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가 된 게으름뱅이’ 동화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동서를 막론하고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는 행위는 예로부터 추방돼야 할 악행으로 여겨졌습니다. 쉬지 않고 일하는 이른바 ‘농업적 근면’은 칭송받아 마땅한 미덕으로 꼽혔죠.
현대 사회에서 ‘바쁨’은 점점 더 권장과 찬양의 대상이 돼 가고 있습니다. 인스턴트 메시지를 보냈을 때 즉각 답을 하는 동료는 ‘일에 대한 열정이 있는 사람’으로 평가받습니다. 내·외부 미팅으로 꽉 찬 스케줄을 가진 동료는 ‘유능하다’는 인상을 줍니다. 회사가 이를 장려하기도 합니다. 늦게까지 남아 야근을 한다든지 주말에도 나와 일하는 직원에게 좋은 점수를 줍니다. 자주 휴가를 쓰고 자리를 비우는 직원에게는 ‘일을 등한시한다’는 낙인을 찍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