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부족, 미국 경제에 독인가?
데이비드 웨슬
IN BRIEF
문제 미국 산업의 집중화 현상이 점점 심해지고 있는 건 명백한 사실이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꼭 경쟁을 저해한다고만 할 수 있을지 고심 중이다.
정답 단답형으로 답하자면 복잡한 문제다. 구글과 같은 혁신적 슈퍼스타 기업이 승자독식형 시장구조를 만들어 놓은 건 사실이지만, 이들의 성공은 약탈적 행위가 아니라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서였다. 그러나 IT 업계까지 모두 포함한 거시경제적 연구의 결과, 비정상적 쏠림현상이 있을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증상들이 대거 포착되었다. 수익 상승, 투자 약화, 약한 비즈니스 역동성 등이 그 증거다.
해결책 기업 독점행위에 대한 정부 전략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규제당국도 산업 로비스트의 말에만 귀를 기울이지 말고 경제 활력을 되찾고 소비자를 보호하는 데 좀 더 주력해야 한다. |
애플,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의 인기는 실로 엄청나지만, 그만큼 감시도 점점 더 세지고 있다. 이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일부 경제전문가, 법률학자, 정치가, 정책전문가 등은 이 기업들이 규모와 힘을 이용해 잠재적 경쟁자들의 싹을 잘라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이 기업들의 영향력이 너무 커 유럽에서도 규제당국이 오래전부터 주시하고 있다.) 이 공룡기업들이 야기하고 있는 문제는 유례없는 것이긴 하지만 사실 퍼즐의 한 조각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른다. 더 중요한 문제는 미국 경제 전체에 경쟁이 실종되었다는 것이다.
지금 미국 산업 내에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건 명백한 사실이다. 대기업이 창출하는 매출의 비중이 매우 크고, 투자에 비해 유례없이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이 현상이 반드시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다. 데이비드 오토David Autor, 데이비드 돈David Dorn, 로런스 카츠Lawrence Katz, 크리스티나 패터슨Christina Patterson, 존 반 리넌John Van Reenen의 스타 경제학자 군단은 기술혁신으로 인한 집중화 현상과 수익 증가는 긍정적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는 지금 승자독식의 세계에 살고 있고, 생산성이 높은 스타 기업이 가장 큰 시장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구글은 혁신성을 통해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보스턴대 제임스 베슨James Bessen은 하이테크를 제외한 산업군에서도 사업운영에 필수적인 독점기술을 보유한 스타 기업의 매출비중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들 기업은 시장 내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를 더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쏠림현상으로 악영향이 있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도 점차 더 많이 발견된다. 데이비드 오토의 경제학자 그룹은 “쏠림현상은 반경쟁적 힘이 있을 때 나타난다. 이 힘을 이용하면 독점적 기업이 잠재적, 실질적 경쟁자들의 시장진입과 확대를 막을 수 있는 여지도 더 커진다”로 설명한다. 실제 조사 결과, 항공, 맥주, 제약, 병원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이미 우월적 시장지위가 있는 기업이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라이벌 기업의 진출 또는 확장을 막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위너는 점점 더 커지고, 대부분의 신생 스타트업은 루저로 끝난다. 경쟁적 힘이 약해지면 생산성 증가세도 둔화되며 임금 상승은 더뎌지고 위너와 루저 간 격차는 더 커진다.
근본적인 문제가 ‘규모가 크다’는 것 그 자체는 아니다. 그보다는 규모, 쏠림, 그리고 가장 중요한 기존기업에 유리한 경쟁규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 현상이다. 현재의 경쟁 관련 규제는 모두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 있다. 이 기사에서 필자는 경쟁에 있어 산업 쏠림현상이 가져오는 부정적 효과를 살펴보고자 한다. 그런 다음, 반독점법과 규제가 오늘날의 경제지형 형성에 어떤 역할을 했는가를 검토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혁신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비즈니스와 노동시장의 역동성을 촉진하며,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전략을 찾고자 한다.
위험한 징후
10년 전 미국 항공산업에서는 최상위 네 개 업체가 전체 산업 매출의 41%를 차지했다. 지금은 65%를 차지한다. 가장 붐비는 노선에서는 경쟁이 심하긴 해도, 도시간 항로의 97%는 경쟁이 너무 없어서, 반독점 기준에서 보자면 ‘심한 쏠림현상’을 보이고 있다. 1990년대 대도시의 의료산업은 일부 병원이 시장의 65%를 독점해 ‘과도하게 집중화된’ 상태였다. 2016년 그 비중은 90%로 커졌다. 맥주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수제 맥주 업체가 많이 생겨나긴 했지만, 네 개의 맥주회사가 미국 맥주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독점현상이 유난한 것도 아니다. 2002년, 뉴욕대 경제연구원 로런스 화이트Lawrence White의 연구 결과 경제 전반적인 쏠림현상은 1980년대 초반부터 1990년대 말까지는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화이트가 다시 같은 연구를 실시했을 때, 판도는 완전히 달라졌다. 그는 학자답게 조심스러워하며 “전반적으로 쏠림현상이 완만하지만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라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도 미국 경제 센서스 데이터에서 유사한 트렌드를 찾아냈다. 이코노미스트는 개사료, 배터리 제조, 항공, 신용카드 등 893개의 산업군을 조사했고, 이 중 3분의 2에 해당되는 산업에서 2007년 이후 쏠림현상이 계속 심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산업 규모에 따른 가중치를 감안해 계산했을 때, 특정 산업군의 상위 네 개 기업이 차지한 시장 지분은 1997년 26%에서 2012년 32%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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