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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의 뉴로테크

매거진
2023. 3-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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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light

직장에서의 뉴로테크
직원을 위한 브레인 모니터링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직원을 위한 브레인 모니터링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두뇌 감시의 시대가 시작됐다. 신경과학과 AI의 발전은 소비자 뉴로테크neurotech 장치가 조만간 저렴하게 널리 보급될 것임을 예고한다. 뉴로테크 장치는 건식 전극dry electrodes을 통해 인간의 뇌를 컴퓨터와 뇌파 데이터를 분석하는 매우 정교한 알고리즘에 연결하는 장치를 일컫는 포괄적 용어다.

신경과학자들은 소비자 뉴로테크 장치의 초기 버전을 장난감보다 조금 나은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모두 개선되면서 신경기술은 더욱 정확해졌고 이제는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 오늘날 글로벌 뉴로테크 시장은 연평균 12% 성장률을 보이며 2026년까지 21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반짝 유행이 아니다. 개인적으로나 업무적으로 우리 자신과 웰빙에 대해 생각하고 살아가는 새로운 방식이다.

두뇌 센서는 개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범위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이제 뇌나 몸 전체의 근육 접합부에서 전기적 활동을 측정하는 간단한 웨어러블 장치를 사용해 뇌 활동과 근육의 생체 전기적 변화를 실시간 그래픽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런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면 자신의 감정, 각성도, 주의력을 ‘볼 수’ 있다. 내가 보수적인 사람인지 진보적인 사람인지, 불면증이 생각만큼 심각한지, 사랑에 빠졌는지 그저 욕망에 이끌린 건지 알 수 있다. 알츠하이머, 조현병, 치매 등의 발병과 관련된 특정 뇌 영역의 활동 둔화처럼 시간의 경과에 따른 신경기능 변화를 추적할 수 있다. 뇌전증이 있다면 사전 경고를 통해 발작에 대비할 수 있다. 축구선수라면 뇌진탕이 발생했을 때 즉시 진단을 내릴 수 있는 스마트 헬멧을 착용할 수 있을 것이다.

뉴로테크 장치는 상업과 경영 분야로도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전 세계 기업은 직장에서 착용하는 시계, 헤드폰, 이어폰, 안전모, 모자, VR 헤드셋에 신경 인터페이스를 통합해 피로
도를 모니터링하고, 주의력을 추적하고, 생산성을 높이고, 안전을 강화하고, 스트레스를 줄이고, 반응성이 높은 업무환경을 만들고 있다. 이는 고용주와 직원 모두에게 약속과 위험으로 가득 찬 새로운 미지의 영역이다. 뉴로테크 장치는 고용주에게 직원의 웰빙과 생산성을 개선해 더 건강하고 성공적인 조직을 만드는 방법을 제시한다. 하지만 고용주는 직원을 차별하는 데 사용될 만한 부수적 정보(예: 조기 인지기능 저하에 대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고용주가 수집하는 데이터와 이유가 투명하지 않다면 뉴로테크 장치가 직원의 신뢰와 사기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

신경기술의 발전은 확실히 직원들에게 중요한 개인정보보호 문제를 제기한다. 어떤 뇌 데이터가 수집되는지, 고용주가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할지 알 수 있는가? 업무 현장의 안전이나 생산성에서 얻은 이익이 무엇이든 기업이 성공하는 데 꼭 필요한 직원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그 이익은 상쇄돼 버릴 수 있다. 신뢰가 높은 조직의 직원은 생산적이고, 에너지가 넘치고, 잘 협업하고, 충성도가 높다. 신뢰가 낮은 조직의 직원은 무력감을 느끼며 참여도가 떨어진다. 참여도 저하는 심각한 문제다. 최근 미국 기업들은 이로 인해 매해 4500억~5500억 달러의 손실을 입는다고 추산된다.

위험은 현실이다. 40t 트럭을 모는 운전사가 운전대에서 졸지 않게 하는 것 같은 특정한 상황에서는 업무 현장에서 뇌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매우 좋은 아이디어로 보인다. 정신적 프라이버시에 대한 운전사의 권리가 공공의 안전보다 우선한다고 주장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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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영역을 성공적으로 탐색하려면 비즈니스 리더에게 지침이 필요하다. 나는 수년 동안 이 주제를 연구해왔다. 듀크대 법과 철학 교수이며 특히 신경기술에 중점을 두고 신흥 기술의 법적·윤리적 문제를 연구하고 있다. 국제신경윤리학회 회장과 NIH 뇌 이니셔티브의 신경윤리학 실무그룹 공동의장을 지냈으며 현재 국립과학공학의학 아카데미 신경윤리학자로 활동한다. 이 아티클에서 나는 신경기술 환경의 개요를 설명하고 직장에서 뉴로테크 장치를 사용할 때의 위험과 이점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방법에 대해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제공하려 한다.

아직 초기지만 수만 명의 노동자가 이미 초기단계 장치를 사용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은 컴퓨터 마우스와 키보드 같은 주변 장치를 헤드셋, 이어폰, 손목에 차는 장치에 통합된 신경 인터페이스로 대체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직원, 고용주, 사회의 이익을 신중하게 고려하면서 우리 앞에 열리는 새로운 세계에 어떻게 가장 잘 참여할지 실용적으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건설, 트럭 운송, 항공 같은 산업에서는 전 세계 수천 개의 회사가 이미 직원들이 졸지 않는지 확인하기 위해 신경기술 장치를 사용하고 있다.



활용 영역

우선 신경기술이 이미 직장에서 사용되는 3가지 방법, 즉 피로도 추적, 주의집중 모니터링, 작업자의 뇌에 맞게 업무환경 조정하기를 살펴보자.

피로도 추적 2019년 스마트캡SmartCap의 CEO 팀 에커트Tim Ekert는 과감한 선언을 했다. 에커트는 회사의 주력 툴인 라이프밴드LifeBand를 소개했다. 라이프밴드는 단독으로 착용하거나 안전모나 모자에 통합할 수 있는 EEG 센서가 내장된 피로 추적 헤어밴드다. 에커트는 라이프밴드가 “미국의 트럭 운송산업을 혁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라이프밴드는 뇌파 데이터를 수집해 스마트캡의 라이프앱LifeApp에서 처리한다. 라이프앱은 독점 알고리즘을 사용해 착용자의 피로수준을 1단계 ‘매우 맑음’에서 5단계 ‘졸음을 참을 수 없음’의 척도로 평가한다. 노동자가 위험하게 조는 걸 시스템이 감지하면 직원과 관리자 모두에게 조기 경고를 보낸다.

광업, 건설, 트럭 운송, 항공 등의 산업에서는 전 세계 5000개가 넘는 회사가 이미 스마트캡을 사용해 직원들의 졸음을 방지하고 있다. 스마트캡과 이와 비슷한 EEG 시스템은 공장, 항공관제탑, 수술실, 실험실 등 피로가 안전에 악영향을 미치는 모든 종류의 고용환경에서 사용될 수 있다. 안전이 유일한 관심사는 아니다. 피로는 동기 부여, 집중력, 협업도 방해한다. 반응시간을 늦추고, 판단력을 약하게 만들며, 심지어 매우 단순한 정신적·육체적 작업을 수행하는 작업자의 능력도 손상시킨다. 이로 인해 연간 약 1360억 달러의 생산성 손실이 발생한다.

피로는 사회에도 치명적인 비용을 안긴다. 시카고에서는 기관사가 잠이 드는 바람에 오헤어 국제공항역으로 진입하는 교통당국 열차가 철로를 이탈했다. 열차가 에스컬레이터에 부딪혀 32명이 다쳤다. 뉴욕에서는 열차기관사가 포킵시에서 맨해튼의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까지 통근열차를 운행하던 중 잠이 들었다. 열차는 시속 110㎞ 커브를 시속 300㎞로 돌다가 탈선했다. 4명이 사망하고 70명이 다쳤으며 수백만 달러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플로리다 시트라에서는 기관사가 인산염을 가득 실은 화물칸 100량을 끄는 열차를 운행하다가 잠이 들었고, 석탄열차와 정면으로 충돌했다. 화물칸 32대가 선로를 이탈하면서 1346t의 석탄, 1150t의 인산염, 2만8000t의 디젤연료, 290t의 배터리 산이 유출됐다. 항공 사고는 이보다 훨씬 덜 발생하지만 지난 수십 년 동안 적어도 16건의 주요 항공기 추락 사고가 조종사의 피로 때문에 발생했다.

신경기술과 뇌 활동을 해독하는 알고리즘이 계속 발전하면서 신경 인터페이스는 직장에서 피로를 모니터링하는 훌륭한 기준이 될 것이다. 고용주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곧 안전과 생산성에서 얻는 이익이 직원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비용보다 더 중요하다고 결정할 것이다. 하지만 직장에서 브레인 웨어러블을 통해 결과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주로 고용주가 그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렸다. 이를테면 직원이 장치에서 실시간 피드백을 받아 스스로 조치를 취할 수 있는가 아니면 관리자가 직원의 피로도를 직접 모니터링하는가? 관리자는 그 정보를 사용해 업무 조건을 개선하는가 아니면 징계 조치, 급여 삭감, 해고를 정당화하는가?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이 뇌파 모니터링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보통 뇌 활동 추적과 관련한 사회적 규범과 법률이 없기 때문에 현재 기업들은 피로도 모니터링과 관련해 자체 규정을 만들고 있다. 어떤 기업은 스마트캡과 이와 유사한 기술을 사용해 직원의 근무조건을 최적화한다. 어떤 기업은 직원을 처벌하기 위해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대체로 고용주가 작업장 감시에 접근하는 방식이 그렇기 때문이다. 직원이 컴퓨터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추적하는 기업들에 대한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고용주의 26%가 잘못된 인터넷 사용으로 직원을 해고했으며 25%는 잘못된 이메일 사용으로 해고했다. 기업이 직원의 컴퓨터뿐 아니라 뇌까지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하기란 어렵지 않다.

주의집중 모니터링 사람은 보통 한 번에 오랜 시간을 집중하지 못한다. 생물정보 기업 이모티브Emotiv의 전 사장 올리비에 울리에Olivier Oullier는 신경기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몇 년 전 포천 글로벌테크 포럼에서 울리에는 주의력 관리를 위한 이모티브의 기업 솔루션, MN8을 선보였다. MN8은 평범한 이어폰처럼 생겼다. 실제로 음악을 듣거나 전화회의에 참여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한 귀에 하나씩, 두 개의 전극만으로 고용주는 직원의 스트레스와 주의력 수준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모티브는 독일 소프트웨어 회사 SAP와 협력해 직원의 뇌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직원 및 관리자와 실시간으로 맞춤화된 피드백을 공유하는 시스템인 포커스 UX를 만들었다. SAP는 포커스 UX가 직원들이 ‘그 순간 가장 잘 처리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보다 반응성 높은 업무환경을 만드리라 내다보고 있다.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설명하기 위해 울리에는 가상의 상황을 묘사한다. MN8을 착용한 데이터과학자가 팀과 몇 시간 동안 화상회의를 하고 이제는 코드를 검토한다. 시스템은 알파 뇌파 활동을 통해 뇌의 주의집중 상태를 점검한다. 독점 기술의 알고리즘을 통해 과학자의 주의력이 흐트러지는 것을 보고 노트북에 메시지를 보낸다. “크리스티나, 이제 휴식시간입니다. 집중력을 재설정하기 위해 잠깐 산책을 하시겠습니까 아니면 5분 가이드 명상을 하시겠습니까?”

포커스 UX 데이터는 직원의 인지 부하를 평가하고, 개개인을 전체 인력과 비교하고, 생산성을 위해 인력을 어떻게 최적화할지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승진, 유지, 해고 결정을 내리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른 기업에서도 유사한 기술을 제공한다. 록히드 마틴의 CogC2(Cognitive Command and Control)의 경우 직원의 업무 부하에 대한 실시간 신경생리학적 평가를 회사에 제공해 ‘생산성 증가와 직원 만족도 향상을 위해 인력을 최적화’할 수 있게 한다. 바이에른 주 교육부가 자금을 지원한 연구에 따르면 이제 EEG를 사용해 개인이 참여하는 활동 유형을 분류할 수도 있다. 뇌파 데이터의 패턴 분류가 더욱 정교해지면서 고용주는 직원이 깨어 있는지 아니면 다른 생각을 하는지뿐만 아니라 소셜미디어를 서핑하는지 아니면 코드를 개발하는지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조만간 고용주가 직원들의 주의력이 흐트러지기 시작할 때 다시 업무로 돌아오도록 유도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다. MIT 미디어 랩은 안경과 웨어러블 스카프에 내장된 EEG 센서를 통해 몰입도를 측정하는 어텐티브UAttentivU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장치는 착용자의 몰입도가 떨어질 때마다 진동의 한 형태인 햅틱 피드백을 보낸다. 연구자들은 햅틱 피드백을 받은 사람이 받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높은 몰입도 점수를 기록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미디어 랩은 결과에 기뻐하면서도 오용의 위험을 인정하며 “직장이나 학교에서 아무도 이 시스템을 사용하도록 강요당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일부 직원은 뇌 활동 데이터를 이용해 생산성을 높이려고 이런 시스템을 자발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그러면 자율성을 지키면서도 시간관리를 개선하는 이점을 얻을 수 있다. 다른 신경 피드백 접근법과 마찬가지로 생산성을 위한 자가 모니터링은 직원들이 언제, 왜 자신의 주의력이 산만해지는지 파악해서 좋은 업무습관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일부 조직이 노동자에게 뇌 생산성 기술을 강요하고 주의력을 생산성 측정의 척도로 삼으려는 유혹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의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기업은 현재 웹캠을 사용해 눈의 움직임, 신체 자세, 얼굴 표정을 업무 주의력의 척도로 추적하고 이런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의력이 떨어지는 직원을 질책한다. 이런 식의 모니터링은 특히 원격근무 전환과 함께 점점 보편화되고 있다. 하지만 주의력을 직원 성공의 척도로 사용하는 것은 고용주에게 심각한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앨버트 아인슈타인과 아이작 뉴턴 모두 인정했듯 창의적 아이디어는 업무를 계속하는 것만큼이나 딴생각을 할 때 나온다. 30개국의 900개 보스턴컨설팅그룹 팀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정신적 휴식시간이 각성을 높이고, 창의력을 향상시키며, 업무 결과의 질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자가 자신의 주의력이 모니터링된다는 사실을 알면 비생산적으로 보일까 봐 두려워 주의를 집중하고 당면한 업무에 다시 집중하기 위한 일을 해서 정신적 휴식시간을 최소화하려 할 수 있다.

생산성만 떨어지는 게 아니다. 건강도 저하된다. 정신적 휴식시간이 없으면 직원들은 종종 심각한 업무 부담을 경험한다. 이는 우울증, 불안증, 궤양, 심혈관질환, 심지어 자살충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건강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직장에서 주의력, 스트레스, 그 밖의 인지 정서적 기능 수준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시행하는 뇌 감시에는 적나라하고 심각한 단점이 있다. 직원 생산성이 향상된다는 점을 포함해 잠재적 이점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런 혜택은 순전히 추측에 불과하다. 현재로서는 고용주가 이런 유형의 뇌 감시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좋다.



직장을 더 안전하고 직원들의 웰빙에 더 적합하도록 만드는 인지 인체공학은 신경기술의 새롭고 유망한 응용분야 가운데 하나다.



더 적응적인 업무환경 조성 신경기술, AI, 로봇공학이 계속 발전하면서 뇌 활동 신경 인터페이스 장치를 통해 더 적응적인 직장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연구원들은 직원의 마음 상태에 따라 로봇이 업무속도를 조정하는 직원용 EEG 헤드셋을 실험하고 있다. 한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인지 부하를 모니터링하고 스트레스 징후를 감지하는 EEG 헤드셋을 착용했다. 로봇 동료들은 데이터에 반응해 노동자에게 딱 맞춰 속도를 줄이거나, 높이거나, 일정한 속도를 유지해서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생산성을 극대화했다.

다른 연구자들은 자동화가 산업 환경에서 표준이 되고 조립 작업자가 점점 더 복잡한 조립 공정을 수행하게 되면서 EEG 센서가 작업자에게 가중되는 인지 부하를 모니터링하고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최근 한 연구에서 벨기에의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다양한 수준의 인지 부하(낮음, 높음, 과부하)를 받으며 모의 공장에서 조립 작업을 하게 했다. 연구진은 EEG 활동과 눈의 움직임을 추적해 높은 인지 부하와 인지 과부하를 구분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인지 과부하는 작업자에게 오류, 안전 위험, 건강 악영향을 유발할 수 있다. 미래의 스마트 제조시스템은 인지 과부하를 피하면서 더 높은 인지 부하를 허용하도록 생산 수준을 자동으로 조정해 ‘인지 인체공학’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다.

일부 회사는 이미 직원의 뇌에서 나오는 피드백에 따라 업무환경에 변화를 주고 있다. 이를테면 마이크로소프트의 휴먼 팩터Human Factors 팀은 직원의 뇌 건강과 기능에 더 잘 반응하도록 사무실 환경과 제품을 조정하는 데 도움을 줬다. 연구원들은 직원 2명으로 구성된 13개 팀에 대면과 원격으로 비슷한 작업을 함께 완료하도록 요청했고 원격 협업이 뇌의 스트레스를 높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속 화상회의 vs. 대면회의에서 직원의 뇌 반응을 확인한 두 번째 연구에서는 화상회의가 인지적으로 더 많은 스트레스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협업하는 동안 공유되는 물리적 공간을 시뮬레이션하기 위해 회의 참가자에게 공유 배경을 제공하는 팀즈 기능인 투게더 모드Together mode를 도입했다. 초기 결과는 낙관적이다. 투게더 모드에서 참가자들의 뇌 활동은 온라인 회의의 전통적 그리드보기 방식을 사용하는 참가자들보다 인지 부담이 낮았다.

휴먼 팩터 팀은 또한 회의 피로를 해결할 수 있는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방법을 발견했다. 자발적으로 참여한 직원들의 뇌파 활동을 모니터링한 결과 회의 사이에 짧은 휴식을 취하는 사람이 연속해서 회의에 참석하는 사람보다 스트레스 수준이 낮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휴식시간 동안 뇌파 기반 명상 가이드를 제공했더니 직원들의 웰빙과 다음 회의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됐다.

업무환경을 더 안전하고, 더 반응성 높고, 직원의 웰빙에 더 적합하게 만드는 인지 인체공학은 신경기술의 새롭고 유망한 응용 분야 중 하나다. 기업은 이를 실험할 수 있는 기회를 받아들여야 한다.

브레인 웨어러블의 책임감 있는 사용

위험은 최소화하면서 브레인 웨어러블에서 얻는 이점을 최대화하려면 회사는 사용하는 시기와 방법을 명시한 정책과 관행을 채택해야 한다. 5가지 핵심 영역에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1)직원의 권리 직원에게는 정신적 프라이버시 권리가 있다. 정부는 프라이버시에 대한 국제인권의 일부로 이를 성문화해야 한다. 정신적 프라이버시 권리는 트럭 운전사의 피로도를 모니터링하거나 항공관제사의 주의력을 추적하는 일처럼 브레인 웨어러블의 용도를 합법적 목적으로 범위를 제한하는 부담을 기업에 안길 것이다. 합법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동안 부수적으로 수집될 수 있는 다른 뇌파 데이터에 무단으로 접근하는 행위를 금지할 것이다. 기업이 원래 수집한 목적 이외에 다른 목적으로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도 금지해야 할 것이다.

(2)개인정보보호 법률과 규정 고용주는 생체인식 개인정보보호법률을 숙지하고 요구사항에 맞는 정책을 실행해야 한다. 뇌파 데이터 수집은 미국의 일부 지역에서 엄격한 개인정보보호법과 규제 요건의 적용을 받거나 받을 예정이다. 사전에 서면 동의 없이 직원들에게 모니터링한 내용을 적절히 공개하지 않으면 고용주는 재정과 평판 면에서 값비싼 대가를 치를 수 있다. 예를 들어 2022년 10월 약
4만5000명으로 이뤄진 집단소송에서 직원들은 북미 최대 화물철도망 중 하나인 BNSF 철도를 상대로 한 배심원 평결을 통해 2억2800만 달러(약 2900억 원)를 받았다. 회사가 일리노이 주의 ‘생체인식정보 개인정보보호법Biometric Information Privacy Act’을 위반해 지문 데이터를 수집·저장했기 때문이다. 생체인식 뇌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과 관련된 고유한 책임 위험을 감안할 때, 직장에 신경기술을 도입하려는 회사는 유럽의 ‘일반데이터보호규정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을 비롯해 미국의 여러 주와 다른 국가에서 제정한 법률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3)이용약관 적절한 경우 고용주는 직원들에게 직장에서 브레인 웨어러블을 사용해 자신의 스트레스 수준, 주의력 저하, 인지 부하 증가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또 회사는 웰빙을 개선하려는 직원에게 가이드 명상과 다른 뉴로피드백 툴을 제공할 수 있다. 직원이 이런 툴을 사용하기로 선택했다면 회사는 특정한 목적을 위한 사용에 직원이 명시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한 수집된 신경 데이터에 접근하거나 마이닝해서는 안 된다. 직원은 자신에 대해 수집한 모든 신경 데이터 사본과 여기서 도출된 해석을 얻을 권리를 가져야 한다. 동의 없이 이런 툴을 사용하는 건 신뢰를 위반하고 창출될 수 있었던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다. 직원에게 자신의 뇌 데이터를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면 신뢰를 쌓고 관련된 합법적인 뇌 데이터만 수집하도록 보장할 수 있다. 수집되는 데이터의 품질을 확인하고 직원이 잘못된 해석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도 있다.

(4)공개 생체인식 데이터 수집과 관련한 법률이나 다른 규정에 관계없이 고용주는 브레인 웨어러블 장치에서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고 어떻게 사용할 생각인지 직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뇌 데이터를 수집하는 목적과 여기서 도출된 통찰에 대응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 상세하게 밝혀야 한다. 또 직원이 업무 중일 때에만 브레인 웨어러블에서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고용주가 EEG 센서가 내장된 헤드폰을 제공하고 직원이 업무뿐만 아니라 여가활동에도 헤드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경우, 고용주는 ‘업무 외’ 시간에 신경 데이터를 수집해서는 안 된다.

(5)뇌 데이터 저장 고용주는 데이터 최소화를 위한 모범사례를 채택하고 가능한 한 장치 제조업체, 소프트웨어 회사, 고용주의 서버가 아닌 직원의 기기에 뇌 데이터를 저장해야 한다. 이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인간은 자신의 감각을 마음 속 정보와 가장 밀접하게 연결하기 때문에 신경 데이터는 특히 민감한 문제다.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개선되면서 신경 데이터를 마이닝하고 해석하는 능력도 향상됐다. 회사는 직원이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는지, 시간이 지나면서 뇌의 인지적 또는 정서적 변화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훨씬 더 많이 알게 될 것이다. 고용주는 신경 데이터의 무단 접근, 파괴, 공개, 사용의 위험에 대한 보안 보호 장치를 갖춰야 한다. 이를테면 제한적 목적을 달성한 뒤 뇌 데이터가 ‘덮어쓰이게’ 해야 한다.

신경 인터페이스는 사람들이 기술과 상호작용하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가 되기 위해 기존의 주변 장치들과 점점 더 경쟁하게 될 것이다. 회사에 직원과 직원 웰빙에 대한 강력하고 새로운 통찰을 제공하고 직장을 더 안전하고 생산적으로 만드는 방법을 보여줄 것이다. 이런 이점을 실현하기 위해 고용주는 이 기술이 정신적 프라이버시에 미치는 고유한 위험을 이해하고, 직원에게 권한을 부여하며, 미래 인력의 신뢰를 얻는 명확한 회사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니타 A. 파라하니(Nita A. Farahany)
는 듀크대 법과 철학 석좌교수이자 신기술의 윤리적, 법적, 사회적 영향을 연구하는 학자다. 이 아티클은 파라하니의 책 (St. Martin’s Press, 2023)을 각색한 것이다.

번역 한지은 에디팅 조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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