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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관리 & 전략

왜 사무실 자리를 자주 바꾸면 좋을까?

매거진
2018. 3-4월(합본호)

왜 사무실 자리를 자주 바꾸면 좋을까?

자리 배치안이 정말 중요한 이유

 

은 직원들이 회사에서 자리 바꾸는 일을 성가셔 한다. 책상을 치우고 짐을 싸느라 일상 업무에 차질을 빚는데, 도대체 왜 하는 걸까?

 

디자인 회사들은 오랫동안 자리 배치를 바꾸는 게 좋다고 말해 왔다. 자유롭게 자리를 바꿔서 사람들이 무작위로 다양한 동료와 만날 때, 더 활발한 소통과 협업이 일어나고 창의력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몇몇 관리자도 이 주장에 동의한다. 이를테면 스티브 잡스는 픽사의 새 본사 건물을 설계하면서, 건물 아트리움에 그 유명한 대형 중앙 화장실을 설치했다. 직원들이 화장실에 가려면 좀 걸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지만, 계획에 없던충돌에서 혁신을 촉발하려는 속셈이었다. 수십 건의 연구가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사무실 자리를 바꿨을 때 얻는 경제적 이득을 증명하기 힘들었다.

 

카네기멜런대 이선기 교수는 익명을 요구하는 한국의 한 대형 전자상거래 회사가 사무실을 옮기는 과정에서 우연히 이것을 발견했다. 기존 건물에서는 전자제품, 아기용품, 패션용품 등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구매하고 반짝 세일 같은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는 6개 머천다이저(MD) 팀이 같은 공간에 있었고, 6개 팀은 다른 공간을 썼다. 두 집단은 중앙현관을 중심으로 서로 나뉘어 있었다. 회사는 새로운 사무실로 이전하면서 모든 팀을 한 곳에 넣고 싶었지만, 공간 제약 때문에 중앙현관을 중심으로 9팀은 개방된 한 공간에, 3팀은 다른 공간에 배치했다. 두 공간은 실내장식, 조명, 장비, 작업실까지의 거리, 경영진과의 근접성 등에서 똑같았고, 옛 사무실 환경과도 매우 비슷했다. 자리 배치에 대한 직원의 선택권은 없었다.

 

이 교수가 MD 60명이 사무실을 이전하기 전 120일과 이후 80, 200일 동안 체결한 38435건의 거래를 살펴봤더니, 더 많은 팀이 모인 공간에서 일하는 MD들이 사무실을 옮기기 전 모든 MD들이 맺은 계약보다 평균 25% 더 많은 신규 업체 거래를 따냈다. 실적이 늘어난 이유는 협업 때문이 아니었다. 직원들의 업무에 질적인 변화가 생겼다. 이 교수는 과거에 효과가 있었던 제안을 단순히 반복하는이용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탐구로 바뀌었기 때문에 이런 변화가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더 중요한 사실은, 잘 몰랐던 동료와 나란히 앉은 MD의 하루 평균 거래 수익이 사무실을 옮기기 전보다 40% 더 늘어난 16510달러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같은 창의성의 증가, 이용에서 탐구로의 전환은 회사에서 중간 이상 경력을 쌓고, 새로운 업무공간에서 적어도 몇 명쯤 낯선 동료를 만난 사람에게만 통계적으로 중요했다. 이 교수는 이렇게 설명했다. “일단 전문 분야에서 충분히 배운 다음 새로운 사람과 만나면 창의성이 더 높아질 겁니다. 특히 가까운 거리가 새로운 동료와 신뢰를 쌓고, 가치 있는 참신한 지식을 나누도록 촉진합니다. 이런 역량이 주어지면 새로운 지식을 결합해서 혁신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자동차에 전원을 꽂는 전기밥솥(생활과 레저 결합), 블루투스 기능을 내장한 귀마개(패션과 전자제품 결합), 음악이 나오는 배변 훈련용 변기(아기용품과 전자제품 결합) 같은 혁신적인 상품이 이렇게 조달됐다. 이 교수는 MD들이 새로운 동료와 직접 일하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그 대신 우연히 들은 대화, 오가며 나눈 몇 마디 말에서 영감을 얻어점진적창의성을급진적창의성으로 바꿨고, 그 결과 매출이 증가했다.

 

흥미롭게도 직원들의 물리적 공간 변화가 회사가 시도한 다른 변화, 즉 개별 성과급을 고정 임금으로 바꾼 것보다 성과를 개선하는 데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았다. 또 자리 배치는 효과가 빨랐다. 자리를 바꾸고 한 달 안에 모든 종류의 상품 거래가 늘었고, 80일 동안 추세가 이어졌다.

 

이 교수의 연구는 자리 배치 전후의 설정을 활용해, 물리적 공간 변화가 개인의 혁신과 판매 실적에 끼치는 영향을 조사한 최초의 사례다. 하지만 자리 배치가 협업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하는 수많은 연구 사례의 하나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1970년대 MIT 토머스 앨런Thomas Allen교수는 다국적기업 연구소 기술자들 간의 의사소통을 연구했다. 그가 발견한앨런 곡선Allen Curve’은 멀리 떨어져 앉은 사람들끼리 대화가 극히 줄어드는 현상을 보여준다. 지난 연구들이 대부분 기업을 대상으로 삼았지만, 다른 분야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진다. 예컨대 2015년 한 연구를 보면, 미국 상원의원들은 소속 정당과 상관없이 가까이 앉은 사람의 법안을 지지할 가능성이 더 크다.

 

이 교수는 앞서 본 한국 기업 사례에서 데이터를 계속 모았다면 성숙효과maturation effect[1]가 나타났을 거라고 말했다. “가까이 앉은 새로운 사람에게서 흡수할 수 있는 지식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사라지기 마련이죠.” 또 자신의 연구 결과를 너무 광범위하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이 교수의 연구는 집산주의collectivism문화를 가진 나라의 기술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비교적 작은 규모의 사원 집단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교수는 사무실 자리 배치를 바꾸면 다른 기업이나 세계 다른 곳에서도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모든 게 조직의 목표에 달렸어요. 생산성을 유지하려면 작업공간을 그대로 둬야 하는 사례도 확실히 있습니다. 특히 탁 트인 공간으로 옮기면 직원의 동기 부여와 만족도를 떨어뜨리고, 심지어 건강까지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조직이 지식을 공유하고 혁신 경쟁을 벌일 때는 주기적으로 자리 배치를 새로 해야 합니다.” , 이전에 단절됐던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신입사원에게는 더 많은 교육과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전제조건이다.

 

많은 회사가 우연한 상호작용을 장려하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폐쇄형 사무실과 심지어 칸막이만 설치된 큐비클 형 사무실을 없애고 책상과 책상이 이어진 개방형 사무공간을 선호하지만, 정기적으로 자리 배치를 바꾸는 회사는 드물다. 다음은 이런 드문 기업의 사례다. 게임회사 밸브Valve는 워크스테이션에 바퀴를 달아서, 직원들이 관심사와 프로젝트가 있는 곳으로 마음껏 옮겨 다닐 수 있게 했다. 여행 웹사이트 카약Kayak은 신규 채용을 빌미로 직원들을 여기저기로 보내고, 마케팅 소프트웨어 기업 허브스팟HubSpot은 몇 달마다 무작위로 자리를 재배치한다.

 

향후 연구과제는 자리 재배치가 이 한국 전자상거래 회사의 경우처럼 수익을 높이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직원들의 자리를 바꿔서 생산성을 올리는 일은 점점 흔해지고 있다. “이 발상은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서로 생각을 맞춰, 최고의 아이디어를 끌어내도록 합니다.” 이 교수의 말이다. “자리를 바꾸면 개인과 집단의 성과를 모두 높일 수 있습니다.”

 

번역: 손용수 / 에디팅: 조영주

 

[1]실험이나 조사연구에서 표본집단 구성원들이 정책의 효과와 상관없이 스스로 성장해서 인과적 추론의 타당성을 저해하는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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