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 하스경영대학원의 돈 무어Don Moore 교수와 연구진은 실험참가자들의 자신감을 조종한 뒤 수학시험을 치르게 했다. 참가자 절반에게는 “당신은 정답을 맞힐 거다”라고 이야기했다. 나머지 절반에게는 “시험을 망칠 것 같다”고 말했다. 시험을 치르면서 첫 번째 그룹은 성적에 대해 낙관적이었던 반면, 두 번째 그룹은 전혀 자신감이 없었다. 어느 쪽 성적이 더 좋을지 추측해 보라는 요청을 받은 관찰자들도 실험참가자들과 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두 그룹의 수험생들은 거의 같은 점수를 받았다. 결론은: 자신감이 항상 높은 성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무어 교수의 설명을 들어보자.
무어:함께 연구한 엘리자베스 테니Elizabeth Tenney, 제니퍼 로그Jennifer Logg와 저는 자신감이 있으면 성과가 높을 거라고 실험결과를 예상했습니다. 직관적으로 생각할 때 당연했죠. 하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시험을 잘 볼 거란 말을 듣고 긍정적 결과를 기대했던 사람들의 성적은, 문제를 대부분 틀릴 거라는 이야기에 걱정했던 사람들의 성적보다 나을 게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쩌면 수학시험이 최선의 측정 방법이 아닐지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유형의 테스트에서는 결과가 달리 나올 수도 있으니까요.
HBR: 그랬나요?
우리는 지구력, 운동 경기, 상식 퀴즈, 지루한 인내력 시험, 심지어 ‘월리를 찾아라’ 퍼즐 같은 여러 분야에서 사람들을 격려했습니다. 잘할 거란 생각을 심어줬죠. 그런데 어디서도 성과 향상 효과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잠시만요. ‘잘 할거야! 할 수 있어!’ 같은 격려가 시간낭비라는 말씀인가요?
우리는 특별히 격려 연설을 연구하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말할 수 있는 건 사람들에게 성공할 거라고 말한다고 해서 반드시 성과가 나아지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실제로 개인이나 팀에게 ‘정말 대단해!’ 같은 말로 능력 이상의 자신감을 심어주면 성과가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자만에 빠져 열심히 노력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제 학생들의 경우, 시험을 잘 볼 거라고 확신하고 공부를 소홀히 한 친구들은 최고점을 받지 못했습니다. 무슨 일이든 자신의 성공 가능성과 성취 요소에 대해 정확한 믿음을 갖는 게 가장 바람직한 자세입니다.
그렇다면 정당한 자신감은 가져도 괜찮고 성과도 높일 수 있습니까?
물론이죠! 정당한 자신감은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필수입니다. 우승할 가능성이 높은데도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 건 실수하는 거죠. 성공 가능성이 높은데도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는 건 잘못입니다. 처음 만난 매력적인 사람과 잘 통할 것 같은데도 먼저 인사를 건네지 않으면 방법이 없죠. 이런 맥락에서, 다른 많은 경우에도 정당한 자신감은 현명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반드시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