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FESSIONAL TRANSITIONS
직장에서의 엔딩도 이니에스타의 작별인사처럼
팀 르베레흐트, 잔피에로 페트리글리에리
경기는 끝났다. 박수소리도 잦아들고 관중들도 집으로 돌아갔다. 할 일은 끝났고, 이제 쉴 수 있다. 그는 축구화도 벗어버리고 바닥에 앉았다. 누군가가 사진을 찍고, 이 사진이 화제가 된다. 동시대 가장 뛰어난 기량을 갖춘 성공한 축구선수 안드레스 이니에스타Andrés Iniesta는 축구팬들이 ‘바르카’라고 부르는 FC 바르셀로나 소속으로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홈구장 캄프 누의 바닥에 맨발로 홀로 앉았다.
스포츠에서 쓰이는 용어들은 다른 분야에서도 널리 사용된다. 슬램덩크, KO, 홈런 같은 말들이다. 이런 장면들은 주로 승패나 실책, 역전 등 경기의 성적에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니에스타가 바닥에 앉은 사진은 스포츠산업 치고는 매우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이니에스타의 스틸사진은 경기 장면과는 아주 다른, 훨씬 인간적인 순간을 포착했다. 일, 경기, 쇼가 끝나면 남는 건 텅 빈 공간과 사람이다. 과거는 역사가 되었고 미래는 아직 시작되기 전의 그곳에 사람만이 남는다. 일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직업이 세분화되면서 우리 모두 대부분은 자의에 의해 이런 순간을 맞게 된다. 일생에 걸쳐 10여 번 직업을 바꾸는 것도 다반사인 세상이 되었다. 린다 그래튼과 앤드루 스콧이 100세 시대에 관해 쓴 책에서 언급했듯, 이런 변화 중에는 이직이나 승진이 아닌 경우도 있다. 그저 커리어의 전환일 뿐이다.
이니에스타에게 그 밤은 그런 변화를 기념하는 순간이었다. 그는 앞으로도 계속 선수생활을 이어갈 것이다. 마지막 월드컵도 남았고, 일본 클럽(비셀 고베)으로 이적할 것이며, 그 이후에도 새로운 일들이 남아 있다. 그럼에도, 그 사진이 그날 포착했던 것은 한 시즌의 마지막이 아니었다. 한 시대가 끝난 순간이었다.
이니에스타는 12살의 유망주로 바르카의 청소년 아카데미에 입단해 바르카의 프로선수로 데뷔했으며, 22년 후 스페인 역사상 가장 많은 트로피를 쥐고 이곳을 떠났다. 그는 바르카 소속으로만 뛰었다. 사람들이 아름다운 경기라 칭하며 열광하는 이 스포츠 종목에서 바르카가 톱이 된 것은 그의 공이 컸다.
그는 거의 모든 경기에서 박수를 받는 몇 안 되는 선수 중 하나였다. 상대팀의 팬조차도 그의 유려한 플레이뿐 아니라 그의 인성에 존경을 보냈다. 2010 월드컵 결승전 당시 스페인의 결승골을 넣은 이니에스타는 유니폼 상의를 벗고, 친구이자 동료인 다니 하르케를 위해 직접 언더셔츠에 쓴 글을 내보였다. 일년 전 심장마비로 사망한 하르케에게 이니에스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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