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한여름, IBM에서 40년 가까이 근무한 지니 로메티 회장 겸 CEO의 임기가 6개월 정도 남았을 때, 그녀의 오랜 멘토이자 전 IBM CEO인 루 거스트너가 만나자고 했다. “그는 내 은퇴 계획의 진행 상황을 알고 싶어 했다. 사실 은퇴를 생각도 안 해봤다. 회사 운영에 몰두하고 있었기 때문에 은퇴 이후를 따로 고민할 시간이 없었다”고 로메티는 말했다.
로메티는 뉴욕에 있는 거스트너의 사무실에 도착했다. 빈손으로 가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IBM 퇴직 후 해볼 만한 활동 목록을 작성해 갔다. 기업 이사회, 사모펀드, 공공서비스, 책 저술 등 평소 생각했던 몇 가지가 포함돼 있었다. 거스트너는 목록을 읽은 후 몇 가지를 메모해서 그녀에게 돌려줬다.
“내 생각엔 루가 은퇴 계획에 전반적으로 ‘F’를 줬던 것 같다”고 로메티는 회상했다. “그는 인생에 다가올 새로운 시기에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거스트너는 로메티가 한발 물러서서 인생의 목적을 재설정하고 본인의 스킬을 개인적인 사명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전략적 계획을 세워 IBM 퇴직 이후의 삶에 대해 더 폭넓게 생각할 수 있도록 격려했다. 로메티는 그 만남에서 많은 것을 얻었다. 몇 년 후 그녀는 매우 영향력 있으면서도 가족과 함께하는 삶의 방식을 찾는 데 성공했다. 그녀는 “활동의 중심은 기업이 (특히 소외 계층을 포함한) 사람들을 공식 학위가 아닌 능력에 따라 고용하고 승진하도록 지원하는 능력 우선 리더십SkillsFirst leadership에 대해 전 세계적인 움직임을 만드는 것”이라며 “CEO였을 때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바쁘다. 다만 분주함의 종류가 매우 다를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