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부분의 인생 동안 번아웃이 자제력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여겼다. 자신을 잘 돌보지 않는 사람, 밤새 일하는 사람, 운동이나 식사를 게을리하는 사람이나 번아웃을 겪는다고 생각했다.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꽤 성공한 사업가인 내가 번아웃을 겪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내가 틀렸다.
나는 2011년 로리 이킨Rory Eakin과 함께 기술기반 투자 플랫폼 서클업CircleUp을 설립했다. 창업 초기에는 힘들면서도 신이 났지만, 2016년 중반이 되면서 새로운 변화가 찾아왔다. 이 시기에 우리는 서클업이 생존하려면 사업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고통스러울 만큼 스트레스를 받았고 CEO가 된 후 처음으로 정리해고를 실시했다. 회사를 위해 또 한번 자금을 조달하고 첫 투자펀드를 조성해야 했다. 그 와중에 나는 고통스러운 개인적 문제로 씨름하고 있었다. 우리 부부는 불임으로 고생 중이었고, 나는 암 진단을 받은 터였다. 임원들, 공동창업자, 가까운 친구 몇 명만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밀로 부쳤다. 이 뉴스가 안 그래도 어려운 시기에 직원들의 사기마저 저하시킬까 우려해서였다.
나는 오랫동안 외롭고, 두렵고, 우울했다. 잠도 제대로 못 자고, 편히 쉴 수도 없었다. 항상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극심한 두통과 시력 저하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여러 차례 MRI를 찍어봤지만 암 때문은 아닌 듯했다. 나는 이사회, 투자자들, 직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종종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때때로 사람들은 내가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2017년 말 한 이사회 임원이 6주 휴가를 제안했다. 하지만 나는 ‘창업자 겸 CEO가 흔히 겪는 피로’라며 내 상태를 무시했다. 끈기는 내가 가진 최고 장점이었다. 나는 그것이 양날의 검이라는 사실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그 후 몇 년 동안 사업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안정을 찾았다. 나는 악성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서클업의 자금조달과 펀드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고, 회사는 방향 전환 이후 성장세에 접어들었다. 우리 부부는 오랫동안 기다려 온 둘째와 셋째를 낳았다. 하지만 번아웃은 여전했다. 회사가 잘나가도 별로 기쁘지 않았고, 손실을 입으면 너무 고통스러웠다. 2019년 가을 어느 날, 5살짜리 딸아이가 나에게 말했다. “아빠는 매일 슬퍼 보여.” 그제야 내가 바뀌어야 할 때임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