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 아이콘들은 기술을 원활히 운용하는 데 유용하게 쓰인다. 어떤 아이콘들은 한눈에 기능을 알아볼 수 있게 생겼고 어떤 아이콘들은 종잡을 수 없는 모양새를 지녔지만 말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기호들 중에는 거의 사장될 뻔 하다가 살아남은 아이콘도 있고 알고 보면 덴마크 왕과 관련돼 있는 아이콘도 있다. 또 모티프로 삼은 사물이 과거의 유물이 돼가면서 이제는 그 의미를 짐작하기 어려워진 아이콘들도 있다. 이 글에서는 컴퓨터, 휴대폰, 소프트웨어에서 볼 수 있는 각종 기호들의 역사를 간략히 소개한다.
불멸의 @
1500년이 넘도록 명맥을 유지하는 장수 기호@
키보드의 @키를 하루에 몇 번이나 누르는지 한번 생각해보라. 아마도 e메일과 트위터 덕분에 사용 빈도가 매우 높은 기호에 속할 것이다. 하지만 이탈리아에서는 ‘달팽이’, 네덜란드에서는 ‘원숭이 꼬리’라 불리는 ‘앳 키(‘at’ swirl)’는 한때 수동 타자기와 함께 영영 잊혀질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그 이야기를 자세히 다루기에 앞서 @의 역사를 간략히 알아보자. <스미소니언 잡지(Smithsonian Magazine)>, 뉴욕현대미술관(New York’s Museum of Modern Art)이 소장한 ‘역사 속의 @’ 컬렉션에서 관련 자료를 제공받았다.
6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은 라틴어 전치사인 ad(현대 영어의 ‘at’ 또는 ‘to’에 해당하는 장소의 전치사)를 한 획에 쓰기 위한 합자(둘 이상의 글자를 한 글자로 만드는 것)였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은 베니스와 스페인의 상인들이 각각 측정 단위로 사용한 암포라(amphora, 항아리를 뜻함)와 아로바(arroba)를 나타내는 기호로 쓰이게 됐다. 나중에는 ‘비율(개당 가격)’을 뜻하는 기호로 진화해 ‘복숭아 12개@1.5달러 - 총액 18달러’식으로 사용됐다.
@키는 1885년께 미국 언더우드 타자기(Underwood typewriter)에 등장했고 20세기에도 자판에서 자리를 지켰지만 사용 빈도는 점차 줄어들었다. 그리고 1971년, 미국의 프로그래머 레이 톰린슨(Ray Tomlinson)은 잊혀지다시피 했던 @키를 살려낸다. R&D 업체인 BBN 테크놀로지(Bolt, Beranek and Newman)에서 아르파넷(ARPAnet)1] 상의 컴퓨터 간 메시지 송신 기술 개발을 담당했던 그는 @키를 초기의 e메일에 활용하기로 했다. 그 무렵 아무도 사용하지 않던 @키는 원래 장소를 의미하는 기호였으므로 이 새로운 쓰임새에 적격이었던 것이다.
위: 1536년, 이탈리아 상인이 @을 사용한 예. 아래: 1400년대, 스페인 카스티야 지역에서 밀의
운송과 관련해 @을 사용한 예.
[1]미 국방부가 개발한 인터넷의 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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