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 초반에 나는 까다롭기로 소문난 상사 밑에서 일했다. 그를 ‘앨리스’라고 하자. 많은 사람들이 앨리스와 일하기 힘들 거라고 경고했지만 나는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누구와도 잘 지낼 수 있다고 자부했다. 사람들 때문에 열을 내지도 않았고, 누구라도 장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두 달 뒤 나는 거의 사표를 쓰기 직전이었다.
앨리스는 하루도 쉬지 않고 온종일 일했고 팀원들도 똑같이 하길 바랐다. 매일 말도 안 되는 업무량을 요구했다. 오후 6시에 지시를 내리고 다음날 오전 8시 30분에 확인하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앨리스는 직업의식과 회사에 대한 책임감이 없다며 내 앞에서 동료들을 깎아내렸다. 팀원들의 일정표를 훑어보고 회의가 없는 날도 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성과가 저조하냐며 지적하곤 했다.
나는 앨리스가 어떻게 나오든 너무 신경 쓰지 않고 친절히 대하기로 마음먹었다. 좋게 지나가는 주에는 그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고상한 의도는 그보다 자주 사라졌다.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고 그가 넌지시 말하는 순간 짜증이 치밀어서 이를 악물고 동료들에게 뒷담화를 늘어놓기 일쑤였다.
자신감 없는 상사, 잘난 체하는 동료, 수동공격 성향의 동기들과 겪는 대인관계 갈등은 직장에서 흔하고 휘말리기도 쉽다. 한 연구에서 응답자의 94%가 지난 5년 동안 ‘유해한’ 사람과 일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미국 노동자 2000명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설문조사에서는 직장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이 인간관계로 나타났다. 이런 부정적 역학에 갇히면 스스로의 좋은 면을 끄집어 내거나 상황을 개선하기 어려워진다. 그 대신 걱정하며 시간을 보내고, 가치관에 반하는 유감스러운 방식으로 대응하고, 대하기 힘든 동료를 회피하고, 때로는 아예 일을 그만두기도 한다. 이런 반응은 창의성 감소, 느리고 더 나쁜 의사결정, 치명적 실수를 비롯한 많은 좋지 않은 결과들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테면 조지타운대 경영학 교수 크리스틴 포래스Christine Porath가 뉴욕타임스에 썼듯이 “4500명이 넘는 의사, 간호사, 그 밖의 병원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71%가 학대, 모욕적이고 거들먹거리거나 무례한 인신공격성 행동 같은 파괴적 행위가 의료 과실과 연결된다고 답했고, 27%는 그런 행동을 환자의 사망과 관련이 있다고 답했다”.
복잡한 인간관계를 헤쳐가는 데 완벽한 사람은 없다. 특히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위협을 느끼면 회사에서 가장 노련한 베테랑이라도 떳떳하게 행동하고 동료애를 유지하는 장기적 목표보다 자존심이나 평판을 보호하려는 단기적 목표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