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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셨나요, 허레이쇼 앨저씨?

매거진
2014.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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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ration: Ryan Snook

어디로 가셨나요, 허레이쇼 앨저[1]?

 

능력주의의 몰락과 근거 없는 낙관주의의 도래

  

능력주의(meritocracy, 능력과 실적이 뛰어난 사람이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고 사회적 지위도 누리게 되는 제도)는 미국 사회를 대표하는 특징 중 하나다. 능력자가 승리했고 질적 차이가 결국 모든 것을 설명해줬다. 적어도 소문은 그렇게 나 있다.

 

경제경영 분야 서적에도 능력주의 정신이 반영돼 있다. 책의 조언을 따르기만 하면 개인적으로든 직업상으로든 실력을 키워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내용이다.

 

이런 정서는 <괴짜경제학> <슈퍼괴짜경제학>의 저자인 시카고대 경제학 교수 스티븐 레빗(Steven Levitt)과 기자 스티븐 더브너(Stephen Dubner) 콤비의 신작에도 담겨 있다. 이 책은 당신에게괴짜처럼 생각하는 법을 알려주겠다고 공언한다. 지금껏 찬사를 받아온 그들의 전략을 활용해 당신의 성과를 향상시켜 주겠다는 얘기다.

 

훌륭한 시도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저자들은 그들의 목표 달성에는 크게 실패했다. 그들처럼 체계적이고 창의적으로 사고하려면 대학원 수준의 계량경제학과 심리학 지식이 필요할 뿐 아니라 많은 훈련까지 뒤따라야 한다. 당신이 모르는 사실이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아이 같은 순수한 열정으로 과제에 접근하고, 복잡한 인센티브 제도쯤은 거뜬히 설계할 수 있을 정도로 다른 사람의 가치를 잘 이해해야 한다.(책에는 이와 관련한 기법이 자세히 설명돼 있지만 독자들이 제대로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다.) 그리고 결국 성공해야 한다.

 

다른 저자들의 신간도 모두 그럴듯한 약속을 한다. 마케팅과 미디어 전문가 라이언 홀리데이(Ryan Holiday) <장애물을 뚫고 나아가라: 시련을 승리로 바꾸는 영원한 기술>에서 전화위복의 기법을 가르쳐준다. 비즈니스 관련 유명 작가 제프리 제임스(Geoffrey James)의 책 <거짓말 없는 비즈니스: 당신이 알아야 할 49가지 비밀과 요령>에 나타난 미션도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명백하다. 하지만 그가 하는 제안에는 뻔뻔스럽게도 아무런 근거가 없다. 물론 이런 류의 책에서도 몇 가지 쓸모 있는 정보는 건질 수 있겠지만 대부분 적게 일하고도 앞서 나갈 수 있다는 스스로의 약속은 지키지 못한다.

 

능력주의의 신봉자들에게는 안 된 일이지만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거기다 더 암울한 소식도 있다. 최근에 나온 서적으로, 상당한 학술 연구를 바탕으로 한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 <21세기 자본론(Capital in the Twenty-First Century)>과 그레고리 클라크(Gregory Clark) <아들도 역시 떠오른다(The Son Also Rises)>에서는 보통 사람들이 능력만으로 성공하기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물론 이런 주장에 대한 반대 의견도 있다. 무엇보다 우리는 자신의 힘으로 성공한 사람들을 알고 있다. 허레이쇼 앨저(Horatio Alger)는 주로 그런 인물들의 이야기를 글로 남겼다. 그러나 파리경제대 피케티 교수와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캠퍼스 클라크 교수 는 그런 성공담은 다루지 않는다. 그들은 데이터와 분석자료만을 사용해 어떤 사회 구조가 실력에 의한 성공을 촉진 또는 방해하는지 설명할 뿐이다. 또한 그들이 그리는 그림은 충격 그 자체다.

 

피케티는 15년간의 공동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쓴 700페이지 분량의 책 <21세기 자본론>에서 경제성장과 사회 평등의 시대로 알려진 전후 1945~1970년 사이의 자본주의 전성기가 실제로는 일탈의 시대라고 주장한다. 이 시기에 선진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자본이익이 경제 성장을 능가해 부자는 투자를 통해 더 부유해진 반면 나머지 사람들의 경제 상황은 악화됐다고 한다. 이 책에 따르면 2010~2012년에도 경제 성장이 가져온 혜택의 95%는 상위 1%의 부유한 사람들에게 돌아갔다. (이 논점에 대해서는 거텀 무쿤다의 <월 스트리트가 휘두른 권력의 대가>, p.62 참조.)

 

더군다나 이렇게 높은 수익을 얻는 사람들이 훌륭한 제품을 많이 생산하는슈퍼프로듀서(superproducer)’ 집단에 속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돈은 상위 1% 인구의 약 70%를 차지하는 기업 관리자, 슈퍼매니저(supermanager)’에게 돌아간다.

 

[1] 19세기 미국의 아동문학가로 주로 가난하고 사회적 지위가 낮은 주인공이 근면 절약으로 자수성가하는 내용의 소설을 썼다 - 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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