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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비즈니스 모델, 확 바꿔야 할 때

매거진
2013. HBR in DBR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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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성장을 원한다면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때가 언제인지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애플은 2003년 아이튠스 뮤직 스토어와 함께 아이팟을 내놓아 휴대용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일대 혁신을 몰고 왔다. 이뿐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냈으며 애플이라는 회사 전체를 통째로 바꾸어 놓았다. 출시 후 3년 동안 애플은 아이팟과 아이튠스를 통해 전체 회사 매출의 절반에 이르는 약 10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에 2003년 초 10억 달러 수준이던 애플의 시가총액은 2007년 말 1500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애플의 성공신화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애플이 디지털 음악 기기를 시장에 내놓은 첫 기업이 아니라는 사실은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다이아몬드 멀티미디어라는 회사는 1998년 리오(Rio)라는 기기를 시장에 선보였다. 또 다른 음향기기 제조업체인 베스트 데이터는 2000년 카보 64(Cabo 64)를 내놓았다.

두 제품 모두 성능이 뛰어났을 뿐 아니라 휴대가 간편했으며 디자인도 근사했다. 그렇다면 왜 리오나 카보64가 아닌 아이팟이 이토록 큰 성공을 거두었을까.

애플은 단순히 뛰어난 기술을 개발해 세련된 디자인으로 포장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애플은 훌륭한 기술을 개발한 다음 걸출한 비즈니스 모델로 그 기술을 포장했다. 애플이 일궈낸 진정한 혁신은 바로 디지털 음원을 쉽고 간편하게 다운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었다. 이를 위해 애플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모두 결합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애플의 접근방식은 내구재(면도기)와 소모품(면도날)을 동시에 판매하는 질레트식 모델을 반대로 뒤집어 놓은 것이었다. 애플은 ‘면도기(이윤이 큰 아이팟 기기)’를 판매하기 위해 ‘면도날(아이튠스에서 판매하는 이윤이 낮은 음원)’을 헐값에 파는 모델을 활용하고 있다. 이 비즈니스 모델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가치를 정의하고 고객에게 전례 없는 편의를 제공한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산업 전체의 틀을 바꾸어 놓을 뿐 아니라 수십 억 달러의 가치를 재분배하는 역할을 한다. 선구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앞세워 할인 매장 시장에 진입한 대형 할인점 월마트와 타깃은 현재 소매업 전체 기업가치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항공 서비스 시장에서 극히 작은 비중만을 차지하던 미국의 저가 항공사들이 현재 미국 내 전체 항공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5%에 이른다. 20세기 말에 탄생한 27개의 저가 항공사 중 11개 업체는 지난 10년 동안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통해 포천에서 선정한 500대 기업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애플과 같은 대기업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사례는 드물다. 지난 10여 년 동안 기존의 대기업에서 나타난 주요 혁신 사례들을 분석한 결과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미국경영자협회(AMA)가 최근 발표한 연구에서도 글로벌 기업의 혁신 투자 가운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투입된 금액은 10%가 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제 모든 사람이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대해 떠들기 시작했다. 2005년 영국의 경제연구소 EIU가 실시한 연구조사 자료를 보면 기업 중역 50% 이상이 제품이나 서비스 혁신보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믿고 있다. IBM에서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도 이와 비슷하다. 설문에 참여한 CEO 가운데 거의 대부분이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답했으며, 3분의 2 이상이 포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요즘과 같이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몇몇 CEO들은 이미 시장 상황을 바꾸기 위해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의 중역들은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통해 성장을 도모하기가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라는 어려운 질문에 직면한다. 우리는 이 연구를 통해 두 가지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첫 번째는 바로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대한 정확한 정의가 없다는 것이다. 사실 비즈니스 모델 개발의 역학관계나 프로세스에 대한 공식 연구는 거의 진행된 게 없다. 두 번째로 자사의 기존 비즈니스 모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의 전제, 비즈니스 모델 개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상호 의존 관계, 비즈니스 모델 개발의 강점과 한계 등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기업은 극히 드물다. 결국 핵심 비즈니스를 잘 활용할 수 있을 때가 언제인지, 성공을 위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한 때가 언제인지 잘 알지 못하는 것이다.

10여 개의 기업들과 함께 이런 문제를 살펴본 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추진하기 시작할 무렵에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내·외부 이해관계자들로부터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초기 단계를 넘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했을 때 어떤 일이 발생할지 알고 싶다면 로드맵이 필요하다.

본 연구진이 제안하고자 하는 로드맵은 3가지 간단한 단계로 이뤄져 있다. 첫 번째 단계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생각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로드맵의 첫 번째 단계는 무언가를 원하는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한 방법에 대해 생각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두 번째 단계는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면서도 이윤을 창출하는 데 도움을 주는 청사진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 제안하는 모델에서는 이 청사진이 모두 4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세 번째 단계는 그 기회를 잡으려면 얼마나 많은 변화를 도모해야 할 지 파악하기 위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비교하는 것이다. 일단 비교하면 기존 모델과 조직을 그대로 활용할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새로운 조직이 필요할지를 결정할 수 있다.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건 그렇지 않건 뛰어난 기업들은 모두 저마다 효율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실제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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