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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관리 & 전략

자본주의는 치유될 수 있을까?

매거진
2016. 7-8월(합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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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 농구는 두 가지 방식으로 경기를 진행할 수 있다.

위너winners방식은 골을 넣은 사람이 계속 공격권을 가지고 다시 득점할 기회도 얻는다. 루저losers방식은 골을 먹은 사람이 공을 넘겨받아 만회를 노린다. 나는 어린 시절 우리 집 뒷마당에서 농구를 할 때면 본질적으로 더 공평하다고 생각했던 루저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다른 애들 집에서 농구를 하거나 나보다 크고 힘센 상대와 붙으면 위너 방식으로 게임을 해야 할 경우가 많았다. 경기 방식을 상대방이 정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미국 경제와 사회가 위너 모델로 가고 있다는 엄청나게 많은 증거가 드러났으며,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를 루저라고 느끼며 이런 사실에 좌절하고 또 분노했다. 이런 경향을 소득 불평등income inequality또는 간단히 불평등이라고 부른다.

 

불평등은 기후변화와 아주 비슷하다. 사람들은 확실한 데이터가 나오기 전까지는 대부분 이런 사실을 부정하거나 무시한다. 현재까지 나온 수많은 연구결과에 따르면 GDP와 기업 이익, 상위 10%가 벌어들인 소득은 증가했으나 지난 40년간 하위 90% 계층이 받은 시간당 평균 임금은 분명히 하락했다. 로버트 고든Robert Gordon이 쓴나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같은 경제학 베스트셀러는 불평등이 무슨 이유로 어떻게 심화되는지에 대한 이론을 제시하고 역사적 맥락에서 이를 설명했다. 최근에는 미국 대선 후보자들을 중심으로 조작된 사회 시스템rigged system[1]을 비난하고 유권자들의 두려움을 악용해 불안한 대선 가도에 사회적, 정치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현상도 생겨났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무엇이고 어떤 해결방안이 있을까? 불평등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예리한 논쟁을 통해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세 권의 신간을 소개한다.

 

먼저 미국 노동부 장관을 지낸 로버트 라이시Robert Reich가 쓴을 읽고 나면 분노가 치밀어 오를 수도 있다. 이 책에서는 불평등에 대한 건설적인 토론을 집요하게 방해하는 요소들을 없애려 한다. 불평등을 두고 한편에서는 자유 시장이 자본주의 병폐를 치유할 수 있다는 의견을 펼치고, 다른 한쪽에서는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시장의 힘을 제한하고 자유 시장이 창출하는 가치를 분배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되풀이된다. 저자는 아주 예리한 관점으로 이 토론을 분석해

 

많은 사람이 인식하고 반박하게 된 진실, 즉 경제 운영 원칙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권력이 기업과 금융 엘리트들에게 더욱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

 

또한 문제는 자산을 세금과 분배를 통해 하위계층에 재분배함으로써 시장에 개입하는 행동주의activist정부가 아니라, 오히려 소득이 이미 더 큰 비율로 부유층에 쏠리는 현상과 시장에서 소득의 분배가 사전에 왜곡되는 현상이라고 주장한다.

 

중요한 것은 룰이다. 노벨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가 지적했듯이 불평등은 이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아니라 게임의 룰을 만들고 최소한 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의 선택에 의해 좌지우지 된다. 의 설득력 있는 주장과 증거들 속에서 분명 윤리적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소득이란 하는 일에 따라 시장이 결정하는 가치이기 때문에 소득에 따라 사람의 가치를 정할 수 있다고 흔히들 주장한다. 저자는 이를 자신의 방식으로 완곡히 반박하기 위해 20억 달러 이상 받는 일류 헤지펀드 매니저와 수만 달러 정도 받는 우수 교사의 연봉을 비교했다. 헤지펀드 매니저는 실제 그만큼 받을 자격이 있을까? 누가 세상에 더 많이 공헌하는 것일까? 라이시는 만일 시장의 조직을 좌우하는 규칙이 다양한 직업들의 사회 공헌 수준을 제대로 고려한다면 어떤 사람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금전적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존 갤브레이스가 주창한 대항적 권력countervailing power[2]을 보통 사람에게 돌려줌으로써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당연히 여기에는 최저임금 인상과 강력한 독점금지법이 포함된다. 또한, 회사가 주주뿐 아니라 종업원과 고객,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을 지는 이해관계자stakeholder모델로 미국 기업을 새롭게 재편하자고 주장한다.

 

 

[1]사회 체제가 부자와 거대 기업 같은 기득권에 유리하게 조작되었다는 이론

[2]기업의 자의적 권력 행사를 막을 수 있는 견제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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