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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을까?

매거진
2013. HBR in DBR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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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2 1-2월 호에 실린 저스틴 폭스(Justin Fox)의 글 ‘The Economics of Well-Being’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돈이 전부는 아니다. 그러나 국가의 성공을 측정하는 데 있어 돈은 상당 기간 유일한 기준이었다. (물론 스포츠보다는 낫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한 국가의 경제적 산출량을 달러로 환산한 GNP(Gross National Product·국민총생산)가 구체적인 기준으로 사용됐고 GDP(Gross Domestic Product·국내총생산)가 그 뒤를 이었다.

 

국력을 평가하는 데 가장 오래 사용됐던 군사력보다는 한층 발전된 기준이다. 그리고 GNP GDP 시대는 전 세계적인 생활수준의 향상 및 부의 증가로 대변된다.

 

그러나 현재 GDP는 공격당하고 있다. 경제학자와 국가 지도자들이 국가의 위상을 다른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그 기준으로행복이라는 애매모호한 개념까지 언급된다. 2008년 니콜라 사르코지(Nicolas Sarkozy) 프랑스 대통령이 GDP를 대체할 새로운 기준을 연구하라고 지시하면서 2009년부터 관련 연구가 시작됐다. 연구는 경제학자 아마르티아 센(Amartya Sen)과 조셉 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 -폴 피투시(Jean-Paul Fitoussi)가 주도했고 이는 곧 전 세계적으로 확대됐다. 2011 10월에는 세계 선진국 클럽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회원국의 행복 지수를 측정한당신의 삶은(How’s Life)?”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민간 경제연구기관 레가툼 연구소(Legatum Institute) 2007년부터 경제지수와 그 밖에 다른 다양한 지수를 결합해 만든 세계번영지수(Prosperity Index)를 매년 발표하고 있다. 개별 국가 또한 이런 흐름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가장 선두에 선 사람은 데이비드 캐머런(David Cameron) 영국 총리다. 그는 자국 행복 지수를 측정하기 위한 국가적 계획을 발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미 수십 년 전에 도입된 GDP 대체 기준도 있다. UN 인간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나 부탄에서 GDP GNP 대신 내세우며 최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국민총행복(Gross National Happiness·GNH)’ 지수가 그 좋은 예다.

 

기업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듯 경영은 측정 대상을 관리하는 행위다. GDP 대체 지수에 대한 논의가 비현실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중요한 의사결정 집단이 대체 기준을 논의한다면 이는 결국 경제 정책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기업의 경영회의실에서도 성공을 측정하기 위한 새로운 기준을 논의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행복을 측정하기 위한 노력이 어떻게 시작됐고, 어디로 향할지 탐구하는 것은 그만한 의미가 있다. (성과 측정 기준의 확대가 경영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바꾸는지에 대해서는 같은 호 66쪽에 실린 크리스토퍼 메이어(Christopher Meyer)와 줄리아 커비(Julia Kirby)의 기사고삐 풀린 자본주의(Runaway Capitalism)’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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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계산에서 GDP까지

‘행복’의 개념은 1781년 공리성(utility) 개념을 수립한 영국 철학자 제러미 벤담(Jeremy Bentham)에서 시작한다. 벤담은 특정 행동의 유익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그 행동이 가져온 행복의 양, 즉 공리성을 측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에는 계몽사상이 유행하고 있었고 사상가들은 의사결정과 삶의 기준을 종교에 기반한 사회적 관습에서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지침으로 바꾸고자 했다. 벤덤은 행동의 결과로 생긴 행복을 측정할 때 12가지 고통(감각적 고통, 어색함의 고통 등) 14가지 쾌락(친목의 쾌락, 부의 쾌락 등)을 조화시킨 계산법을 제안했다.

 

공리성의 개념은 널리 전파됐지만 공리를 성취하기 위해 벤담이 내세운 방식은 호응을 얻지 못했다. 서로 다른 사람의 쾌락과 고통을 계산해서 비교하는 작업 자체가 너무 어렵고 복잡했기 때문이다. 이에 벤담이 내세운 개념을 가장 열렬히 수용했던 경제학자들은 대신 인간의 필요와 욕구에 대한 구체적 표현 방식, 다시 말해어디에 돈을 쓰고 싶어 하느냐에 초점을 두기 시작했다.

 

이 작업은 1930년대 들어서면서 극에 달했다. 특히 폴 사무엘슨(Paul Samuelson)은 행복 경제학을 순수한 수학적 개념과 용어로 풀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미국의 경제학자 사이먼 쿠즈네츠(Simon Kuznets)와 영국의 리처드 스톤(Richard Stone) GNP GDP의 도출 기반이 된 국가 회계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들은 공리성에 대해서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정책 입안자들이 전쟁이나 금융위기 기간에 국가 경제를 잘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주요 목표였다. 그러나 단순하고 확실한 지표가 개발되면서 소비 패턴이 경제의 모든 상황을 보여준다는 경제학자의 확신이 커졌고 이것이 갈수록 확대된 경제학자의 영향력, 권위 등과 합쳐지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1940년대 설립된 국제통화기금(International Monetary Fund·IMF)과 세계은행(World Bank) GNP를 주요 경제성장 지수로 채택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GNP는 성공과 복리(well-being)를 나타내는 대표 지수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단기적 경제 변화를 측정하는 원래 목적만 두고 봤을 때 GDP가 조만간 다른 기준으로 교체될 가능성은 낮다. GDP의 활용처는 오히려 확대될 것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와 중앙은행 사이에서 위기 때 인플레이션이 아닌 GDP 성장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문제를 두고 논의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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