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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 전략

카리스마, 지나치면 독이 된다

매거진
2017. 11-12월(합본호)

Leadership

 

 

카리스마, 지나치면 독이 된다

재스민 버고위, 바트 윌리, 주리 호프먼, 로버트 B. 카이저, 필리프 드 프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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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통념상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자랑할수록 뛰어난 리더로 친다. 카리스마형 리더는 조직원의 의욕을 북돋아 탁월한 업무성과를 이끌어내고 헌신과 믿음, 만족감이 큰 조직을 만들 수 있다는 식이다. 부하직원들도 카리스마가 약한 리더보다 카리스마가 강한 리더가 일을 잘한다고 여긴다.

 

그러나 연구결과 적절한 수준의 카리스마는 중요하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효과성effectiveness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전 세계 비즈니스 리더 800명과 그들의 상사와 동기, 부하직원 7500명을 대상으로 세 가지 연구를 진행했다. 참여한 리더들은 슈퍼바이저(과장, 팀장)부터 제너럴매니저(부서장, 점장급)까지 다양한 관리직 종사자들이었다. 이번 연구논문은 <성격과 사회심리학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저널에도 게재 승인을 받았다.

 

먼저 카리스마가 무엇인지 아는 게 중요하다. 카리스마 리더십을 설명하는 전통 모델에 따르면, 카리스마는 개인의 성격이 아니라 보는 사람의 시각에 달렸다. 즉 카리스마는 개인이 갖춘 자질이 아니라 상대방이 카리스마가 있다고 여길 때 생긴다.

 

하지만 사람들이 타인의 카리스마 정도를 파악할 때 대개 비슷한 의견을 낸다는 사실은 카리스마가 보는 사람에 좌우되는 귀인attribution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판단의 기저에 성격에 기반한 토대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래서 첫 번째 연구 목표로 카리스마적 성격이 무엇인지 밝히기로 했다.

 

먼저 리더들을 대상으로 구직자 인성 테스트에 활용하는 호건발달성향조사Hogan Development Survey·HDS를 실시했다. 대담성, 다채로움, 장난스러움, 창의성 등 네 가지 성격에서 각각 몇 점을 얻는지 조사했더니, 카리스마가 강한 사람일수록 네 가지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았다. 각 성격은 리더들이 지닌 뛰어난 자신감과 육감, 한계에 도전하는 자세, 커다란 통찰력을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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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이런 성격 요소를 활용해 카리스마를 측정하는 일이 적절했는지 확인했다. 비즈니스 리더 204명을 표본 조사해서, 카리스마 있는 성격이 부하직원이 생각하는 카리스마 리더십과 관련이 있는지 증명했다. 앞서 HDS에서 강한 카리스마를 지닌 것으로 나타난 리더들은 부하직원의 눈에도 카리스마가 센 사람으로 비쳤다. 156명의 표본조사와 1998년 데이터를 활용해, HDS의 카리스마 점수를 평소 사람들이 보이는 카리스마적 행동을 바탕으로 짐작할 수 있는지 증명했다. 즉 활력 있고, 적극적이며, 열정적인 태도를 보일 경우의 HDS 점수를 예측했다.

 

두 번째 연구에서는 카리스마적 성격과 효과성의 상관관계를 따져봤다. 비즈니스 리더 306(남성 65%) HDS에서 나타난 카리스마적 성격을 각각 직접 평가하는 동안, 동료들은 이들의 효과성에 점수(10점 만점)를 매겼다. 적절하면 5, 우수하면 10점을 주는 식이었다. 상사 666, 동기 1659, 부하직원 2020명 등 총 4345명이 응했다. 연구에 참여한 리더 한 명당 평균 14명의 직장동료가 평가했다.

 

예상대로 카리스마가 강할수록 효과성이 높다고 인식했다. 다만 일정 수준을 넘지 않은 선에서였다. 카리스마 점수가 성인 노동자 대비 평균점수보다 높은 백분위수 60을 넘어 꾸준히 상승하자, 효과성 점수는 낮아지기 시작했다. 이런 흐름은 상사, 동기, 부하직원 등 세 개 관찰단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

 

다음에는 리더들에게 각자 자신의 효과성을 평가하라고 주문했다. 위 표처럼 강한 카리스마를 지닌 리더일수록 자신의 효과성을 높이 샀다. 리더의 자가진단과 관찰자들의 평가 간 차이는, 자존감이 높은 리더일수록 다양한 기준에 따라 자신의 업무성과를 과대평가한다는 또 다른 연구 결과와 밀접하게 연관된다.

 

세 번째 연구에서는 카리스마적 성격이 효과성에 미치는 영향을 리더들의 실제 행동을 통해 알 수 있는지 시험했다. 이 시험에는 287명의 비즈니스 리더(남성 81%)가 자신의 카리스마적 성격을 평가했다. 상사, 동기, 부하직원을 포함한 평균 11명의 직장동료도 각 리더의 효과성을 평가했다. 이때 직장동료들은 상반되는 리더의 행동을 쌍으로 묶은 두 개의 기준을 사용했다. 리더가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 강압적인지-허용적인지(대인행동 차원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또는 어떻게 이끄는지)와 전략적인지-운영적인지(조직 차원에서 접근하는지, 또는 무엇을 이끄는지)로 구성된 기준이었다.

 

비록 카리스마와 대인행동 차원 간 중요한 연관성은 못 찾았지만, 사람들이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들을 더 전략적이고 덜 운영적으로 여기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런 결과가 리더들의 카리스마가 최대치를 보일 때 효과성이 낮아지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어느 시점에 이르면 카리스마로 인한 단점이 장점을 넘어선다고밖에 이해할 수 없다. 우리는 연구에 앞서 카리스마가 일정 값을 웃돌면, 운영적 행동이 부족할 때 생기는 단점이 전략적 행동 덕분에 생긴 장점보다 클 거라고 예상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는 전략적 야심은 컸을지 몰라도, 적절한 방식으로 수행해야 하는 매일 매일의 일상적 업무에는 무능했다. 이는 효과성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다. 이를테면 카리스마형 리더들은 전략적 비전을 이행하는 데 필요한 일상적 업무를 잘 처리하지 못했고, 단기간에 해야 하는 일에도 체계적으로 접근하지 못했다. 카리스마가 약한 리더는 반대였다. 이들은 전략적 리더십이 부족해서 효과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장기 계획을 세우는 데 충분히 시간을 쓰지 않았다. 문제를 큰 틀에서 보지 못했고, 현실에 안주했으며, 혁신을 촉구하지도 못했다.

 

실용적인 관점에서 이 연구는, 리더들은 카리스마가 지나칠 때 생기는 잠재적 약점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일러준다. ‘적당한카리스마와지나친카리스마를 정확히 나누기는 어렵지만, 효과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강한 카리스마를 가진 리더들의 경우 자신감은 자기 과신과 도취로 변할 수 있다. 위험감수 능력과 설득력은 기만으로 이어지기 쉽다. 카리스마 특유의 열정적이고 재미를 추구하는 성향 때문에 남의 이목을 끌기 위해 행동하다가, 조직의 임무 수행을 방해할 수 있다. 창의력도 지나치면 변덕과 기행으로 변질될 수 있다.

 

카리스마가 강한 리더들의 경우 자신의 카리스마가 적정 값을 넘으면, 코칭이나 개발 프로그램을 이용해 잠재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운영상의 허점을 다루고, 자기 인식과 점검을 강화할 수 있다. 동료들이 자신의 효과성을 평가한 내용을 피드백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렇게 리더와 동료들 간의 인식 차이를 명확히 할 수 있다. 반대로 카리스마가 약한 리더들은 전략적 행동을 강화하는 데 무게를 둔 코칭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이번 연구로 리더의 카리스마가 지나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한 리더의 카리스마가 과하면 효과성이 낮다는 걸 알았다. 이는 리더의 이기심 같은 대인관계 탓이 아니라 운영적 리더 행동operational leader behavior부족 같은 업무상의 이유 때문이다.

 

다만 이번 연구는 리더의 카리스마와 효과성 사이의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 요소는 포함하지 않았다. 스트레스가 적은 상황 같은 특정한 조건에서는, 카리스마와 효과성은 직선 관계다. , 카리스마가 넘칠수록 좋다. 하지만 우리는 스트레스와 압박이 극심한 상황이 더흔히볼 수 있는 리더십의 맥락leadership context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맥락에서는 카리스마가 강하면 되려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추가 연구에서는 카리스마를 선호하거나 선호하지 않는 특정 조건 등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

 

 

번역: 노이재 / 에디팅: 조영주

재스민 버고위(Jasmine Vergauwe)는 벨기에 겐트대에서 발달·성격·사회심리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경영 성과와 실패를 예측할 수 있는 성격 특성에 특히 역점을 두고, 일반적 성격과 부적응적 성격의 특성, 성격 평가, 리더십을 연구했다. 바트 윌리(Bart Wille)는 벨기에 앤트워프대의 훈련 및 교육과학과 조교수다. 전문성 개발, 전략적 인력 개발, 경력관리 및 유지, 개인-환경 적합성이 주 연구분야다. 주리 호프먼(Joeri Hofmans)은 벨기에 브뤼셀자유대의 일과 조직심리학 연구팀 부교수다. 특별히 시간적 역동에 주목해서 직장 내 성격과 감정, 동기부여를 연구했다. 로버트 B. 카이저(Robert B. Kaiser)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그린즈버러의 카이저리더십솔루션Kaiser Leadership Solutions 사장이다. 근저로이 있으며, kaiserleadership.com이나 rob@kaiserleadership.com으로 연락할 수 있다. 필리프 드 프뤼(Filip De Fruyt)는 겐트대 발달·성격·사회심리학과 수석 교수다. 적응적 성격과 부적응적 성격의 특성과 구조 및 발달, 성격에 나타나는 상호 문화이해의 양상과 응용 성격심리학을 연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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