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ING
옴니채널 리테일링[1]을 가장 잘 활용하는 법
온라인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게 만들라.
오프라인 소매업체가 당면한 가장 큰 과제는 아마존 같은 온라인 판매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전략을 찾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 유통업체 월마트와 JC페니는 오프라인 매장을 보완하기 위해 전자상거래 분야에 상당한 투자를 했다. 하지만 이처럼 하이브리드 성격을 띠게 된 소매업체들이 처한 현실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 결국 두 체인 브랜드는 2016년 매장을 폐쇄했다.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판매 사이트를 둘 다 운영하는 소매업체에서 사용하는 전통적인 ‘옴니채널’ 전략은 고객이 두 개 이상의 채널을 넘나들며 쇼핑하게 만드는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쇼핑하던 고객이 온라인 사이트에서도 물건을 사기 시작하고, 온라인 사이트만 이용하던 고객이 오프라인을 찾게 만들도록 말이다. 이런 구매 행위를 유도하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가 프로모션과 쿠폰을 활용하는 것이다. 메이시스,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Bed Bath & Beyond, 홈디포 같은 소매업체들은 이 방법을 주기적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런 프로모션의 수익성을 면밀하게 검토한 소매업체는 거의 없었다. 고객이 온라인 매장에서 쇼핑할지 오프라인 매장에서 쇼핑할지 결정할 때 특히 중요한 변수가 있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매장까지의 거리다. 그런데 소매업체들은 대개 이 변수에 주목하지 않는다.
이런 변수들이 어떤 상호작용을 통해 고객의 행동과 소매업체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템플Temple대 마케팅 교수 쉐밍 뤄Xueming Luo가 중국 백화점 매장의 쿠폰 전략을 연구했다. 연구자들은 이 매장의 충성도 프로그램loyal program[2]회원 5만6000명을 임의로 선정했다.
과거의 구매 기록을 분석해, 온라인 매장에서만 쇼핑하는 고객 8692명과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쇼핑하는 고객 2만4804명을 선정했다. (이미 두 채널을 모두 이용하는 고객들은 연구에서 제외했다.) 목표 고객 3만3496명 중 일부에게는 온라인에서만 쓸 수 있는 쿠폰을 보내고, 일부에게는 오프라인에서만 쓸 수 있는 쿠폰을 보냈다. 일부 고객에게는 두 채널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보냈다. 대조군에 속한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쿠폰도 보내지 않았다.
그런 다음 일주일 동안 이 고객들의 구매 행동을 모니터하고, 쿠폰을 받은 사람들의 행동을 대조군에 속한 사람들과 비교했다. 체인의 이윤에 미치는 영향, 쿠폰 비용도 비교했다. 분석을 위해 연구자들은 오프라인 매장과의 거리에 따라 고객을 두 범주로 나눴다. 기준은 인구가 밀집한 도심 지역에서 많은 사람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거리인 5km로 잡았다. 그 결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가까운 거리에 사는 고객들의 경우에는 어떤 쿠폰 타입도 쇼핑 행위나 이윤에 중요한 차이를 빚어내지 않았다. 이런 고객들에게는 매장에 가는 데 드는 비용이 어차피 적다. 그러므로 그들이 매장을 일부러 찾게 만들기 위한 더 큰 동기가 필요하지 않다고 연구자들은 결론을 내렸다. 그보다 훨씬 먼 곳에 살고 있고 이전에 온라인 쇼핑을 한 적이 있는 고객들의 경우에는, 온라인 쿠폰이 대조군 고객에 비해 2배 많은 이익을 창출했다. 또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쿠폰으로 인해 이익도 무려 800%나 증가했다. 그런데 집이 먼 고객들 중에서 이전에 오프라인 매장만 이용했던 이들에게 온라인 매장에서 쓸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하자 오히려 이익률이 51% 떨어졌다. 다시 말하면, 온라인 고객에게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도록 장려하면 이익이 증가했지만, 오프라인 매장 고객에게 온라인 매장에서 쇼핑할 때 인센티브를 주면 이익이 감소했다.
이런 현상은 직관적으로는 언뜻 납득이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소매업체들은 자신들의 고객이 양쪽 채널 모두에서 쇼핑하기를 원한다. 그렇게 되면 고객과 회사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고, 고객이 쇼핑도 더 많이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고객이 온라인 매장에서 구매하도록 만들면,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을 지원하기 위해 IT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한 점을 합리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 매장으로 이동하는 고객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에는 몇 가지 요점이 빠져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쇼핑하는 고객은 물건을 더 많이 사는 경향이 있다. 그 이유는 부분적으로는 오프라인 매장이 더 많이 사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만들기 때문이다. 또 오프라인 매장 고객들은 의류나 신발, 화장품 등 촉감이 중요한 상품을 사는 경향이 있다. 직접 경험해볼 수 있어서다. 그리고 오프라인 고객들은 가격을 비교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온라인 매장에서보다 가격을 비교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뤄 교수는 “고객이 당신의 매장을 정기적으로 방문한다면, 온라인 매장을 이용해 보도록 권해서는 안 됩니다”라고 조언한다. 그보다는 온라인 고객이 오프라인 매장에 오도록 만드는 편이 수익성을 훨씬 더 높여주는 방법이다. 오프라인 매장의 쇼핑 환경이 고객이 돈을 더 쓰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성공을 부르는 옴니채널 전략입니다.” 뤄 교수는 말한다.
그러면 구체적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쿠폰을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쓸 수 있게 하면 된다. 타깃은 이전에 온라인 매장만 이용한 고객들 가운데 오프라인 매장에서 어느 정도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이들이다. 또 한 가지는 월마트와 몇몇 소매업체들이 이미 시행 중인 전략으로, 온라인 고객이 제품을 집으로 배송시키지 않고 그 지역에 있는 매장에서 받아가면 무료 쇼핑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실제로 드는 교통비든 체감상의 비용이든 매장까지 가는 데 소요되는 비용을 줄이면(예컨대 대중교통 환승 장소에 매장을 두거나 주차 공간을 넉넉하게 확보하는 식으로) 멀리 사는 온라인 고객이 매장을 방문할 가능성이 커진다.
연구자들은 이 연구 결과를 미국의 소매업체뿐만 아니라 다른 시장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물론 집에서 매장이 ‘가깝다’고 인식하는 정도는 그 지역의 인구 밀도와 자동차 소유 여부, 교외에 거주하는 인구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1]Omnichannel Retailing: 고객이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오가며 상품을 찾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
[2]고객충성도 프로그램이란 기업이 현재의 고객과 잠재고객을 대상으로 자사 상품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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