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ISABEL ALLENDE
Life’s Work
이사벨 아옌데Isabel Allende는 임종이 가까워진 할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를 소재로 소설 <영혼의 집>을 구상했다. 첫 작품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고, 후속작 역시 더 큰 성공을 거두자 본업을 그만두고 작가가 됐다. 지난해 출간된를 포함하여, 저서는 이제 20권을 넘어섰다.
인터뷰어 앨리슨 비어드Alison Beard
hbr.org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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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R: 작품을 쓸 때마다 <영혼의 집>을 쓰기 시작한 날짜에 작업을 시작하는 이유가 있나요?
아옌데:첫 책에 워낙 행운이 따랐으니, 징크스 같은 느낌으로 시작했죠. 지금은 그냥 규율이 됐다고 할 수 있어요. 일상이 워낙 바쁘다 보니 일년에 몇 달 정도는 현실에서 벗어나 있으려 해요. 여유와 침묵이 없으면 글을 쓸 수가 없거든요. 시작 날짜를 정해 두면 저에게도, 주변 사람들에게도 좋아요. 1월 8일이 되면 연락이 끊긴다는 걸 다들 알고 있으니까요.
시작한 후에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천천히요. 처음 몇 주는 끔찍합니다. 서술 시점도, 분위기도, 리듬도 찾지 못한 상태거든요. 거친 글이 나오고, 이때 쓴 부분들은 결국 대체로 쓰레기통에 들어간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형태를 갖추기 위한 훈련인 셈이죠. 몇 주가 지나면 캐릭터가 나타나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올바른 길에 접어들었다고 느끼게 돼요. 지금은 제 기술을 신뢰하게 됐지만, 이 기술을 터득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처음에는 작품 하나하나가 하늘에서 주는 선물이고, 같은 일이 절대 다시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있었죠. 하지만 이제 35년간 작가로 살다 보니, 주제를 정하고 충분한 시간을 보내면 거의 어떤 글이든 쓸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자신감을 갖고, 느긋하게 마음을 먹은 뒤 이런 과정을 즐기는 거죠.
가장 호평을 받았던 책들의 성공을 뒤쫓고 있다고 느껴질 때가 있습니까?
모든 책은 새로운 도전이고, 각각 다른 평을 듣게 됩니다. 회고록, 역사소설, 일반소설, 청소년 도서, 심지어 범죄소설도 썼어요. 그래서 전 작품을 비교하지 않고, “이 책이 <영혼의 집>보다 좋은가요? 아닌가요?” 같은 질문도 하지 않습니다. 한 권의 책은 하나의 제안일 뿐이에요. 테이블에 곱게 내려놓고 누가 집어 들지 기다릴 뿐이죠.
평생 일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한 적이 있죠. 왜 그렇게 결심하게 됐나요.
스스로 생계를 이어 나가고 싶으니까요. 제 삶을 형성한 요소 중 하나가 어머니를 피해자로 보는 시각이었어요. 아름다운 젊은 여성이 나쁜 남자와 결혼했고, 4년 안에 3남매를 낳고 그 남편에게 버림받는 바람에 친정아버지와 살아야 했죠. 어머니는 제대로 된 교육을 받거나 기술을 익히지 못했고, 할아버지에게 완전히 의존해 살았어요. 전 어머니를 사랑했고 늘 가깝게 지냈지만, 그렇게 살고 싶진 않았죠. 집에 있는 걸 잘 못참기도 해요. 제 두 아이를 정말 사랑하지만 육아는 시어머니와 양할머니에게 의지했어요. 전 일을 해야 했거든요.
번역: 석혜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