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리포터로 활동하던 시절, 론 디빅Ron Dyvig이라는 이름의 아마추어 천문학자가 지은 사우스다코타 주 배드랜즈 천문대를 방문한 적이 있다. 이곳은 미항공우주국(NASA)을 도와 공룡 멸종의 원인이 되기도 했던 킬러 소행성을 추적할 목적으로 만든 시설이다. 디빅이 천문대에서 나를 안내했고 크랭크를 돌려 돔형 천장을 열었다. 차가운 밤하늘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망원경의 온도를 내렸다. 장비가 따뜻하면 공기에 열적 교란이 생겨 시야가 흐려진다는 설명이었다. “밤에 별이 반짝이는 이유도 비슷하죠. 낭만적이지만 천문학에는 방해가 돼요.” 디빅이 말했다.
천장을 열면서 디빅은 하늘을 맑은 눈으로 관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신간이 보여주듯 우주 탐사에 매혹된 이들에게도, 이를 둘러싸고 형성된 경제에서도 반짝이는 낭만을 없애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저널리스트이자 일론 머스크 전기를 쓴 저자인 애슐리 밴스는 에서 급속히 성장하는 우주 산업을 ‘공유된 환각’이란 단어로 묘사한다. 또 다른 소행성, 핵전쟁, 건강이나 환경과 관련된 재앙으로 지구에서 또 한 차례 멸종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두려워하는 억만장자들이 우주 산업에 빠져 있다. 결국은 다른 행성에서 살기를 꿈꾸는 이들이 우주관광 사업을 시작했다.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Blue Origin은 고객을 태워 100㎞ 상공으로 올려보낸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SpaceX는 달에 다녀오는 우주여행 상품을 팔고 있다. 혁신적으로 발달한 비행체 발사 시스템이 지구 중력을 이겨내는 비용을 파격적으로 낮추면서 이런 상업적 모험이 가능해졌다. 밴스는 위성의 중력 도움을 받는 로켓을 만들면서 상업적 우주여행의 추진력이 된 벤처 스타트업에 주목한다.
이 책은 자부심과 이상주의, 규제를 피해가는 욕망이 숨쉬는 매력적인 개척의 역사를 다룬다. 날아오르던 꿈이 경제와 물리 법칙으로 인해 한순간에 곤두박질 치기도 했다. CEO, 투자자, 엔지니어까지도 타격을 입었지만 이들의 노력은 화물선의 항로를 정하고 곡물 성장을 측정하고 전화를 거는 일상의 도구로 스며들었다. 우주 프로젝트는 여전히 성장 중이다. 밴스는 이렇게 쓰고 있다. “우주에는 인간이 자신을 영원한 이야기의 일부로 인식하고 무한과 운명을 같이한다고 느끼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벤처캐피털리스트 채드 앤더슨은 에서 투자자, 기업가 그리고 우주에 손을 뻗길 꿈꾸는 전문가들을 위한 실용 가이드를 제공한다. 커리어를 위해 ‘하늘을 보라’며 700개 기업의 3만 개 일자리를 언급한다. “우주 경제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