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은 누구나 바쁘다. ‘시간 빈곤Time Poverty’과 스트레스로 회사의 생산성은 떨어지고 직원들은 번아웃에 시달린다. 분주하게 움직이면 좋은 실적이 나온다고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인
우리 기업 문화는 ‘바쁨busyness’을 숭배한다. 심지어 이런 문화가 주는 장기적 피해를 공공연히 알고 있는데도 여전히 조건반사적으로 초과근무를 한다. 빈둥거림을 경시하는 분위기, 바쁘게 일하는 순간 차오르는 만족감, 자신의 노력을 정당화할 필요성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대안
경영진이 나서 직원들이 ‘딥 워크deep work’를 할 시간이 있었는지 감사한다. 유급휴가 의무화, 실적 기반 보상 제도, 바쁨이 아닌 웰빙을 권장하는 행동 솔선수범하기, ‘느슨한’ 시스템 도입을 통해 더욱 회복탄력적인 회사를 운영할 수 있다.
필자는 2019년 저서 (국내 미출간)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갔던 한 남자에 대한 일화를 소개한 적이 있다. 영어를 잘 못했던 그는 이민 초기 ‘바쁘다busy’라는 말의 뜻이 ‘좋다good’인 줄 오인한 채 생활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미국 사람들에게 “요즘 어떻게 지내냐?”고 안부를 물을 때마다 번번이 “바쁘네요”라는 대답을 들었기 때문이다.
성과 코칭 기업 힌트사Hintsa 최고운영책임자COO 노라 로젠달Nora Rosendahl이 실시한 소규모의 사회과학 실험에서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왔다. 로젠달이 “잘 지내나요?”라는 질문에 사람들이 어떻게 대답하는지 일주일 동안 기록한 결과를 보면 거의 10명 가운데 8명이 “바빠요”라고 대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학계 연구결과를 보면 우리가 사는 이 시대가 갈수록 얼마나 더 숨 가쁘게 돌아가는지 잘 알 수 있다. 이를테면 명절 인사의 글귀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1960년대 이후 “미친 듯이 바쁘다”라고 신상을 토로한 내용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버드경영대학원 애슐리 윌리엄스Ashley Whillans가 갤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시간이 항상 부족하다”고 답한 미국 내 직장인의 비율이 2011년에는 70%였다가 2018년에는 80%까지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