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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 극복하기

매거진
2024. 11-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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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 극복하기

나쁘다는 건 알고 있지만 멈출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도움이 되는 방법은?



화창한 토요일 오후 1시다. 당신은 몇달 전 편집자에게 다음 호 잡지에 과로에 대한 에세이를 쓰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과제와 프로젝트에 쫓기며 육체적, 정신적으로 너무 지쳐 회복을 위한 병원 진료와 휴가를 준비하고 있다. 시간이 없다. 초안이 늦어질 위기다.

에세이를 쓰기 위해 주말에 시간을 낼 것인가 아니면 기다렸다가 월요일이 돼서야 시작할 것인가? 이런 결정과 그것을 돌이켜 생각해보는 일이 과로를 문제로 여기는 데 영향을 미치는가, 그렇지 않은가?

이건 바로 나의 이야기다. 나는 쉬는 날에 어떻게 시간을 낼 수 있을지 고민하는 사람에 해당된다. 나만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머리를 맞대고 열심히 일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도록 자란 미국인으로서 나는 내가 밤낮없이 업무에 몰두해 왔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수년에 걸쳐 우선순위를 정하기 시작했고 편집자는 이 에세이를 주말에 쓰지 말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일에 대한 우리의 태도와 행동은 너무 자주 이분화된다. 일에 과하게 몰입하거나 조용히 그만두거나 조용히 휴가를 보내거나. 그 순간을 표현하는 문구가 무엇이든지 말이다.

좀 더 미묘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적당한 균형을 찾는 데는 의지력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네 권의 새 책이 이에 대한 증거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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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삶 연구소’의 브리짓 슐테가 쓴 <Over Work>는 특히 불안정하고 예측할 수 없는 근무 일정을 가진 사람들에게 만성 스트레스, 고혈압 등이 많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는 “직장을 잃는다는 생각만으로도 스트레스가 발생하고” 고용주가 현 상황을 바꾸는 데 관심이 없을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스트레스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인터뷰에 응한 스탠퍼드대 제프리 페퍼는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습니다. 엄청난 관성이 존재하죠. 그리고 관성을 극복하려면 관성보다 더 큰 힘이 필요합니다”라고 한다.

관성보다 더 큰 것은 무엇일까? 슐테는 “점심시간 요가, 마음챙김 앱, 건강 간식 바구니, 공감하는 직원 지원 프로그램”이라며 “업무량을 관리할 충분한 직원을 고용하고 적절한 급여를 지급하며 프로세스를 간소화해 사무실이나 작업장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가장 중요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일부 조직에서도 이런 시도를 하고 있지만 성공과 실패가 엇갈리고 있다. 슐테는 한때 성공적이었지만 지금은 사라진 인텔의 파일럿 프로그램에 대한 냉정한 사례 연구를 제시한다.

이것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라면 그 위에 두 번째 주제를 겹쳐 보라. 우리가 일을 가치 있게 여기고 참여하는 방식에 양육 방식이 미치는 영향 말이다. 제니퍼 로몰리니가 쓴 재미있는 책 <Ambition Monster>는 2000년대와 2010년 초반의 여걸 시대에 성인이 돼 다른 세대에 비해 특혜를 덜 누렸던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그는 직업적 성공의 중요성에 대한 메시지가 본인의 뇌와 커리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이야기한다. “저는 훌륭한 직업적 윤리가 가장 값진 고귀함이고 열심히 일하는 것이 개인을 가치 있게 만들며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준다는 말을 반복적으로 들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가끔 교회에 가긴 했지만 종교가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일의 신에게 기도를 드렸죠.”

그는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미디어 업계에 진출해 직급과 책임감을 높여나갔고 건강과 인간관계를 해치다가 45세에 불명예스럽게 해고당한다.

“그때 저는 새롭고 낯선 영역에 놓여 있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다시 배워야 했죠.”

철학적으로 들린다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일은 단순히 우리가 하는 뭔가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는 물론 사회에도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일을 많이 하려는 경향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것도 당연하다.

문화인류학자 클라우디아 스트라우스는 <What Work Means>에서 이런 현상을 자세히 다룬다. 슐테와 로몰리니의 책보다 더 학문적인 데다 여러 면에서 더 복잡한 이 책에는 이론은 물론 대침체기에 해고된 다양한 인종적 배경 및 경제적 계층의 사람들과 나눈 대화가 포함돼 있다. 특히 스트라우스가 우리 삶에서 ‘일 중심성’의 프레임을 짜는 방식은 인터뷰 대상자들이 실직한 자신을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 유익하다. 그는 일하기 위해 사는 사람들과 9 to 5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 사이의 차이점을 탐구하고 “이 두 가지 생산주의적 업무 윤리는 고정된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라고 지적한다. 우리는 경험에 따라 학습하고 변하며 “사회적, 문화적 가치관도 변할 수 있다”.

과로와 관련해 많은 변화가 있었다면 좋겠지만 지난 한해 몇 가지 건강 문제를 해결하면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마음에 남았다. 아만다 밀러 리틀존은 저서 <The Rest Revolution>에서 “반복적으로 겨울을 건너 뛰는 것”, 즉 “규칙적으로 일하면서 주기적으로 휴식을 취하지 않는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멋지게 서술했다. 우리는 “내가 사라지면 안 돼. 잊혀질 수 있어” 또는 “보이지 않으면 안 돼”라고 생각하며 휴식을 두려워 한다. 하지만 휴식은 매우 중요하며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

로라 모건 로버츠는 2023년 HBR에 게재한 아티클 ‘Where Does DEI Go from here?’에서 ‘사라질 자유the freedom to fade’라고 이를 설명한 바 있다. “서두름과 완벽주의가 지배적인 문화에서 직원들에게는 성과에 대한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사람들이 준비되고 빛날 수 있을 때 잠시 뒤로 물러설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하면 어떨까?

결국 나는 월요일 아침까지 기다렸다가 이 에세이를 쓰기로 결정했다. 토요일에는 운동을 하고 TV로 스포츠를 시청하고 가족 및 고양이와 시간을 보냈다. 10여 년 전 다녔던 직장에서는 아마 이런 결정을 내리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건 지원적인 업무 환경과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어떤 조건에서 최선을 다해 일할 수 있는지에 대한 예민한 감각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항상 절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가장 길들이기 어려운 것은 어렸을 때부터 일에 대해 생각해 온 방식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여전히 심호흡을 하고 잠시 멈추면 벌을 받을까봐 걱정하며 밀어붙이지 않으면 도덕적으로 실패한 사람, 즉 쓸모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힐까봐 두렵다. 하지만 리틀존의 말처럼 “일 년 내내 꽃을 피우기는 어렵다”. 평일 오전이 돼야만 일을 시작하는 이유다.


그레첸 가베트(Gretchen Gavett)는 HBR의 시니어 에디터다.

에디팅 최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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