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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관리 & 인사조직

창의적인 직함은 직원들에게 활력을 불어넣는다

매거진
2016. 5월호

TALENT

창의적인 직함은 직원들에게 활력을 불어넣는다

 

창의성이 돋보이는 직함은 업무로 인한 번아웃[1]증세를 완화시키고 직업 만족도를 높여준다.

 

함은 대부분 흥미로운 것과는 거리가 멀다. 직장인에게 직함이란 명함에 새겨 넣고, 링크트인LinkedIn 같은 비즈니스 소셜 네트워크의 페이지를 장식하며, 업무상 자신을 소개할 때 사용하는 명칭일 뿐이다. 그런데 이 직함을 창의성을 발휘할 기회로 바라보는 회사들이 있다. 디즈니에서는 놀이공원 직원들을캐스트 멤버cast members’라고 부르고 엔지니어와 멀티미디어 전문가들을이매지니어스imagineers’라고 부른다. 서브웨이는 생산직 근로자들을샌드위치 아티스트라고 부른다. 리셉셔니스트를첫인상 관리자directors of first impressions’, PR 직원들을브랜드 전도사brand evangelists’라고 부르는 회사도 있다.

 

이처럼 직원들에게 새로운 직명(職名)을 선사하려는 노력이 엉뚱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런던경영대학원 댄 케이블Dan Cable 교수가 지난 10년에 걸쳐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새로운 직함을 활용하는 방법은 직원들의 업무 태도를 개선하고 취직을 원하는 지원자 수를 증가시킬 수 있는 적절한 도구로 간주될 수 있다. “지금까지 직함은 표준화나 척도와 관련된 것이었죠. 그런데 회사에 필요한 우수한 인재들이 직함 때문에 잘못된 인상을 주게 되고 지원을 꺼리는 경우가 자주 있었어요. 이제 기업들은 직함이 직원들에게 있어서 자신이 누구이고,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보여주는 위력적인 상징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케이블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그는 2014년 동료 두 명과 함께자기 반영적인' 직함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이래 이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이 연구 논문에서는 난치병에 걸린 어린이들을 지원하는 국제적인 재단인 메이크어위시Make–a–wish Foundation의 지부 하나를 면밀히 관찰하는 사례가 등장한다. 이 지부의 CEO는 직원들에게 공식 직책 외에 재미난 직함을 만들도록 했다. “우리 연구팀은처음에는 회의적이었지만, 직접 관찰하고 주의 깊게 대화를 나눈 결과 직함을 변경하는 일로 인해 진짜 심리적 혜택이 생기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케이블 교수는 설명한다. 재단 직원들은 참신하게 바뀐 직함 덕분에 자신의 직업이 더 의미를 갖게 됐고 아픈 아이나 죽음을 앞둔 아이를 둔 가족들과 일하면서 겪는 감정적 고초를 다루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이 프로그램 덕분에 사람들이 자신의 업무가 지닌 본연의 목적에 더 집중하게 됐고, 그 결과 스트레스도 덜 받게 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역학 관계가 본격적인 업무 환경을 바탕으로 한 실험에서도 유효한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자들은 한 병원의 지점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함께 협업을 진행했다. 병원 직원들로 구성된 한 그룹의 경우에는 새 직함이 메이크어위시 직원들의 삶에 도움이 된 사례를 들려준 다음에 직원들로 하여금 직접 새로운 직함을 만들도록 했다. 그러자 전염병 전문가는병원균 킬러germ slayer’, 예방 접종을 맡은 간호사는민첩한 주사quick shot’, X선 기술자는뼈 수색대bone seeker’라는 명칭을 지어냈다. 연구팀은 이 실험 그룹에 속한 병원 직원들이 5주가 지난 시점을 기준으로 새 직함을 만들지 않은 통제그룹 직원들에 비해 업무에 임하는 태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새 직함을 갖게 된 사람들은 감정적 소진 정도가 덜하고, 스스로를 더 쓸모 있는 사람이라고 느꼈으며, 자신의 직업을 더 높이 평가했고, ‘심리적 안정감을 더 많이 느끼고 따라서 정보를 더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었다. “직함을 딱딱하고 형식적인 이름이나 조직 내 위계를 나타내는 용어보다는 자신을 드러내고 알리는 창의적인 수단으로 사용하는 게 좋다.” 연구자들은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케이블 교수 연구팀은 기업 차원에서 새 직함을 통해 이득을 볼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연구했다. 유럽의 한 대형 양조장을 대상으로 다른 연구 방법을 시도했는데, 이번에는 직원들이 각자 고유의 직함을 만드는 대신 같은 일을 하는 직원들이 모두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직함을 함께 만들도록 했다. 그로부터 3개월 뒤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새로운 직함을 공유한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는 다른 직원들에 비해 16% 더 높고 소속감도 11% 더 높았다.

 

이후 케이블은 새로운 직함을 만들기를 원하는 기업들을 위한 방법론을 개발했다. 직원들은 새 직함을 만들 때 거쳐야 할 첫 번째 단계는 자기 직업의 목적(누구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업무의 질이 달라지면 누가 영향을 받는지, 어떤 가치를 창출하는지 등)에 대해 성찰하고 스스로의 정체성(자신이 직무의 어떤 면에서 다른 직원들이나 경쟁자들보다 특별히 뛰어난지 등)을 곱씹어보는 것이다. 그런 다음, ‘새 직함 만들기작업에 배정된 직원들이 함께 모여 아이디어를 내는 브레인스토밍 세션을 갖는데, 이때 다른 동료 직원들로부터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는다. 이렇게 모은 각종 아이디어와 관리자의 의견을 종합해 새 직함을 결정한다. 이런 작업의 가치는 사실 새로운 직함 자체보다는 그걸 만들어내는 과정에 있다. “새로운 직함을 만드는 과정에서 직원들은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이 일의 목적은 무엇인가? 나는 이 일과 어떤 특별한 관련이 있는가?’ 직원들은 대부분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 어느 순간에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알게 되지만 매일 계속되는 일상의 번잡함 속에서 잊어버리고 맙니다케이블의 설명이다.

 

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리는 사람들도 있다. 구글의사람 운영people operations’ 담당 선임 부사장인 라즐로 복Laszlo Bock은 이 참신한 직함을 처음에는 거절했다. 직함이 ‘HR’로 명시되지 않을 경우 구글을 떠났을 때 새 보직을 찾기가 어려워질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새 직함이 덜 사무적이고 더 전략적으로 들리는 등 이점이 많다는 사실을 곧 인정하게 됐다.

 

물론 직함 바꾸기가 모든 기업에서 효과를 발휘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런 관행은 그동안 구글이나 디즈니처럼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 아니면 스타트업에서 보다 흔하게 볼 수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큰 기업들의 경우에는 작은 부서 단위로 새로운 직함을 만들어 직원들의 반응을 평가하라고 케이블은 제안한다. 직함을 새롭게 바꾸는 일에는 또 한가지 좋은 점이 있다. 다른 HR 기획과 달리 이 시도에는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케이블 교수는 설명한다. “‘일하는 이유와 고유한 문화적 특성, 그리고 각자의 개성에 맞는 직함을 만들면 직원들이 스스로를 바라보는 방식이 달라지고 외부 사람들이 그 직무에 반응하는 방식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1]한 가지에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극도의 피로감으로 인해 무기력증, 자기혐오, 직무 거부 등에 빠지는 증상. 현대 사회의 탈진증후군이나 연소증후군을 뜻하는 신조어.

참고자료 애덤 M. 그랜트(Adam M. Grant), 저스틴 M. 버그(Justin M. Berg), 대니얼 M. 케이블(Daniel M. Cable), ‘Job Titles as Identity Badges: How Self-Reflective Titles Can Reduce Emotional Exhaustion’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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