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
서비스 개혁
기업이 주도했다?
포틀랜드 지역의 보건의료 성과는
급격히 개선되고 있다.
이 개혁의 선두에 인텔이 있다.
Idea in Brief
문제점 2009년 미국 내 대부분의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인텔은 치솟는 보건의료 비용 문제에 직면했다. 이 비용은 2012년 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인텔은 이를 억제하기 위해 잘 알려진 방법들, 즉 공제액이 높은 대신 보험료가 낮은 의료보험, 직장 내 진료 클리닉, 직원 건강관리 프로그램 등을 시도했으나 어떤 방법도 의료서비스 비용의 지속적인 상승이라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못했다.
해결 방안 인텔은 생산 부문의 과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다루기로 결정했다. 린 개선방식을 사용해 의료서비스 공급자의 품질과 가격을 엄격하게 관리하기로 했다.
인텔은 의료서비스 협력기구 구성을 주도했고 이 기구는 당뇨와 하부요통 등의 질병을 치료하는 6개의 임상 진료과정에 집중했다.
결과 결과는 놀라웠다. 특정 질병들의 치료비용이 24%에서 49%까지 줄었고 환자들은 진료를 더 빨리 받을 수 있었으며 일상업무 복귀도 빨라졌다. 또한 환자의 만족도가 높아졌고 의료서비스 공급자의 업무처리 과정 중 1만 시간 이상의 불필요한 과정이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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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까지 인텔은 치솟는 보건의료 비용을 억제하기 위해 잘 알려진 몇몇 방식을 시도했다. 직원과 그 가족들이 더 주도적으로 자신들의 의료서비스를 선택하고 실제 의료비용을 정확히 알 수 있도록 ‘소비자가 주도하는 보건의료’ 방식을 실행했다. 이 방식에는 다양한 옵션이 존재했다. 보험료가 낮은 대신 공제액이 높은 보험과 세금우대 보험, 단계별로 진료제공자가 달라지는 옵션 등이 포함됐다. 또한 직원들의 시간을 절약하고 진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인텔의 근무지가 있는 오리건, 뉴멕시코, 애리조나 주에 1차 진료 클리닉을 개설했다. 이 클리닉 내에 보험료 혹은 공제액을 줄일 수 있는 연간 건강검진 선택제와 건강관리사, 클리닉 내 무료 피트니스 강좌 등을 포함한 건강과 체력관리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이 프로그램들 덕분에 직원들의 인식과 참여, 책임감이 향상되기는 했지만, 2009년도에 이르자 이들만으로는 인텔이 가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근본적인 원인, 즉 직원과 그 가족들이 부담하는 보건의료비의 지속적인 상승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텔은 4만 8000명의 미국 내 직원과 8만 명에 이르는 부양가족을 위한 의료비용 부담이 2012년 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2004년 대비 세 배 증가한 금액이다. 인텔 경영진은 고민에 빠졌다. 기업의 수익성을 해치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더 많은 비용을 직원들에게 부담시킬 수는 없었다. 뛰어난 인재들을 불러모으고 유지하는 게 어려워질 수 있다는 염려 때문이었다.
인텔은 품질과 가격을 감시하며 장비공급자들을 엄격하게 관리했다. 그러나 의료서비스 공급자들은 그렇게 관리하지 못했다.
필자들 중 한 명인 퍼트리샤 맥도널드Patricia McDonald는 다른 방안을 제시했다. 인텔이 사업을 하는 시장에서 그들의 구매력을 이용해 보건의료 관련자인 의료서비스 제공자와 의료보험 관리자 혹은 보험회사, 다른 기업들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이들이 자신의 이익만을 위한 경쟁에서 벗어나 힘을 합쳐 새로운 지역 보건의료 시스템을 구축하게 한다는 방안이었다. 특히 인텔은 자신이 보유한 공급망 관리 부문의 높은 전문성을 활용해 지역 보건의료 시스템의 품질을 개선함으로써 낭비를 없앨 수 있었다. 그렇게 하면 지역 보건의료 관련 기업들이 소비자, 즉 환자의 요구를 모든 일의 중심에 두면서도 진료와 행정 측면 모두에서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인텔은 자신들의 상황에 최적화된 최상의 모범 진료 프로세스를 도입해 보건의료 시스템을 표준화하라고 촉구했다. 이 경우, 최상의 진료과정 모범사례는 시애틀에 있는 버지니아 메이슨 메디컬 센터Virginia Mason Medical Center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센터는 유명한 도요타 생산방식TPS·Toyota Production System을 도입해 최적화된, 즉 가치 창출에 도움이 안 되는 절차와 환자 진료를 늦추거나 기다리게 만드는 과정을 모두 없앤 ‘린lean’ 방식[1]의 진료과정을 구축한 미국 내 몇몇 의료서비스 제공자 중 한 곳이었다. 인텔은 최적화된 진료과정과 이를 적용할 수 있는 버지니아 메이슨 센터의 전문적인 운영에 대해 돈을 들여 공부를 했다. 그리고 이러한 시스템들을 도입한 뒤, 지역 보건의료 시스템에 속한 사람들이 인텔 버전의 TPS를 활용해 적용하도록 교육시켰다. 마지막으로 인텔의 의료보험 관리회사인 시그나Cigna에 진료 우선순위와 진행과정을 추적하는 데 필요한 보험청구 내역을 제공하도록 요구했다.
인텔은 보건의료시장 협력기구HMC·Healthcare Marketplace Collaborative를 오리건 주의 대도시 포틀랜드에서 시범적으로 시작했다. 이 기구는 5년 동안 여섯 가지 질환을 치료하고 환자의 면역상태와 당뇨, 고혈압 같은 병을 진단하는 새로운 진료과정을 수립하는 데 성공했다. 비록 HMC의 모든 효과를 측정하기 어렵고, 몇몇 경우에는 실험이 설계된 방법을 감안할 때 불가능하기도 하지만, 측정 가능한 결과는 대단했다. HMC는 세 가지 질병의 치료비용을 각각 24%에서 49%까지 줄였다. 비용증가 속도를 늦추기만 해도 중요한 업적을 달성한 것으로 여기는 보건의료 업계에서는 엄청난 성과다.
HMC는 또 검증된 연구를 통해 치료 결정을 내리는 ‘근거 중심의 진료’를 강조했다. 불필요한 진료를 없앴고 환자들이 진료를 신속하게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업무에 더 빨리 복귀하게 했다. 환자경험을 향상시키고 업무처리 과정에서 낭비되는 시간을 1만 시간 이상 줄였다. (‘결과 측정’ 도표 참조.) 더욱이 HMC는 이 모든 성과를 오늘날 미국의 보건의료 시스템 개선에 주요한 걸림돌로 널리 알려진 행위별 수가제fee-for-service reimbursement[2]의 한계 안에서 이뤄냈다.
[1]일본의 도요타자동차가 창안한 생산방식으로 작업 공정 혁신을 통해 비용은 줄이고 생산성은 높이는 방식을 말한다. 숙련된 기술자들의 편성과 자동화 기계의 사용으로 적정량의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으로서 기존의 수공업적 생산방식에서 나타나는 원가상승 및 대량생산 문제의 대안이다 - 역주
[2]의료보험 보험급여 지불형태의 한 가지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전반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각각의 행위(처치, 약물, 재료, 입원일수 등등)에 따라 별도로 보험급여를 청구하고 지불하는 방법이다. 이와 반대의 의미인 포괄 수가제(diagnosis related group)는 특정 질환에 대해 처치 횟수 및 종류, 약물, 재료, 입원일수에 상관없이 일정한 금액만을 지급한다 - 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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