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비즈니스리뷰

2011년 한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된 후 정식 상품화를 거쳐 시장에 나온 꼬꼬면은 출시된 지 6개월도 안 돼 무려 1억 개가 판매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한국인에게 친숙한 ‘닭고기 육수’를 기본으로 하는 ‘하얀 라면’을 기치로 내걸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죠. 라면업계 후발주자였던 한국야쿠르트는 라면 사업을 담당하는 팔도를 별도 법인으로 분사하고 500억 원을 투자해 꼬꼬면을 위한 생산라인 증설에 나섰습니다. 꼬꼬면의 인기를 발판 삼아 점유율을 높여보겠다는 전략적 판단이었습니다.

라면에 대한 기존 패러다임인 ‘빨간 국물’을 대체하기에는 힘이 충분치 않았나 봅니다. 해가 바뀌자 판매량이 줄어들었습니다. 증설한 공장 설비는 고스란히 손실로 남았습니다.

한때 무서운 기세로 팔려나갔던 허니버터칩도 비슷한 길을 밟았습니다. 2014년 출시된 허니버터칩은 나오자마자 초강력 인기몰이를 했습니다. 한 사람 앞에 한 봉지만 판매한다는 편의점이 있는가 하면 허니버터칩을 다 먹고 과자봉지를 밀봉해 냄새를 판다는 중고 거래글이 올라올 정도였습니다. 해태제과는 2016년 강원도에 제2공장을 세우며 허니버터칩 생산라인을 2배로 늘렸지만 이후 인기는 시들해지고 말았습니다.

시장 수요가 급증했을 때 그에 대응해 신규 생산능력 확보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통합적인 성장 전략’을 강조하는 게리 피사노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는 다시 생각해보라고 단언합니다. 그는 “급속한 성장이 기업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런 성장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인적자본은 충분한지, 수요가 줄어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등을 다양하게 고려하라”고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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