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 고위경영진이 일터에서 최대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어떤 성취를 이룰 수 있을까? 무엇이 이런 성취를 가로막고 있을까? 이것이 바로 2022년에 루트캐피털Root Capital의 리더들이 고심한 질문이다.
1999년 윌리 풋Willy Foote이 설립한 비영리 투자회사 루트캐피털은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동남아시아의 농장 협동조합에 소액의 운전 자금을 대출해주는 일을 한다. 열정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리더들이 풋과 함께 초기 20년 동안 성공적으로 회사를 이끌었다. 하지만 회사의 규모와 야심이 커지면서 경영상 어려움도 커졌다. 2018년 회사는 풋이 조직문화와 이해관계자 관계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일상 업무를 담당할 COO 자리를 신설했다.
2020년 루트캐피털은 신규 대출·자문 서비스를 포함한 5개년 성장 전략을 개시했다. 이를 위해 최고위 팀 내 특정 역할을 변경하고 여러 새로운 역할을 추가해야 했다. 더불어 높은 수준의 기능간 통합과 협업이 필요했는데 둘 다 회사의 강점이 아니었다. 혁신은 종종 비즈니스와 단절된 듯 보였고 전략은 너무 더디게 실행됐으며 너무 많은 의사결정이 최고위층까지 올라오면서 조직의 업무 처리 속도가 느려졌다. 그러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닥쳐 경영의 모든 측면이 더욱 어려워졌고 고위경영진과 조직 전체의 내부 운영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쳤다.
2022년에 이르자 루트캐피털 최고경영진은 한 팀으로 회의하고 토론하고 이끄는 구조와 규율을 더 이상 끌고 가지 못했다. 일부 임원만 새로 주입된 자본을 배치하는 방법에 대한 논의에 참여할 수 있었고 나머지 임원들은 배제됐다. 의사소통은 서로 단절되고 일관성도 없었다. 조직 하부는 상부에서 명확한 목적과 방향을 제시해 주기를 바랐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는 이름뿐인 팀이었습니다.” 풋은 말했다. “우리는 표류하고 있었고 조직도 그것을 보고 느꼈죠.”
루트캐피털 경영진은 결단을 내릴 시점에 이르렀다. 이들은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취약성과 겸손함으로 팀이 더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는 새로운 집단행동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자주 만났는지, 문제에 대해 어떻게 토론했는지, 함께 어떻게 전략을 개발했는지 등 모든 것을 검토했다.
팀을 다루는 것은 어느 수준에서나 어려운 일이지만 최고위 팀의 경우 그 어려움이 기하급수적으로 증폭된다.
루트캐피털 최고위 팀에 공을 들이자 조직 성과에 큰 변화가 나타났다. 그리 놀라운 결과는 아니다. 최근 베인앤드컴퍼니가 기업 125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매우 효과적인 경영진이 이끄는 조직의 매출 성장, 수익성, 총주주수익률은 연구대상 기업의 평균보다 3배가 높다. 매우 효과적인 리더십 팀은 지속적으로 높은 직원유지율, 생산성, 직원 사기와도 상관관계가 있다. 간단히 말해 효과적인 리더십 팀은 힘의 증폭제다. 최고위 팀의 효율성은 조직 전체로 퍼진다.
비효율성도 마찬가지다. 최고위 팀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으면 회사 전체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생산성이 크게 낮아지며 매출이 떨어지고 직원 이직률이 높아질 수 있다. 이런 문제는 너무 흔하다. 2020년 창조적리더십센터가 고위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분의 2가량이 회사 최고위 팀이 비효율적으로 굴러간다고 생각했고 20%만이 최고위 팀의 성과가 높다고 생각했다.(우리가 말하는 최고위 팀은 전략을 세우고 조직이나 사업부, 기능부서 내 직원들의 전략 실행에 책임을 지는 리더십 팀을 의미한다.)
리더가 어떤 어려움에 직면했는지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 팀을 다루는 것은 어느 수준에서든 어려운 일이지만 최고위 팀의 경우 그 어려움이 기하급수적으로 증폭된다. 최고위 팀은 조직의 가장 중요하고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분투는 거의 사느냐 죽느냐 수준이다. 한 전문가의 말처럼 최고위 팀은 “진짜 어려운 일을 하기 위해 존재”한다.
문제의 일부는 기업이 리더십 팀보다 개별 리더의 개발을 우선시한다는 점에 있다. 경영대학원, 경영 서적, 미디어 모두 리더십을 개인이 발휘하는 스킬로 치켜세운다는 점을 감안하면 납득할 수 있는 선택이다. 높은 성과를 내는 팀의 또 다른 장애물은 내부 역학관계다. 개별 구성원이나 파벌 간에 서로 상반되는 관점이나 상충하는 의사소통 스타일을 갖는 것은 흔한 일이다. 팀이 그런 역학관계를 고심하지 않거나 인식하지도 못하는 경우도 흔하다. 안타깝게도 최고위 팀은 이런 어려움을 인정하면 많은 이해관계자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비밀에 부치는 경향이 있다. 대신 문제를 함구하며 그럭저럭 버티거나 CEO가 문제 있는 팀원을 교체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뿌리 뽑으려 한다.
두 경로 모두 기능 장애로 이어진다. 조직은 개별 리더가 느슨하게 소속된 집단으로서의 리더십 팀이 아닌 집단행동 단위로 작동하는 강력하고 효과적인 리더십 팀 개발을 우선시해야 한다. 루트캐피털 리더십 팀이 바로 이 방법을 택했다. 리더들은 한 팀이 되기 위해 힘들면서도 신중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팀의 본질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이 아티클에서 우리는 동료 이닛 나룰라Ineet Narula와 함께 연구하고 현장에서 컨설팅을 하며 알아낸 효과적인 최고위 팀의 핵심 특성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그런 다음 이런 행동을 통해 최고위 팀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4단계 프로세스를 소개하겠다.
CEO는 종종 최고위 팀 구성원들이 동료의 목표 또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당혹감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