 가장 큰 경제력 집중을 만들어 내고 있다. 정부 보유 주식은 주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 데 쓰인다. 해당 기업들은 정치적으로 중요한 지역에 일자리를 제공하고, 충실한 당 지지자들을 위한 수익성 좋은 간부직을 창출하고, 권력을 가진 정당을 위한 선거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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