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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관리 & 혁신

변화 관리, 한 번에 하루씩

매거진
2014. 7-8월

 

기업 문화를 변혁하고자 하는 리더들은 중독 치료 프로그램이라는 뜻밖의 소스에서 교훈을 얻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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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ration: Eiko Ojala

 

몇 년 전 한 고객사와의 사외 미팅에서 나는 어떻게 하면 기업 문화를 변혁할 수 있는가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 분야는 내 회사에서 다루는 컨설팅 업무의 핵심이다. 강연이 끝났을 때 한 남자가 조용히 다가오더니혹시 빌의 친구세요?” 하고 물었다. 어리둥절한 내 표정을 보고 그는 질문을 고쳐 다시 물었다. “ W.의 친구입니까?” “ W.가 누구죠?” 하고 나는 말했다. 그 남자의 설명에 따르면 빌 윌슨(Bill Wilson)익명의 알코올 중독자들 모임(Alcoholics Anonymous•AA)의 설립자인데 이 모임의 회원들은 지인에게 AA 소속 여부를 조심스럽게 물어볼 때빌의 친구입니까?”라는 질문을 사용한다고 했다. “아닌데요, 그런데 그걸 왜 물어보시는 거죠?” 하고 묻자 그는 변화 주도 방법에 대한 내 설명을 듣다 보니 AA가 사람들의 금주를 돕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그 기억이 하도 강렬하게 되살아나길래 혹시 내가 AA 12단계 금주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이 아닌지 궁금해졌다는 것이다. 나는 이때 나눈 얘기가 흥미로웠지만 당시에는 더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

 

얼마 뒤 다른 고객사의 한 고위 간부는 우리가 자기 팀을 코치하는 데 사용한 방법에 고무된 나머지 자신의 알코올 남용 문제에 스스로 맞서게 됐다고 나에게 말했다. 코칭을 하던 도중에 중독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없는데도 말이다. 이 일을 계기로 나는 호기심이 생겼다. 그래서 지난 몇 년간 우리 팀은 다양한 중독 치료 프로그램을 연구했다. 우리는 전통적인 12단계 프로그램의 방법과 성공률은 물론이고 그보다 덜 전통적인 방법, 이를테면 TV 프로그램도전! FAT 제로(The Biggest Loser)’의 식이요법, 문제아 심리 요법, 범고래 훈련 규정 등도 검토했다. 우리는 회의적인 태도로 이 연구에 착수했다. 얼핏 보기에 변화 관리와 중독 치료는 전혀 다른 일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는 두 부류의 일에서 인간 본성을 이용해 행동 양식을 바꾸는 방식상의 여러 가지 유사점을 찾아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변화 관리자가 자기 임무와 경영방식을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흥미로운 관점과 의사소통 방식을 발견했다.

 

AA 치료 프로그램과 기업문화 변혁을 잇는 가장 단순한 수준의 비교(comparison)를 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조직체가 조직 문화를 바꾸려면 반드시 직원 개개인이 각자의 행동 방식을 바꿔야 하는데 행동 방식을 바꾸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변화 관리 프로그램 가운데 상당수는 전략, 기술, 훈련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둔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몸에 깊이 밴 행동 방식을 바꾸는 일에 관해서라면 12단계 프로그램이 우수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에서는 인센티브, 축하, 동료 압력, 새로운 습관 권장, 부정적 강화, 롤모델을 이용하는데 이 방법들은 조직체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비유(analogies)란 결코 완벽하지 않다. 그런 식의 비교가 유효하지 않은 지점들이 어디엔가 분명히 있다. 예컨대 AA는 영성에 많이 의존하는 단체로 참가자들에게 신을 믿고 자신의 무력함을 인정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런 감정적인 접근방식은 일반적으로 기업의 변화를 유도하는 일에는 부적절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베이, 다우케미컬, 액센츄어, AOL, 링컨파이낸셜 같은 고객사들과 일하면서 우리는 AA-기업문화 변혁 방식의 비교가 유용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12단계 프로그램에 참여해본 적이 전혀 없는 사람들도 이미 대중문화에서 자주 다뤄진 이 프로그램의 기본 원리는 어느 정도 알고 있다. 따라서 아래에 소개된 통찰에서 나타나 있듯이 AA프로그램의 유사점을 명백하게 밝히면 기업 문화 변혁의 난제와 해결 방안을 이해하는 데 보탬이 될 것이다.

 

변화하려는 자발적 채비를 갖추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탁월한 변화 관리 전문가 존 코터(John Kotter)는 이렇게 쓴 바 있다. “사람들은 각오가 서기 1분 전까지도 변화하지 않는다.” AA 규준에서는바닥 치기가 변화의 기폭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지만 기업의 변화 의지를 불러일으키는 데 반드시 실패가 필요하지는 않다. 때로는 리더가 자신의 취약점을 인정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이 각자의 결점을 인정하고 고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AA 모임에서 이뤄지는 경험의 공유에 대해 생각해보라.) 사람들을 억지로 변화시킬 수는 없다. 스스로 변화하고 싶어지도록 그들을 도와줄 수 있을 뿐이다. AA 프로그램에서는 그런 진실을 인식하고 있지만 변화 관리자들 중에는 그것을 인식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오래된 습관을 새로운 습관으로 바꿔야 한다. 담배를 끊은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는 껌이나 이쑤시개를 씹는다. AA는 참석자들에게 그들이 끊은 술 대신 마실 거리를 주기 위해 커피를 제공한다. 변화 관리의 목표는 부정적인 습관을 긍정적인 습관으로 바꾸는 데 있다. 한 레스토랑 체인의 경우 점장들이 전날 영업과 관련된 숫자들을 훑어보는 일로 하루를 시작하곤 했다. 숫자 분석은 본질적으로 잘못된 일이 아니지만 보통 사무실에서 문을 닫고 하는 고립적인 행동이다. 그리고 데이터만으로는 매출이 늘거나 줄어든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는 점장들이 하루를 다른 일과로 시작하도록 도왔다.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전날 특이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는지 알아본 다음에야 숫자들을 검토하도록 것이다. 그 결과, 점장들이 영업 실태를 더 잘 파악하게 되고 직원 참여도가 높아지면서 매출이 올랐다.

 

동료에 대한 지원과 압력은 변화를 유도한다.인간의 행동 방식을 바꾸는 최상의 방법 한 가지는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들을 한데 모으는 것이다. 1905년 조지프 프랫(Joseph Pratt)이라는 보스턴의 의사가 이 점을 가장 먼저 인식했다. 그는 휴식, 맑은 공기, 적절한 영양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결핵 환자 모임을 만들었다. 지난 세기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원 집단은 다양한 육체적정신적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 유익하다. 우리가 컨설팅 일을 하면서 알아낸 바로는 직원들을 모아 동료 집단을 이루고 기업 문화 변혁 운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하면 책임감, 상호 관용, 무비판적 태도를 고양하고, 변화를 꺼리는 직원에게 좀 더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스폰서십은 몰입도를 높이고 성과 산출을 촉진한다. AA는 일대일 지원을 위해 경험 많은 회원, 즉 스폰서와 신입 회원을 짝지어주는데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런 롤모델 관계는 양쪽 모두의 금주 지속 능력을 높여준다. 이런 효과의 기업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동료 코칭(peer coaching) 혹은 멘토십은 그동안 널리 채택돼왔다. 예를 들면 <포천> 500대 기업 중 70%는 동료 코칭을 판매원들에게 적용하고 있다. 우리가 알아낸 바로는 기업이 권장하는 행동 방식을 빨리 받아들인 직원들을 찾아내 칭찬해주면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이런 롤모델들을 적응이 더딘 동료들과 함께 짝지어주는 것이 외부 전문가의 코칭보다 훨씬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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