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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 운영관리

계획된 기회주의

매거진
2016. 5월호

 

미약한 신호를 활용해 혁신을 촉진하기

 

Idea in Brief

 

도전과제

미래는 비선형적 변화와 우연한 사건으로 결정된다. 당신의 조직을 어떻게 미래에 대비시킬 것인가?

 

출발점

기업은 업계에 닥칠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는 미미한 신호를 감지해야 하고 그런 변화가 선사할 기회도 포착해야 한다.

 

발전 방향

유망한 아이디어를 뽑아내고 키울 수 있는 실험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외 콜센터 사업이 한창 성황을 이루고 있던 2000년대 초, 인도의 매머드급 정보기술 서비스 기업 타타 컨설턴시 서비스TCS는 자사의 콜센터 운영 사업을 철수하겠다는, 언뜻 납득이 되지 않는 결정을 내렸다.

 

대체 왜 그런 결정을 내렸을까? 당시만 해도 외주 콜센터는 이 회사에서 가파른 성장가도를 타던 사업 영역이긴 했지만 TCS 경영진은 머지않아 이 사업이 골칫덩어리로 전락할 것이라고 믿게 됐기 때문이다. 콜센터의 직원 이탈이 유난히 심했던 탓에 HR 부서는 연간 50만 명에 이르는 신규 인력을 채용하고 교육하느라 밤낮없이 혹사당해야 했다. 이 때문에 회사의 재원이 엄청나게 낭비됐을 뿐만 아니라 수준 높은 역량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본연의 목표에도 차질이 생겼다.

 

이처럼 수요가 절정을 누리던 시기에 콜센터 사업을 과감히 퇴출한 덕에 TCS는 회사의 미래가 엉뚱한 사업에 발목 잡히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었다.

 

TCS의 행보는계획된 기회주의의 결과였다. 미래는 비선형적 변화와 우연한 사건에 의해 만들어지므로 예측하기 어렵다(‘기회주의’)는 인식이 이 개념의 출발점이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리더의 대응이 바로계획에 해당한다. 계획된 기회주의에는 미약한 신호를 예민하게 감지해 내는 능력이 요구된다. 미약한 신호란 인구통계, 기술, 소비자의 취향과 요구, 그리고 경제, 환경, 규제, 정치 세력에 걸쳐 나타날 중요한 변화를 가늠케 하는 트렌드들을 포착할 수 있는 초기 징후를 뜻한다. 미미한 신호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는 조직은 참신한 시각과 비선형적 사고를 길러 갖가지 가능한 미래를 상상하고 대비할 수 있다.

 

TCS 경영진은 몇 가지 희미한 신호를 예민하게 감지해 냈다. 우선 기술이 클라우드 환경으로 이전되는 경향을 보고는 향후 비즈니스 서비스가 전통적인 기업이 소유한 기술 인프라보다는 온라인상의 도구를 통해 제공될 것임을 예측했다. 그리하여 결국 글로벌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보다 높은 수준의 전략적인 외주 서비스가 요구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부가가치 서비스일수록 직원 1인당 매출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런 서비스에 주력하면 TCS는 적은 인력으로도 서비스 수준을 크게 높일 수 있을 터였다.) 또 이들은 TCS가 앞으로 더욱 우수한 인재들을 유치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HR 부서에서 채용에 더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한다고 봤다. 마침내 이들은 회사가 추구하는 미래로 나아가는 여정에서 콜센터가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계획된 기회주의는 앞으로 다가올 변화와 그 변화가 가져올 기회를 인식하는 한편 유망한 비선형적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선별하고 확대할 실험을 개발하는 체계적인 과정이다. 이는 세 가지 측면에서 기업에 큰 보탬이 된다. (1) 새로운 아이디어 발굴을 위한 순환 시스템을 마련한다. (2) 이런 아이디어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깊이 있게 연구하고, 실행할 역량을 개발한다. (3) 지속적인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적응적 문화[1]를 조성한다. 결국 수동적이라기보다 적극적으로 변화를 주도하는 조직을 만든다. 분명 계획된 기회주의는 시나리오 기법 같은 기존 도구들은 물론, 조직의 수평화와 자율권한을 보다 많이 지닌 인력 구성 등 문화적 목표에도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그저 하나의 이벤트나 활동, 도구가 아니다. 적응 유연성을 높이고 성장을 유도할 다양한 프로세스와 행동을 아우르는 하나의 훈련이라고 봐야 한다.

 

미약한 신호를 감지하고 포착하라

 

조직의 적응 유연성은 비즈니스에 우호적이거나 위협적인 상황을 확실히 이해하는 데서 비롯된다. 장난감과 게임을 만드는 기업 하스브로를 예로 들어보자. 1990년대 중반 무렵에는 기술이 기존 게임 공간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뚜렷한 신호가 나타났다. PC의 부상과 아타리 비디오 게임 시스템의 등장 등이 여기에 해당됐다. 그러나 하스브로는 미국의 출생률이 떨어지고 인종 구성이 다양해지면서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는 등의 미미한 신호들도 주목했다. 더구나 세계화가 가속화하면서 전세계에 걸쳐 있는 미개척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하스브로의 야망도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하스브로는 향후 20년간 회사에 영향을 끼치게 될 변화의 흐름들을 전부 다 예측할 수는 없었지만(‘비선형적 변화에 대처하는 하스브로의 자세참고) 회사에 발전적인 방향을 제시할 미미한 신호는 충분히 감지했다.

 

미약한 신호를 포착하고 그에 대비한 미래를 구상하려는 목적으로 CEO 브라이언 골드너가 개발한 프로세스 덕분에 하스브로는 업계의 잦은 변화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는 세 가지 질문이 포함된다. 현재의 성공은 어떤 요인이나 상태에 기인하는가? 그중 앞으로 변화할지도 모르는(또는 이미 변화하고 있는), 그래서 현재의 성공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 요소는 무엇인가? 이런 변화가 가져올 충격을 완화하거나 역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대비할 수 있겠는가?

 

골드너가 개발한 프로세스는 하스브로를 위한 맞춤형처럼 잘 통했지만 그것과 차별화되면서도 마찬가지로 효과적인 접근법을 마련해 낸 조직들이 또 있다. 현재 30만 명이 넘는 TCS의 직원들은 내부 디지털 플랫폼인 울티매틱스를 활용해 불연속적으로 일어나는 산업계의 변화에 대해 경영진, 그리고 동료 직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 회사는 엄청난 양의 의견을 꼼꼼하게 살피고 거기서 공통된 주제를 뽑아내는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까지 개발했다.

 

울티매틱스는 직원들의 힘을 빌려 미미한 신호를 감지하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접근방식의 예다. 태스크포스 팀을 꾸려 같은 임무를 맡기는 방법도 있다. GE의 컨설팅을 맡았던 2008~2009년에 우리 팀은 향후 인도에서의 GE 헬스케어 사업에 영향을 줄 희미한 신호들에 대해 브레인스토밍을 할 수 있는 하나의 프로세스를 고안해 냈다. 여기서는 현지의 소규모 업체를 비롯한 특수한 라이벌과 경쟁하면서 비고객(이 경우에는 보건서비스를 충분히 이용할 수 없는 농촌 주민들)을 위한 사업을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우리는 회사 간부(전부 다 조직의 최고위 간부는 아니었다) 20명과 병원 관리자, 보건학자, 공무원, 비소비자, 규제기관 관계자 등 외부인 20명을 엄선해 프로젝트 팀을 구성했다. 그 구성원들은 GE 헬스케어의 과거, 특히 GE가 인도의 주요 병원에 어마어마한 가격으로 납품하던 고성능 의료 영상 장비 사업과는 거의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한 주가 흐른 뒤 다양한 비선형적 변화들을 시사하는 미약한 신호들을 밝혀냈다. 이를테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보건 서비스, 고객의 낮은 경제력, 병원과 유능한 의사의 부족, 건강보험 산업의 미성숙함, 부실한 물리적 인프라, 양호한 디지털 접속 용이성 등이 그것이었다.

 

[1]조직을 둘러싼 도전적인 환경의 변화에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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