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LIGHT
CMO는 왜 오래가지 못할까?
킴벌리 A. 휘틀러, 닐 모건
해결 방법은 없을까?
In brief
문제점 조사에 참여한 CEO의 80%는 자사의 CMO에 대해 만족스럽지 않다고 답했다. 고위경영진 중에서 CMO의 이직률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 현상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원인 대다수의 CMO 직무가 제대로 된 설계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직무에 기대하는 내용이 그에 주어지는 권한이나 성과측정 지표와 일치하지 않는다.
해법 CEO는 어떤 유형의 CMO가 회사에 필요한지 먼저 정해야 한다. 전략중점형 CMO는 회사의 포지셔닝 및 제품에 대한 의사결정을 한다. 상품화중점형 CMO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매출을 끌어올린다. 전사총괄형 CMO는 전략중점형 CMO와 상품화중점형 CMO의 업무를 모두 맡으면서 손익 관리까지 담당한다. 채용담당자는 CEO가 CMO 유형을 잘 결정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CMO 직무를 충실히 설계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한편 CMO 지원자들은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자신이 맡을 역할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
2012년 한 대형 유통업체는 새로 최고마케팅책임자를 맡을 적임자를 찾기 시작했다. 직무소개서를 보면 모두가 부러워할 좋은 자리였다. 신임 CMO로 채용되면 회사의 매출과 이익을 끌어올리는 중책을 맡아 선두를 견인하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만 같았다. CMO로 이직을 꿈꿔왔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다하지 않을 기회로 보였다.
예상대로 수월하게 해당 업체는 소비재 업계에서 경험을 쌓은 노련하고 유능한 임원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신임 CMO는 당찬 포부와 함께 새로운 사무실로 출근했다.
하지만 1년 후 CMO는 심한 자괴감에 빠졌다. 직무소개서의 내용과 업계에서의 경력, 그리고 채용담당자 및 총괄 CEO와 나눴던 대화를 바탕으로 그는 자신에게 성장전략을 짤 수 있는 권한이 당연히 주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실질적인 역할은 대부분 광고, 소셜미디어 등 마케팅 활동에만 한정돼 있었다. 신제품 출시, 가격 책정, 점포 개설에 대해서는 어떠한 책임도 없었고 영향력도 제한적이었다. 해당 CMO 말에 따르면 진짜 문제는 그가 회사의 목표를 달성할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었다. 직무설계가 부실하고 CMO의 권한과 CEO의 기대치 사이 간극이 너무 커서 누구라도 성공적인 CMO가 될 수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 이 CMO는 필자들과의 면담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를 떠났다.
우리는 CMO가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는 조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며 이와 같은 일화들을 너무 많이 접했다. CEO와 CMO 간 관계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2012년 퍼네즈마케팅그룹이 세계 각국에서 실시한 설문 결과에서도 80%의 CEO가 자사의 CMO를 믿지 않거나 실망스럽게 여긴다고 답해 이들 간 갈등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에 반해 CFO와 CIO를 ‘믿지 않거나 실망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한 CEO의 비율은 불과 10%였다. CMO로 재직 중인 당사자들 역시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알고 있었다. 우리가 CMO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74%가 현재 직무에서 자신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었다.
이처럼 CEO와 CMO 사이의 순탄하지 못한 관계를 생각하면 고위경영진 중에서 CMO의 이직률이 유독 높은 이유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임원 헤드헌팅업체 콘 페리가 내놓은 고위경영진의 평균 재임기간 분석에 따르면 CEO는 8년, CFO는 5.1년, CHRO는 5년, CIO는 4.3년인 데 반해 CMO의 평균 재임기간이 4.1년으로 가장 짧았다. 필자들의 조사에서, CMO의 57%는 채용 후 지금까지의 재직기간이 모두 3년 이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CMO들의 퇴사 속도는 더 빠를 수 있다.(‘CMO의 재직기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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