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가격 정책이 자리 잡을 때까지 기다려야 할까?
HBR의 가상 케이스 스터디는 기업 리더들이 현장에서 경험할 가능성이 있는 문제 상황을 제시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는 코너입니다. 이 케이스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케이스 스터디 중 ‘J.C. 페니의 ‘공정 정찰제’ 전략(J.C. Penney’s ‘Fair and Square’ Strategy, 품번 514063-PDF-ENG)’에 기초해 작성했습니다. 원문은 hbr.org에서 볼 수 있습니다.
유럽의 유명 경영인으로 최근 유서 깊은 패션 유통기업 에밀리아 사장으로 부임한 어거스틴 레이는 SUV에 10대 청소년 여러 명을 태우고 스페인 북부 도시 레온Leon을 향해 가고 있다. 아이들에게 혁신 현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몇 시간 전까지 어거스틴은 친한 친구인 베이가 부부의 집에 있었다. 거기서 그는 들뜬 목소리로 자신의 상품 기획과 매장 리노베이션 계획을 말했다. 레온에 있는 매장도 한창 리노베이션 중이었다. 젊은이들이 음악 공연이나 영화를 볼 수 있도록 ‘실내 광장’을 설치했고, 거리 상점을 본떠 만든 ‘스트리트 마켓’에는 빛을 내는 복도 양옆으로 스페인 젊은 세대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실은 진열대와 카트를 배치할 계획이었다.
베이가 부부의 아들과 딸이 호기심을 보였다. “에밀리아라니, 그 낡은 쇼핑몰이 바뀐다고요?” 이 말을 들은 어거스틴은 베이가 남매와 이들의 친구 세 명을 데리고 공사 중인 매장을 깜짝 방문하기로 했다. 남매의 엄마이자 어거스틴의 친구인 마리아 베이가도 따라나섰다.
일행은 오전 중에 매장에 도착했다. 어거스틴이 들어서자 막바지 리노베이션 작업이 한창이던 매장이 술렁거렸다. 사장의 등장에 놀란 직원들이 어거스틴과 악수를 하기 위해 줄을 길게 서는 동안 아이들은 박스와 상품 더미가 가득한 매장을 이곳저곳 돌아다녔다.
에밀리아는 이미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에 있는 매장 대부분을 새로 꾸몄다. 매장을 전면 수리한 곳은 레온에 있는 이 매장을 포함해 10% 정도였다. 대부분의 매장이 이미 공사를 끝내고 정상 영업 중이지만 어거스틴의 생각에 리노베이션은 아직 시작에 불과했다. 어거스틴은 앞으로 4년 안에 모든 매장을 완전히 바꿀 생각이었다.
마리아가 ‘스트리트 마켓’을 돌아다니며 스키니진과 베이비돌 드레스를 만져보는 아이들을 보면서 말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 같아. 원래 아주머니들이나 가는 데라면서 안 좋아했거든.”
어거스틴이 답했다. “물론이지. 매장도 멋지고 옷도 예쁘잖아. 하지만 젊은 고객층을 유인하기 위한 전략은 따로 있어.” 어거스틴이 검은색 가격표를 들어 보였다. ‘21유로’라고 커다랗게 쓰인 가격 아래 스페인어로 ‘매일, 언제나’라는 뜻의 디아리오diario라는 단어가 쓰여 있었다. “진짜 혁신은 정직한 가격이야.” 어거스틴이 힘주어 말했다. “저 아이들이야말로 유통이 정직한 산업으로 거듭날 기회야. 어리고 이상적이지. 터무니없는 가격을 붙인 다음 세일하고, 두 개 사면 한 개 더 주는 특별 행사를 하는 유통업계의 가격 놀음에 익숙하지도 않고 말이야. 나이가 많든 적든 고객은 진짜 가격을 원해. 아블라 클라로hablar claro 하라 이거지. 그래서 우린 그렇게 할 계획이야.”
스페인어로 ‘솔직히 말하라’는 뜻인 ‘아블라 클라로’는 어거스틴이 에밀리아를 스페인 유통업계의 새로운 신화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세운 전략의 이름이었다. 처음에 투자자들은 이 전략에 열광했다. 전략이 도입된 첫 분기에 실적은 눈에 띄게 올랐다. 하지만 두 번째 분기 실적은 실망스러웠다. 마리아에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상황은 계속 나빠지고 있었다. 매장 방문 고객 수와 매장별 매출액이 이전보다 줄어들었다. 며칠 후 실적 발표일이 되면 지난 몇 달 동안 잠잠했던 비판 여론이 거세져 전략을 수정하라는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높았다.
이미 시작한 이상 비겁하게 내뺄 순 없다고 어거스틴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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