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AGING YOURSELF
성공적인 프리랜서가 불확실성을 관리하는 방법
잔피에로 페트리글리에리, 수전 애시퍼드, 에이미 브제스니에프스키
“공중그네를 타 본 적이 있나요?” 독립 컨설턴트 마사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를 떠나 홀로서기를 시작하고 5년 동안의 업무를 설명해 달라고 하자 이렇게 말했다. 마사는 일과 일 사이 공백기에 느꼈던 공허, 다음 약속을 잡고 난 뒤 찾아오는 안도감, 일하는 데 필요한 규칙, 집중력, 태도를 습득하는 일 같은, 자기 삶을 근사하게 은유한다고 생각하는 그 곡예를 최근 경험했다. 공중그네 곡예사가 대단한 위험을 감수하는 듯하지만 그물, 장비, 도와주는 동료 등 안전장치가 있다고 마사는 설명했다. “곡예사는 혼자처럼 보이지만 혼자가 아닙니다.”
마사는 최근 일자리가 급증한 긱 이코노미gig economy분야에서 일한다. 오늘날 북미와 서유럽의 노동자 1억5000여만 명이 자의나 타의로 비교적 안정된 조직생활의 울타리를 벗어나 독립 계약자가 됐다. 긱 이코노미가 성장한 이유는 어느 정도 우버 같은 공유 서비스와 심부름 앱의 등장 때문이지만, 최근 맥킨지보고서에 따르면 지식집약 산업과 디자인 관련 직종이 프리랜스 경제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리는 독립 노동자로 성공하는 데 필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긱 이코노미 종사자 65명을 대상으로 심층 연구를 진행했다. 그리고 세대와 직종을 아우르는 공통된 정서를 찾았다. 연구에 참여한 모두가 전통적인 고용주의 보호와 지원을 받지 못해서 개인적, 사회적, 경제적 불안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스로 독립을 선택했고, 이로 인한 이점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비록 예측할 수 없는 일정과 수입 문제가 걱정이지만, 자신이 정규 직원들보다 더 대담하고 풍요로운 삶을 산다고 느꼈다.
우리는 가장 효율적인 독립 노동자들이 평범한 전략으로 이런 긴장을 헤쳐나간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들은 일할 때의 감정기복을 다스리고 자유로운 에너지와 영감을 얻는 데 도움이 되는 장소, 루틴routine, 목표, 사람 등 4가지 유형의 연결점을 구축했다. 긱 이코노미가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면서 이런 전략의 의미가 점차 커지고 있다. 실제로 우리는 집이나 본사와 멀리 떨어진 사무실에서 자유롭게 일하는, 혹은 자의든 타의든 언젠가 프리랜서 생활에 뛰어들 거라고 느끼는 직장인들에게 이 전략이 도움이 되리라고 믿는다.
생산하지 못하면 사라진다
독립 컨설턴트 및 예술가들과 인터뷰하면서 가장 먼저 깨달은 사실은, 독립형 일자리의 비율이 경제적으로만이 아니라 실제로도 매우 높다는 점이었다. 사람들은 직장 상사와 회사 규율에서 벗어나 한껏 재능을 발휘하고, 진정한 자기 관심사를 반영한 일을 선택할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의 일과 창조물에 책임감을 갖는다. 연구에 참여한 한 사람은 “지금까지 그 어떤 일보다 가장 나다운 내가 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자유의 대가는 시간이 지나도 좀체 진정될 기미가 없는 불안이다. 심지어 가장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사람도 돈과 평판을 걱정한다. 가끔은 자기 정체성에 위협을 느끼기도 한다. 예를 들어 고객이 컨설턴트로서 당신의 서비스를 찾지 않으면, 스스로를 컨설턴트라고 말하지 못할 것이다. 어느 잘나가는 작가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내 일이 곧 내가 돼 버립니다. 좋은 책을 쓰면 정말 대단한 일이고, 그러지 못하면 그 실패로 내가 누구인지 규정되더라도 받아들여야 하죠.” 한 예술가도 같은 생각이었다. “끝이 없어요. 안정적인 프리랜서의 삶이라는 건 신화입니다.”
이런 이유로 인터뷰한 모두가 생산성에 강하게 집착했다. 생산성으로 자기표현을 하고 불안을 해소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그들은 일을 끝내고 생산물을 파는 데만 마음 쓰지 않았다. 스스로의 규칙을 가지고 주기적으로 팔릴 만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일 하는’ 일과, 대담하게 업무 프로세스와 제작품에 충분히 투자를 계속하는 ‘일에 공을 들이는’ 일을 모두 중요하게 여겼다.
생산성을 유지하는 것은 끝없는 싸움이다. 고통과 혼란은 생산성을 좀먹을 수 있는데, 일을 하다 보면 이런 장애물은 차고 넘친다. 한 경영자 코치는 생산성이 나빴던 날에 대해 가슴 저미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정신을 차릴 수 없었습니다. 아침에 열어 본 이메일이 저녁에도 열려 있었죠. 끝내려고 했던 서류작업은 끝내지 못했고요. 저는 혼란에 빠져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는 이런 날이면 자신에 대한 회의감이 가득하다고 말했다.
우리가 만난 사람들에게 이처럼 어려운 날을 지나 결국 뜻대로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물었을 때, 돌아온 대답의 핵심에는 역설이 담겨 있었다. 그들은 모두 독립성을 지키려고 했다. 많은 경우, 심지어 정착하지 못해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그랬다(한 컨설턴트는 끊임없이 학습하고 “자신의 강점을 지키는 것”이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작업을 위한 육체적, 사회적, 심리적 공간, 즉 ‘안아주는 환경holding environment’을 만드는 데도 많은 시간을 썼다.
‘안아주는 환경’은 영국의 정신분석가 도널드 위니콧Donald Winnicott이 처음 도입한 개념으로, 세심한 보호자가 고통을 누그러뜨리고 새로운 것을 실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서 아동의 발달을 촉진시키는 방법을 말한다. 이후 이 개념은 사람들이 어떤 조건에서 최선을 다하고 성장할 수 있는지 설명하기 위해 성인 발달 분야에 도입됐다.
물론 직장인이라면 건실한 조직에서 좋은 상사와 이 같은 환경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독립 노동자에게 안아주는 환경은 선물이라기보다 성취다. 스스로 개발해야 하고, 잃어버릴 수도 있다.
그래서 독립 노동자들은 우리가 ‘자유로운 연결liberating connections’이라고 부르는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면서 이 환경을 조성한다. ‘자유로운 연결’로 인해 사람들은 ‘자유롭게’ 개성 있는 창의적 활동을 하면서도 일에 ‘연결돼’ 생산성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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