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5억 명이 넘는 사람이 췌장에서 인슐린이 거의 또는 전혀 생산되지 않아 신체와 혈류의 포도당을 조절하지 못하는 자가면역질환인 당뇨병을 앓고 있다. 당뇨병은 전 세계에서 가장 흔하고 빠르게 증가하는 만성질환 중 하나로, 2045년에는 약 7억4000만 명 이상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당뇨병을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치료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2008년 애보트Abbott는 당뇨병 환자의 삶을 개선할 수 있도록 혁신적으로 설계된 새로운 기기, 프리스타일 내비게이터FreeStyle Navigator를 출시했다. 이 기기가 출시되기 전까지 환자들은 하루 최대 10번까지 손가락을 찔러가며 포도당 수치를 확인해야 했다. 그 대신 내비게이터는 팔에 부착할 수 있다. 별도의 수신기에 연결된 센서로 신체의 전기화학 신호를 정확한 실시간 포도당 데이터로 변환하는 유선 효소 기술을 사용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가능하도록 했다.
의사와 환자들은 내비게이터를 높이 평가했다. 1형 당뇨병을 앓는 한 아이의 어머니는 문제가 발생하면 알람을 울리는 내비게이터 덕분에 진단 이후 처음으로 안심하고 밤새 잠을 잘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비게이터는 부피가 크고 제조하기 어려웠으며 값이 비쌌다. 시장에서 널리 채택되지 않고는 기대만큼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려웠다. 우리는 1년 만에 원점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수년에 걸쳐 개발하고 많은 고객이 신뢰하게 된 제품을 폐기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우리는 그렇게 했다. 핵심 효소 기술은 유지하면서도 더 간단하고 사용자 친화적이면서 가격이 합리적인 정보 전달 기기를 설계해야 했다.
그렇게 2014년 프리스타일 리브레FreeStyle Libre가 출시됐다. 리브레는 팔 뒤쪽에 부착하는 훨씬 작은 센서를 사용한다. 데이터를 휴대용 리더기(지금은 스마트폰 앱)로 전송하는 새로운 개념의 지속 혈당 모니터링continuous glucose monitoring, CGM 시스템을 갖췄다. 현재 월 약 140달러에 판매되고 있으며(다양한 비용 환급 덕분에 대부분의 사람이 무료 또는 소액의 본인 부담금만 지불하면 된다) 전 세계 수백만 명이 사용 중이다. 지난해 50억 달러가 넘는 매출을 기록하면서 사용량 및 매출 기준 가장 성공적인 의료기기로 자리잡았다.
내비게이터에서 리브레로의 전환은 근래 애보트 역사상 가장 중요한 결정 중 하나였고, 우리가 그런 선택을 내리고 실행한 원칙에서 다른 이들도 배울 점이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솔직하고 협력적인 토론을 통해 합의에 도달했다. 우리가 만든 CGM 시장의 혼란을 예상하고 경쟁자보다 먼저 자발적으로 시장을 혁신하기로 결정했다. 고객에게 초점을 맞추고 고객의 피드백과 우려를 경청했다. 기술적 우수성을 유지하면서도 복잡도를 낮추는 방법을 찾았다. 가장 중요하게는 수익뿐만 아니라 가능한 한 많은 당뇨병 환자에게 광범위하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목표에서 타협하지 않았다.
혁신에 대한 헌신
애보트 창업자도 무엇보다 사람들을 돕고 싶어 했다. 1888년 시카고의 의사이자 피플 드럭 스토어[1]의 소유주였던 월리스 애보트Wallace Abbott는 식물과 허브를 활용해 기존 치료법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의약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고객들은 이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6년 후 회사 이름을 애보트 알칼로이드 컴퍼니Abbott Alkaloidal Company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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