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2년 3월 호에 실린 ‘New project? Don’t analyze - Act’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예측 가능한 상황에서 새로운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잘 알려져 있다. 팀을 구성하고, 시장을 분석하고, 전망을 내놓고, 사업 계획을 작성한다. 그리고 자원을 모으고,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
하지만 예측이 불가능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정보와 의견이 너무 많아 결정력 있는 분석이 불가능하고 먼 곳에서 발생한 사건들이 즉각적이면서도 예상치 못한 영향을 주며 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검증되지 않은 아이디어에 베팅을 꺼리는 상황에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인가?
극도의 불확실성을 다루면서도 위험성은 최소화하는 데 전문인 ‘연쇄 창업가(serial entrepreneurs)’의 전술서(playbook)를 따라 해보자.
우리를 포함한 학계와 컨설팅업계에서는 분석, 전망, 모델링, 계획, 할당이라는 예전의 방법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새로운 제품, 서비스 및 사업 모델을 만들어내기 위해 이들이 어떤 로직을 사용하는지 수년간 연구해왔다. 이 중 버지니아대 Darden School of Business의 교수인 사라스 사라스배시(Saras D. Sarasvathy)의 연구가 이목을 끈다. 그녀는 연쇄 창업가 27명에 대한 심층 연구를 통해 공통된 행동 몇 가지를 발견했다. 그들은 미리 목표를 정해서 시작하지 않고 기회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렸다. 최적의 성과를 내는 데 초점을 두지 않고 어느 정도까지 손실을 감수할 수 있는지 생각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완벽한 해결책 대신 이 정도면 괜찮다 싶은 것을 찾았다.
요점은 성공적인 창업가들은 단지 ‘다르게 생각’만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들은 남다른 생각을 즉각적인 행동으로 옮겼다. 그 과정에서 분석은 종종 무시되거나 생략됐다. 그들은 미래를 예측하기보다는 만들어 가려고 노력한다.우리는 다양한 업종에서 창업한 클라이언트들과 졸업생들에게서 이런 면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스타벅스 CEO인 하워드 슐츠의 사례를 보라. 커피 매출이 20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었을 때 그는 수십억 달러 규모 사업으로 키운 카페 개념을 생각해냈다.
이 로직은 전통적인 조직 밖에서 일하는 창업가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슐츠가 카페 아이디어를 처음 시도했을 때 스타벅스는 커피 원두, 차와 향신료를 취급하는 작은 소매상이었고 그는 마케팅 담당자였다.) 우리는 어떤 관리자라도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 부딪치면 같은 과정을 거치리라고 본다. 왜냐하면 이것은 위험을 최소로 낮추면서도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간단한 몇 가지 단계만 밟으면 된다.
- 행동하다(Act): 목표를 향해 스마트하게 걸어간다.
- 배우다(Learn): 만들어낸 결과물을 평가한다.
- 설립하다(Build)): 목표에 도달하거나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거나 혹은 새로운 정보에 의해 방향을 바꾸겠다고 결정할 때까지 1단계 행동과 2단계 배움을 반복한다.
이 정도는 상식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맞다. 이것은 상식이다. 두 살배기도 행동을 통한 학습의 개념을 안다. 예술가나 과학자도 그렇다. 당신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를 정확히 모르더라도 우선 시작해라. 옳게 갈 때도 있고 잘못 갈 때도 있겠지만 진행하면서 점점 어느 방향이 맞는지 알게 된다. 눈을 감고 나는 게 아니라 눈을 크게 뜨고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다가오는 위험이나 기회에 준비가 됐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분석을 앞선 행동, 예견을 생략한 배움이 예측불능이고 엉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또한 이것이 대부분의 조직이 돌아가는 방식과 대조적이라는 것도 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이처럼 무수히 작은 스텝으로 나아가는 것은 위험을 줄여준다. 특히 지금처럼 기업 환경이 급변할 때는 과제를 수행하고 걸음마 단계의 계획을 실행할 때 이런 접근법이 이상적이다. 이런 혁신은 경쟁력을 유지하고 싶은 기업뿐 아니라 직무에서 성취감을 느끼고 싶은 직원들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첫 단계
연구에 따르면 창업가들은 반드시 필요할 때만 예측하고 계획하고 사업모델을 세운다. Inc. 500에 오른 기업들의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2008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12%만이 창업하기 전에 정식으로 시장조사를 했고 40%만이 사업계획서를 작성했다. 사라스배시 교수의 연구에서는 향후 가능한 이익이나 이상적인 투자 규모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창업 전 수집한 사례가 단 한 건도 없었다. 하지만 그들이 무모하게 도전했던 것은 아니다. 이런 기업가들은 특정한 규칙을 따르면서 재빠르고 보폭이 작으며 비용은 적은 일련의 스텝을 밟으면서 안전하고 위험은 작은 방법으로 움직였다고 볼 수 있다. 이 규칙을 조직 내에서 일하는 관리자들을 위해 바꿔본다면 다음과 같다:
1. 당장 가능한 수단을 사용한다.성공적인 창업가들도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자원을 모은다. 하지만 첫 실험 단계에서 그들 대부분은 지인들에게서 받을 수 있는 도움과 자신의 기술, 교육, 경험, 전문성을 사용해서 신속하면서도 비용은 거의 없이 일을 진행한다. 그러므로 여러 단계의 결제와 회사의 공식적인 자금지원을 얻으려고 고생하지 말고 당신이 아는 사람들, 당신이 갖고 있는 예산을 활용하라. 전화를 걸고 e메일을 보내고 소셜미디어에 접속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얻어라.
2. 감당할 수 있는 손실만 수용한다.행동-배움-세움 모델은 본질적으로 위험이 작지만 위험이 아주 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각 단계마다 실패 시 당신과 회사가 시간과 비용의 손실을 얼마나 감수할 수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또한 이 프로젝트에 집중하느라 다른 기회를 놓쳐서 발행하는 비용과 당신의 직업적 평판이나 회사의 이미지에 끼치는 영향도 생각해야 한다. 잃어도 괜찮은 것만 위험을 감수하도록 해야 한다.
3.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헌신만 확보하면 된다.이 과정에서 당신은 네 종류의 사람을 만나게 된다: 당신의 프로젝트를 실현시키고 싶은 사람, 실현되도록 도와줄 사람, 실현되도록 내버려둘 사람과 실현되는 것을 방해할 사람이다. 뒤의 두 종류 사람들로부터 지원을 얻으려고 시간 낭비하지 말라. “어떻게 하면 모든 사람들이 내 아이디어에 헌신하도록 할 것인가”라고 묻는 대신 “내가 행동하기 위해 최소한 얼마만큼의 헌신이 필요한가”를 물어라. 예측하는 사고를 강요하도록 만들어진 조직에서 충분한 자유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해라.
4. 자발적인 팀원들만 동참시킨다.전진하기로 결심했다면 당신의 프로젝트를 실현시키고 싶은 사람들과 실현되도록 도와줄 사람들, 이 두 종류의 사람들에게만 투자하라. 당신과 같은 것을 바라고 있는 자발적인 사람들로만 구성돼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혁신하도록 강제할 수는 없다. 당신이 강제하려고 해도 일에 차질이 생기면 그들은 자신들의 원래 업무로 신속히 돌아갈 것이다. 믿음직한 동료를 가려낸 후 그들이 헌신하도록 해라. 당신이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고무시켜라. 당신의 청사진을 공개하고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 모두를 전해서 정직하게 행동하라. 즉시 그들의 업무를 제시해서 협동하려는 자세를 보여줘라. 그래야 그들도 헌신할 것이다.
5. 당신의 행동을 회사 업무와 연관해서 신속한 성과를 내라. 이는 당신의 프로젝트가 실현되도록 도와줄 사람, 특히 상사를 당신 편으로 만들고 프로젝트에 가속도를 붙이는 데 필수적이다. 프로젝트의 초기 단계부터 주변에 어떻게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지 보여주고 거기서부터 확장해나가라. 상사가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면 원인을 알아내고 당신도 거기에 동의하는지 생각해보라. 만약 당신 상사나 그 위 상사가 감당할 수 있는 손실을 넘어서는 것이라서 주저하는 것이라면 차선책을 제시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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