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 2023년 1-2월호에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원격근무 체제의 변화를 고민하는 에너지 회사의 케이스스터디 아티클이 실렸습니다. HBR 뉴스레터를 통해 HBR KOREA 독자분들의 의견을 직접 들어봤는데요, 설문조사 결과, ‘바꿔야 한다’가 56%, ‘유지해야 한다’가 44%로 본사 직원의 원격근무 체제를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조금 더 많았습니다. 독자 여러분이 보내주신 의견 중 일부 내용을 공유합니다. 소중한 의견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HBR 케이스스터디 요약 소개
석유 및 가스 기업인 밸리아 에너지의 CEO 숀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3년째 원격근무 중인 본사 직원 3200명을 사무실로 복귀시킬지 말지 고민이다. 경쟁 기업들은 슬슬 직원들을 사무실로 복귀시키기 시작했지만 숀은 아직 전원 복귀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 복귀 지시를 내리려고 하다가 다시 중단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숀은 당초 전 직원이 1주일에 2일 혹은 3일만 의무적으로 사무실에 출근하게 하는 방안을 구상했다. 회사는 팬데믹 초기에 본사 건물의 한 개 동을 스타트업에 임대하면서 사무실 공간을 축소한 상태였다. 좁아진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직원들이 필요할 때마다 자리를 예약할 수 있는 ‘핫 데스크’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 방안은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많은 직원이 영구적인 업무 공간을 원했다. 할 수 없이 숀은 스타트업과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고, 전 직원을 주당 4일씩 다시 사무실로 불러들이기로 했다.
그런데 사내 익명 게시판에 ‘사내근무 복귀 지시가 내려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설문조사 링크가 올라왔다. 세 가지 답변 항목 (1)이력서를 새로 쓰는 중이라 설문에 답할 시간이 없음 (2)상여금만 받고 나면 옮길 새 직장을 이미 결정해 둠 (3)하와이로 이사 가서 서핑이나 즐기겠음 중에서 (3)번이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
이 게시물을 본 숀은 섣불리 복귀를 지시했다가 유능한 인재를 잃을까 걱정이 커졌다. 특히 젊은 직원들, 그중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IT인력을 놓치지 않으려면 원격근무 체제를 유지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밸리아의 석유채굴 노동자, 즉 시추선과 유전에서 땀 흘려 일하며 현장을 지켜온 이들의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자신들은 한번 나가면 몇 주 동안 바다 위나 유전에서 작업을 하는데, 사무직들은 가족과 함께 집에 머무는 호사를 누린다고 불만이었다. 회사가 위치한 지역의 상공회의소 의장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직원들이 복귀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사옥 건축의 대출 상환과 유지보수 비용이 계속 나가는 가운데, 사옥을 마냥 비워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