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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 전략

기업과 소비자의 동상이몽

매거진
2014. 7-8월

 

 

연구 내용: 샌디에이고대의 제니퍼 뮬러(Jennifer Mueller), 일리노이대 어버너 섐페인 캠퍼스의 제프 로웬스타인(Jeff Loewenstein), 창조리더십센터(Center for Creative Leadership)의 제니퍼 딜(Jennifer Deal)은 수십 가지의 신제품 아이디어를 놓고 고민하는 기업에 대해 연구했다. 이들은 그 기업의 중간관리자, 최고경영진, 아이디어 제안자 및 기타 이해 관계자들에게 창의성, 실현 가능성, 수익성에 따라 각 아이디어에 대해 점수를 매기도록 했다. 이어 각 아이디어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견도 수집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가장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선호했지만 이는 기업 내부 사람들이 보기에 수익성이나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아이디어는 아니었다.

 

논의점:기업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할 때 엉뚱한 제품 특성에 투자하고 있는가?

큰 성공을 거둘 기회를 놓치고 있는가? 뮬러 교수가 대답한다.

 

뮬러: 기업은 당연히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선호하지만 이는 소비자의 기호와 거리가 멀다는 확실한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소비자가 상품의 구매를 결정할 때 고려하는 가장 큰 요인은 상품의 창의성이었습니다. 또한 현실적인 상품에 대한 선호도는 비교적 낮았는데 그 이유는 창의성이 떨어지기 때문이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소비자에게 창의성은 케이크의 토핑이 아닙니다. 케이크 그 자체입니다.

 

HBR: 즉 기업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채택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단지 실현 가능성이 높은 아이디어를 채택한다는 이야기군요. 쉽게 고칠 수 있는 문제 아닙니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연구에 따르면 기업이 실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출수록 창의성 있는 아이디어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우리는 실험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가지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한 그룹에는 일을 하는 방식을 묘사하도록 해서방법지향적으로 사고하게 했고, 다른 그룹에는 일을 하는 원인을 묘사하도록 해원인지향적으로 사고하게 했습니다. 그 결과 원인 지향적인 사람들과 달리 방법 지향적인 사람들은 실현 가능성에 무게를 둬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창의성을 낮게 평가했습니다.

 

기업이 실현 가능성을 중요시한다면 소비자와의 괴리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습니까?

새로운 아이디어에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기 때문에 참신함과 실현 가능성은 충돌할 수밖에 없습니다. CEO는 아이디어의 실현 가능성을 판단할 때 ROI처럼 명확한 수치로 분석하려 합니다. 그러나 새로운 아이디어에는 이러한 수치를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결정권자가 원인 지향적으로 사고하거나 해결방안이 다양하다는 사실을 고려하며 불확실성을 수용한다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선택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질 것입니다.

 

아이디어의 실현 가능성은 크게 관계가 없다는 뜻입니까?

아닙니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견하기 어려워진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스티브 잡스는현실왜곡장(reality distortion field)’으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그가새로운 걸 만들어냅시다라고 하면 직원들은가능합니까?”라고 대답했죠. 그러면 잡스는그냥 하십시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실현 가능성은 중요하지 않다는 그의 자세가 애플의 창의성을 키웠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잠시만요, 사람들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실현 가능성이 작다고 생각합니까?

창의라는 단어의 뜻에서도 볼 수 있듯이 학자들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분명히 실현 가능하며 유용성도 높다고 주장하지만 우리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수만이 이에 동의했습니다. 그리고 소수만이 이 주장에 반대하며, 나머지는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기업의 결정권자는 이 주장을 받아들여 실현 가능성을 창의성의 한 신호로 보고 실현 가능성이 높은 아이디어를 선택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창의성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르다는 뜻이군요. 놀라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보다 더 심오합니다. 지금까지 창의성 이론에선 창의성에 대한 평가는 전문 지식에 기초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같은 전문지식을 갖춘 사람이라도 개인의 지향성(‘방법혹은원인’)에 따라, 혹은 불확실성에 대한 태도에 따라 창의성의 평가가 전혀 달라집니다. 이 변수는 기업에서 개인의 위치와도 연관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이론은 이를 반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 현재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다는 뜻입니까?

학계에서 통용되는 정의가 있습니다만 우리 연구에 따르면 일반인 사이에는 없습니다. 우리는 창의성을 평가할 때 개인이 고려하는 약 30개의 단서(cue)를 파악했습니다. 물론 이 단서를 얼마나 활용하는지는 사람마다 크게 다릅니다. 표본의 20%는 하나의 단서만으로 창의성을 평가했습니다. 이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데이터는 아직 부족하지만, 20%의 사람들은 유용하지만 참신하지 않은 아이디어도 충분히 창의적이라 평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창의성을 평가하는 단서는 무엇이 있습니까?

일곱 개는 참신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희귀성과 시장성도 있습니다. 실현 가능성도 하나의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만 지속적으로 나타나지는 않았습니다. 즉 편협한방법지향적인 사람들은 실현 가능성을 창의성의 신호로 봤지만 관대한원인지향적인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창의성을 평가할 때 서로 다른 단서를 사용하면 어떤 일이 벌어집니까?

CEO는 이렇게 외칩니다. “혁신해야 합니다!” 그래서 직원이 이렇게 답하죠. “좋습니다! 여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하지만 CEO와 아이디어 제안자가 생각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상이합니다. 또한 우리 연구에 따르면 경영진이나 연구원, 중간 간부 등 동일한 업무 집단에 속한 사람들은 창의성의 의미를 비슷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집단에 따라서는 달랐습니다. 이처럼 아이디어 제안자가 내는 아이디어와 결정권자가 승인하는 아이디어가 다르기 때문에 소비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상품이 만들어지고 매출도 오르지 않습니다.

 

CEO가 창의성의 정의를 내려주면 안 됩니까? “우리 회사에선 이것이 창의적인 아이디어입니다라고 하면서 말이죠.

그럴 수도 있습니다만 CEO는 단서의 경중을 결정해야 하므로 모든 단서를 세세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저 혁신, 참신성, 혹은 유용성이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단어들은 애매모호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창의성을 평가하는 단서들은 아직 전부 파악되지는 않았습니다. CEO는 환경에 따라 특정 단서가 두드러질 수 있다는 점도 이해해야 합니다.

 

창의성에 대해 정의를 내리려 한다는 건 마치 역사에 대해 정의하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케케묵은 주제로 들립니다. 마치 벽에 젤리를 못질하려는 시도처럼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목적도 없죠.

바로 그게 많은 기업이 느끼는 감정입니다. 창의성에 대한 연구는 이제 막 시작됐고, 모든 새로운 아이디어가 그렇듯 우리 연구도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어 그다지 흥미로워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 이론을 완전히 정립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꾸준히 나아가고 있습니다. 제대로 연구해야 하니까요.

 

왜 그렇습니까?

기업은 창의성을 발휘하라고, 변하지 않으면 도태된다고 끊임없이 말합니다. 하지만 창의적인 생각을 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금방 깨닫죠. 기업은 소비자가 원치 않는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깁니다. 결정권자는소비자들은 새로운 아이디어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스스로 말하며 불확실성을 피합니다. 사람들은 오랫동안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다양한 방법을 개발해냈지만 이제 또 다른 문제에 부딪쳤습니다. 바로우리가 선택한 아이디어는 가장 창의적인 아이디어이며 우리는 최선의 아이디어를 놓치고 있지 않다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지요.

 

제니퍼 뮬러(Jennifer Mueller)는 샌디에이고대(University of San Diego)의 부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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