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Ruth Reichl
HBR. ORG 워킹맘이 느끼는 죄책감과 여성 리더의 강점에 대한 라이셜의 생각을 듣고 싶다면 방문하세요 hbr.org/reichl.
Photography: Spencer Heyfron
HBR:개인적으로 활동하시다 <고메>지 편집장으로 임명되면서 관리직을 맡게 되셨는데요. 어떻게 이런 이동이 가능했나요?
라이셜:이력서에는 없지만 <LA타임스>에서 관리직을 맡은 경험이 있습니다. 제가 음식 섹션에 대해 계속 항의하니까 그럼 네가 한번 맡아 해보란 식이 됐거든요. 직원 스무 명을 데리고 편집자로 일했습니다. 신문사에선 항상 “경영 수업을 해주겠다”고 말했지만 시간이 나지 않았어요. 제가 맡은 사람들은 기자나 리포터가 아니라 저와 공통점이 거의 없는 가정학자였습니다. 처음엔 “기록만 넘겨 주세요. 기사는 내가 다 쓸게요”라고 했죠. 시간이 지나 경영이 예술의 영역이라는 점을 깨달은 후에는 경영 능력 있는 여성 분께 대리로 임무를 맡겼습니다. 직원 각자의 적성을 찾고 그에 맞는 업무를 주는 게 중요한 비결입니다.
<고메> 마지막 편집장이자 <고메>를 현대화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떻게 혁신을 이끌었나요?
당시 <고메>는 상의하달식으로 운영됐습니다. 편집자들은 “이런 일을 하게 될 거요”라는 말만 전해 들었지요. 회의는 없었습니다. 제가 회사에 들어가서 직원들에게 던진 말은 “여러분, 뭘 하긴 해야 하는데 어떤 걸 하면 좋을까요?”였어요. 첫 회의에서 저는 세 시간 동안 입도 떼지 않았어요. 모두 회의의 주도권을 잡고 싶어 했죠. 저는 모든 편집자가 자신의 권한이 있다고 느끼길 바랐어요. 제 마음에 들지 않는 기사라도 강하게 옹호하는 사람이 있으면 잡지에 실었죠. 지시 받는 걸 싫어하는 직원들에겐 매우 좋은 상사였어요. 지시받길 바라는 사람들은 재빨리 떠나더군요. 사 측인 콩데나스트(Condé Nast)는 편집자 전원을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고 했지만 제 기억에 해고된 사람은 한 명밖에 없어요.
자주성 외에 직원이 갖췄으면 하는 자질이 있나요?
저와는 다른 면에서 뛰어난 직원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잡지 디자인에 대해 저보다 훨씬 잘 아는 아트디렉터나 정말 비범한 아이디어를 가진 편집자, 세상에서 가장 깐깐한 교열자 같은 사람이요. 한 분야에 매우 뛰어난 사람에게 자유로운 권한을 주고 싶었어요.
<고메> 폐간은 충격적이었습니다. 다시 돌아간다면 고치고 싶은 점이 있나요?
고위 경영자들과 친분을 맺는 데 시간을 더 들여서 경영진과의 관계를 공고히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의욕이 지나쳤다거나 한도를 넘었다는 등 <고메> 폐간 이유로 흔히 거론되는 점은 하나도 바꾸지 않을 겁니다. 일이란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거니까요. 시간을 되돌려 질 낮고 열정 없는 잡지를 만들 생각은 없습니다.
<뉴욕타임스>나 콩데나스트처럼 기업 문화가 강한 곳에서 많이 일하셨는데요. 어떻게 적응하셨나요?
저는 항상 다른 일을 병행했습니다. 제가 책을 쓴 이유 중 하나는 저 자신을 그런 기업 문화를 잠깐 방문한 사람처럼 여기기 위해서였죠. 회사에 열정을 가지고 정말 열심히 일하긴 했지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될 순 없는 일인지라 완전히 소속감을 느낀 적은 없어요. 만약 일이 잘못 되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다른 일을 가지고 있는 편이 나았죠.
루스 라이셜(Ruth Reichl) 은 두려워하는 일에 도전하는 것이 최고의 커리어 전환이라고 말한다. 요리사로 일을 시작한 라이셜은 음식비평가, 회고록 집필자를 거쳐 2009년 갑자기 폐간된 잡지 <고메(Gaumet)>의 마지막 편집장으로 일하며 변화에 적응하는 법을 익혔다. 최근 시도한 식품 사이트 ‘길트 테이스트(Gilt Taste)’마저 문을 닫자 그녀는 소설가로 전향했다. 라이셜이 쓴 소설 <딜리셔스!(Delicious!)>는 현재 판매 중이다.
인터뷰: 앨리슨 비어드(Alison Be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