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LIGHT
리더를 위한 기업문화 안내서
조직 생활의 8가지 핵심 요소를 관리하는 방법
보리스 그로이스버그, 제러마이아 리, 제스 프라이스, J. 요저드 청
전략과 문화는 조직의 생존능력과 효율성을 유지하려고 끝없이 노력하는 최고위 리더가 사용할 수 있는 주요 수단이다. 전략은 기업의 목표에 형식 논리를 제공하고 사람들에게 방향을 일러준다. 문화는 가치와 신념을 통해 목표를 전달하며, 모두가 공유하는 전제와 그 집단만의 규범을 통해 조직의 활동을 이끈다.
전략은 명확성을 주고, 단체행동과 의사결정의 중점을 어디에 둬야 할지 알려준다. 전략은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는 계획과 일련의 선택에 기대며, 목표를 이뤘을 때 얻는 실질적인 보상과 이루지 못했을 때의 결과를 통해 흔히 실행될 수 있다. 여기에 외부 환경을 살펴 분석하고, 지속성과 성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변화의 시기를 감지하는 적응 요소까지 포함한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리더십은 전략을 세우는 일과 관련돼 있고, 대체로 리더들은 그 기본 원칙을 잘 이해하고 있다. 반면에 문화는 보다 규정하기 힘든 수단이다. 문화가 대개 무언의 행동, 사고방식, 사회적 패턴에 근거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좋든 나쁘든 문화와 리더십은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창업자와 영향력 있는 리더들은 종종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향후 수십 년간 지속될 가치와 전제를 조직에 새긴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의식적인 행동과 무의식적인 행동을 통해 특정한 문화를 만들 수도 있는데, 때에 따라서는 뜻하지 않은 결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우리가 관찰한 최고의 리더들은 자기 조직에 깊이 뿌리 내린 다양한 문화를 잘 알고, 변화가 필요한 시점을 감지해서 요령 있게 변화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아쉽게도 지금까지는 리더가 성과 높은 조직을 만들려다가 문화 때문에 좌절하는 사례가 더 흔하다. 실제로 많은 리더들이 문화를 그대로 내버려 두거나 인사부에 일임하는 비즈니스의 부차적인 문제로 취급해 버린다. 전략과 실행 계획은 상세하게 세울지 몰라도, 문화가 지닌 힘과 역동성을 이해하지 못한 탓에 틀어지기 일쑤다.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전략은 문화의 아침식사거리밖에 안 된다.
그래도 대안은 있다. 우리 연구에 따르면 문화는 사실, 관리할 수 있다. 리더가 가치를 극대화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취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우선 조치는, 문화의 작동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는 일이다. 우리는 가장 흔한 100여 가지 사회 모형과 행동 모형을 연구한 결과를 종합해, 문화의 특징을 파악하고 측정할 수 있는 8가지 양식을 알아냈다. 고맙게도 인간 본성에 관한 초기 연구에서부터 이번 연구의 바탕이 돼 준 기존의 풍부한 문화연구 성과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리더들은 이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문화가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을 모델링하고, 전략과 얼마나 합치하는지 평가해 볼 수 있다. 또한 문화를 통해 원하는 변화를 이뤄내고, 험난한 시기에도 번창하는 조직을 만들 수 있다.
문화 규정하기
문화는 한 조직의 암묵적인 사회 질서로서, 폭넓고 일관된 방식으로 태도와 행동을 형성한다. 문화 규범은 어떤 집단 안에서 권장되는 것, 제한되는 것, 용인되는 것, 또는 거부되는 것을 규정한다. 문화가 개인의 가치관, 욕구, 니즈에 제대로 부합한다면, 공동의 목표를 향한 엄청난 에너지를 촉발하고 조직의 성공을 촉진할 수 있다.
문화는 변화하는 기회와 수요에 맞춰 유연하고 독자적으로 진화할 수도 있다. 전략이 보통 고위경영진에 의해 결정된다면, 문화는 톱 리더의 의도와 일선 직원의 지식 및 경험을 자연스럽게 섞을 수 있다.
이 주제에 관한 학술 문헌은 방대하다. 우리는 이 문헌들을 검토해서 조직문화에 대한 수많은 형식적 정의와, 이를 평가하기 위한 다양한 모델과 방법을 찾아냈다. 문화를 만들고 변화시키는 과정은 실로 다양하다. 문화에 대한 정의, 모델, 방법 등 전반에 걸쳐 명확하게 일치하는 부분은 매우 드물지만, 우리는 에드거 샤인, 샬롬 슈워츠, 헤이르트 호프스테더 등 주요 학자들의 중대한 연구 성과를 종합한 끝에 널리 용인되는 다음 4가지 속성을 찾아낼 수 있었다.
공유성.문화는 집단현상이다. 한 사람 안에서만 일어날 수 없고, 개인별 특성의 단순한 평균도 아니다. 문화는 공통의 행동, 가치관, 전제 안에 존재하며, 한 집단의 규범과 기대, 즉 불문율을 통해 가장 흔히 경험된다.
침투성.문화는 다양한 수준으로 스며들며, 조직에 매우 광범위하게 적용된다. 때로는 문화가 조직 자체와 융합되기도 한다. 문화는 집단행동, 물리적 환경, 집단의 의식, 시각적 상징, 이야기, 전설을 통해 드러난다. 사고방식, 동기, 무언의 전제, 데이비드 루크와 윌리엄 토버트가 주변 세계를 인식하고 반응하는 정신 모형으로 언급한 ‘행동 논리’ 등 문화의 다른 측면은 눈으로 볼 수 없다.
지속성.문화는 장기적으로 조직 구성원들의 생각과 행동을 좌우할 수 있다. 문화는 집단생활과 단체학습에서 벌어지는 중대한 사건을 통해 발전한다. 베냐민 슈나이더가 처음 소개한 유인-선발-이탈 모델로 문화의 지속성을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한 특성을 지닌 조직에 끌리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조직은 조직에 ‘어울릴 만한’ 사람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시간이 지나면 조직에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은 조직을 떠나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문화는 변화와 외부 영향에 대한 저항력이 점점 커지는 하나의 자기강화적 사회 패턴이 된다.
내재성.문화의 특성 중에 중요하지만 보통 간과되는 점은, 영향을 쉽게 인식하기 어렵다는 내재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문화를 인식하고 반응하도록 타고났다는 사실이다. 문화는 일종의 침묵의 언어처럼 작동한다. 샬롬 슈워츠와 E. O. 윌슨은 진화 과정이 인간의 능력을 형성하는 데 미친 영향을 연구를 통해 밝혀냈다. 문화를 감지하고 그에 따라 반응하는 능력이 보편적이기 때문에, 이 분야의 수많은 모델, 정의, 연구에 걸쳐 특정한 주제들이 반복해 나타나기 마련이다. 우리가 지난 몇 십년 간의 연구를 통해 밝혀낸 사실도 바로 이런 부분이다.
8가지 문화 양식
문화의 여러 공통점과 핵심 개념에 관한 문헌을 검토한 결과, 우리는 조직의 유형, 규모, 소속 업계, 지리적 특성과 관계없이 적용되는 두 가지 주요한 측면을 발견했다. 바로 사람들 간의 소통 방식과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이다. 어떤 기업의 문화를 이해하려면 이 두 가지 측면에 따라 평가해야 한다.
소통 방식.구성원들이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방식에 대한 조직의 지향성은, 고도의 독립성과 고도의 상호의존성의 스펙트럼 사이 어느 지점일 것이다. 고도의 독립성 쪽으로 치우친 문화는 자율성, 개인 행동, 경쟁을 보다 중시한다. 고도의 상호의존성 쪽에 치우친 문화는 통합, 인간관계 관리, 집단활동 조율을 강조한다. 이런 문화에 속한 구성원들은 협조적이고 성공을 집단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변화대응 방식.안정을 강조하며 일관성, 예측가능성, 현상 유지를 우선시하는 문화가 있는 한편, 융통성, 적응성, 변화 수용성을 강조하는 문화도 있다. 안정을 선호하는 문화는 규칙을 따르는 경향을 보인다. 연공서열에 따른 인사와 같은 통제 체제를 적용하고, 위계질서를 강화하고, 효율을 추구한다. 융통성을 선호하는 문화는 혁신, 개방성, 다양성, 장기적 안목을 우선시한다. 킴 캐머런, 로버트 퀸, 로버트 어네스트 등의 연구자들이 문화적 프레임워크를 고안할 때 이와 비슷한 기준을 적용했다.
우리는 사람들의 소통 방식과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에 관한 이 근본적 통찰을 적용해, 조직문화와 리더 개개인에 다 적용할 수 있는 8가지 양식을 찾아냈다. 이 글을 쓴 네 명 중 두 명이 소속된 인사 컨설팅업체 스펜서 스튜어트 연구진은, 지난 20년간 이 두 기준에 따라 8가지 양식을 상호의존적으로 연구하고 목록을 다듬어 왔다.
‘배려’는 인간관계와 상호 신뢰에 중점을 둔다. 따뜻하고 협동적이고 친절한 업무환경 속에서 사람들은 서로 돕고 지지한다. 직원들은 의리로 뭉쳐 있고, 리더는 진심, 팀워크, 긍정적인 관계를 강조한다.
‘목표’의 대표 사례는 이상주의와 이타주의다. 아량 있고 온정적인 업무환경 속에서 사람들은 세계의 장기적인 미래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한다. 직원들은 지속가능성과 지구공동체에 주목하고, 리더들은 공동의 이상과 대의에 이바지할 것을 강조한다.
‘학습’의 특징은 탐구, 사고 확장, 창의성이다. 독창적이고 편견 없는 업무환경 속에서 사람들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대안을 모색한다. 직원들은 호기심을 품고, 리더들은 혁신, 지식, 모험을 강조한다.
‘즐거움’은 재미와 활력을 통해 드러난다. 쾌활한 업무환경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행복한 일을 하는 경향이 있다. 직원들은 명랑하고 의욕에 넘치며, 리더들은 자발성과 유머 감각을 강조한다.
‘결과’의 특징은 성취와 승리다. 결과 지향적이고 성과에 기반한 업무환경 속에서 사람들은 최상의 성과를 간절히 이루고 싶어한다. 직원들은 능력과 성공을 추구하고, 리더들은 목표 달성을 강조한다.
‘권위’는 힘, 결단성, 대담함으로 정의할 수 있다. 경쟁적인 업무환경 속에서 사람들은 개인적인 이익을 얻으려고 애쓴다. 직원들은 강력한 통제에 의해서 단합하고, 리더들은 자신감과 지배욕구를 강조한다.
‘안전’은 계획, 조심성, 준비성으로 정의할 수 있다. 예측가능한 업무환경 속에서 사람들은 위험을 인지하고 매사에 심사숙고한다. 직원들은 안전함을 느끼고 변화를 예측하고 싶어하며, 리더들은 현실 감각과 사전 계획을 강조한다.
‘질서’는 존중, 체계, 공동규범에 중점을 둔다. 체계 있는 업무환경 속에서 사람들은 규칙에 따라 일을 처리하고 조직에 자신을 맞추려고 노력한다. 직원들은 협력을 중시하고, 리더들은 공동의 절차와 오랜 전통을 강조한다.
이들 8가지 양식이 독립성이나 상호의존성(소통 방식), 융통성이나 안정성(변화대응 방식)을 반영하는 정도를 보면, 우리가 고안한 통합적 문화 프레임워크에도 잘 들어맞는다.(‘통합적 문화: 프레임워크’ 참조) 이 프레임워크에서 ‘안전’과 ‘질서’처럼 서로 인접한 양식은 많은 경우 한 조직과 그 구성원들 사이에 공존한다. 반면 ‘안전’과 ‘학습’처럼 서로 반대 지점에 있는 양식은 한 조직 안에 공존할 가능성이 적다. 이런 양식을 공존하게 만들려면 조직이 보다 많은 에너지를 투입해야 한다. 각 양식마다 장단점이 있으며, 어느 한 양식이 다른 양식보다 본질적으로 더 낫다고 할 수 없다. 조직의 문화는 8가지 양식의 절대적 강점과 상대적 강점에 따라, 직원들이 조직의 양식을 무엇으로 특징 짓는가에 따라 규정될 수 있다. 이 프레임워크는 다른 모델과 달리 각각의 문화 양식은 물론 리더와 직원들의 가치를 규정할 때도 활용할 수 있다는 강력한 특징이 있다.
이 프레임워크는 근본적인 상충관계를 내재하고 있다. 각 양식마다 이점이 있지만 고유의 제약과 대립되는 요구사항들이, 어떤 가치를 강조하고 사람들에게 어떤 행동을 유도할지 선택하기 어렵게 만든다. ‘결과’와 ‘배려’를 모두 강조하는 문화를 지닌 조직을 심심찮게 볼 수 있지만, 이런 결합은 직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직원들이 개인별로 목표를 최적화하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성과를 내야 한다는 말인가, 아니면 팀을 짜서 일하고 협동과 공동의 성취를 강조해야 한다는 말인가? 업무의 자체 특성, 비즈니스 전략, 혹은 조직의 설계방식 때문에 직원들이 ‘결과’에 집중하면서 ‘배려’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반면에 ‘배려’와 ‘질서’를 강조하는 문화는 팀워크, 신뢰, 존중을 중시하는 업무환경을 만들려고 한다. 두 양식은 상보적이며, 이런 특성이 이점이 될 수도 있지만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이점으로는 충성심 강화, 인재 유지, 갈등 감소, 높은 직원참여도를 들 수 있다. 하지만 집단사고 경향, 합의에 기반한 의사결정에 대한 의존, 난제 회피, ‘우리 아니면 남’이라는 인식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결과’와 ‘학습’에 중점을 두는 리더가 기업가정신과 변화를 도모하려 할 때, ‘배려’와 ‘질서’가 조합된 문화를 답답하게 느낄 수 있다. 요령 있는 리더는 기존 문화의 강점을 활용할 줄 알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방식의 미묘함을 잘 이해한다. 이들은 ‘배려’와 ‘질서’에 중점을 둔 문화의 참여적 특성에 기대 팀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한편, ‘학습’ 지향적인 내부인을 발굴하려 들지도 모른다. 여기서 내부인은 동료들의 신임을 받고, 인맥을 활용해 변화를 옹호하고 지원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이 8가지 양식을 이용하면 어떤 문화의 고도로 복잡하고 다양한 행동 패턴을 진단 및 설명하고, 각 리더가 문화와 조화를 이루고 문화를 만들어낼 가능성을 모델링할 수 있다. 경영자는 이 프레임워크와 다층적인 접근방식을 통해 다음과 같은 일을 할 수 있다.
• 자기 조직의 문화를 이해하고 조직이 의도하거나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평가할 수 있다.
• 직원들이 조직문화를 바라보는 시각이 얼마나 일관되는지 평가할 수 있다.
• 집단성과가 높거나 낮은 이유를 설명해 줄 하위문화를 파악할 수 있다.
• 인수·합병 과정에서 각 조직의 문화 차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 신임 임원이 조직문화에 빨리 적응하고, 직원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통솔하는 방법을 찾게 도울 수 있다.
• 개개인의 리더십 스타일과 조직문화의 일치 정도를 측정해서 리더가 조직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알 수 있다.
• 바람직한 문화를 설계하고 이런 문화를 이루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소통할 수 있다.
문화와 성과의 관련성
우리 연구와 실제 경험을 비춰보면, 문화가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때 그 문화의 강점뿐만 아니라 조직이 운영되는 맥락, 즉 지역, 업계, 전략, 리더십, 기업 구조 등도 중요하다(마지막 페이지 ‘맥락, 환경, 문화’ 참조). 과거에는 유효했던 것이 미래에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 있고, 한 기업에서 유효했던 것이 다른 기업에서는 유효하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통찰을 도출할 수 있었다.
강력한 조직문화가 전략 및 리더십과 합치하면 긍정적인 조직성과를 얻을 수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한 유명 유통기업의 사례를 보자. 이 회사는 최상의 고객 서비스 제공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었다. 그래서 이 목표를 ‘고객을 공정하게 대하라’라는 간단한 규칙을 적용해 이뤘고, 이 규칙은 직원들이 서비스를 제공할 때 자율적으로 판단하도록 유도했다. 직원 교육의 핵심은, 모든 영업사원이 고객과의 소통을 ‘전설적인 고객 서비스 사례’를 만들 기회로 인식하도록 돕는 일이었다. 직원들은 고객의 관점에서 서비스를 정의하고, 고객의 구체적인 니즈와 선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질문을 계속하고, 고객의 기대수준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점을 거듭 상기할 수 있었다.
이 회사의 문화를 측정하면서 우리는, 여느 대형 유통기업처럼 ‘결과’와 ‘배려’가 조합된 양식을 주요 특징으로 발견했다. 하지만 다른 많은 유통기업과 달리 매우 유연하고, ‘학습’ 지향적이며, ‘목표’에 중점을 둔 문화도 갖고 있었다. 한 고위임원은 이렇게 설명했다. “고객을 제대로 대우하는 한 우리 직원들은 자율성을 누릴 수 있습니다.”
게다가 모든 조직구성원이 회사의 가치와 규범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항상 전 조직이 이를 공유했다. 이 업체가 몇 년에 걸쳐 새로운 영역과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경영진은 기존의 훌륭한 문화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고객에 대한 강한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애썼다. 예전부터 이 회사는 조직 본연의 문화에 정통한 내부인력 중에서 리더를 찾아 육성하는 데 주력해 왔지만,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외부인 채용이 불가피해졌다. 회사는 신임 리더를 신중하게 평가하고 핵심 가치와 규범을 강화하는 온보딩 프로세스를 설계해서, 변화 속에서도 기존의 조직문화를 지켜낼 수 있었다.
문화는 이 회사의 강력한 차별 요소다. 문화가 전략 및 리더십과 단단히 결합돼 있기 때문이다. 탁월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자율성과 창의력을 이용한 성취와, 흠잡을 데 없는 서비스와, 문제 해결을 강조하는 문화와 사고방식이 반드시 필요하다. 당연하게도 이런 특성 덕분에 이 회사는 탄탄한 성장을 이루고, 해외로 사업을 확장하고, 수많은 고객 서비스상을 받고, 일하기 좋은 회사 목록에 단골로 오르는 등 다양한 긍정적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미래를 위해 리더를 선정하거나 육성하려면 진취적인 전략과 문화가 필요하다. 한 농업기업 CEO가 은퇴를 준비하자 회사가 적대적 인수를 당하리라는 소문이 퍼졌다. 당시 CEO는 20년 이상 회사에 몸담고 있던 내부인 한 명을 후계자로 지목해서 적극적으로 키우고 있었다. 우리가 분석해 보니 이 회사의 조직문화는 ‘배려’와 ‘목표’를 상당히 강조하는 스타일이었다. 한 리더는 이렇게 표현했다. “우리 회사에 입사하면 대가족의 일원이 된 듯한 느낌이 들 겁니다.”
잠재적 후계자도 이런 조직문화를 잘 알고 있었지만, 다른 직원들보다 위험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훨씬 강하고(‘안전’) 관행을 존중하는 사람이었다(‘질서’). 인수와 관련된 소문이 퍼지자 간부급 직원들은 보다 공격적이고 행동 지향적인 태도를 취해야하지 않겠느냐고 CEO에게 제안했다. 그래서 이사회는 내부 후계자와 함께 외부 인물도 차기 CEO 후보 선상에 놓고 고민하기로 했다.
세 명의 외부 후보자가 물망에 올랐다. 각각 기존의 조직문화와 합치돼 있는 사람(‘목표’),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고 혁신을 중시하는 사람(‘학습’), 정력적이고 경쟁적인 사람(‘권위’)이었다. 심사숙고 끝에 이사회는 권위적 스타일의 경쟁심 강한 리더를 최종 선정했다. 오래지 않아 한 행동주의 투자자가 적대적 인수를 시도했고, 신임 CEO는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적절히 난관을 돌파했다. 또한 회사의 독립성을 지켜내는 한편, 향후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합병할 때 두 조직의 상호보완적 강점에 기반해 새로운 문화를 설계하면, 통합 속도를 높이고 날로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인수와 합병은 가치를 창출할 수도, 파괴할 수도 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문화적 역학은 통합의 성패와 합병 이후의 실적을 가름하는 중요한 요인이지만 가장 흔히 간과되고 있다.
이를테면 국제적인 식품소매기업 두 곳이 합병하게 됐다. 두 기업의 고위임원들은 조직문화에 상당한 투자를 했으며, 합병한 뒤에도 각 조직의 강점과 독특한 유산을 유지하고 싶어했다. 두 회사의 문화를 평가한 결과 통합적인 문화 기반을 제공할 수 있는 공동의 가치 및 양립 가능한 요소와 더불어, 리더들이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차이점도 나타났다. 두 회사 모두 ‘결과’ ‘배려’ ‘질서’를 강조했고, 양질의 식품, 좋은 서비스, 공정한 직원 대우, 현지인의 사고방식 유지를 중요시했다. 그런데 한 회사는 상의하달식 운영방식을 따르고, ‘권위’를 중시했으며, 특히 권위적으로 구는 리더를 높이 샀다.
두 기업이 다 팀워크와 지역사회에 대한 투자를 중요시했기 때문에 리더들은 ‘배려’와 ‘목표’를 최우선 순위에 뒀다. 동시에 전략 실행을 위해 상의하달식 ‘권위’를 ‘학습’ 양식으로 바꿔서, 새로운 매장 포맷과 온라인 소매 부문의 혁신을 꾀했다. 한 고위임원은 이런 전략적 포부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는 낡은 규칙을 따르기보다 다른 방식으로 일하는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바람직한 조직문화에 대해 의견 일치를 본 뒤, 이 문화의 가교이자 동반자 역할에 적합한 양식과 가치를 지닌 리더를 두 조직에서 찾기 위해 엄격한 평가 프로세스를 진행했다. 그런 다음 30개 임원 팀이 문화적 제휴를 촉진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들은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진정한 인간관계를 구축하고, 새로 만든 문화에 숨을 불어넣을 팀의 규범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뒀다.
마지막으로 합병된 조직의 구조적 요소를 문화를 염두에 두고 새롭게 설계했다. 채용, 인재평가, 훈련 및 개발, 성과관리, 보상체계, 승진을 아우르는 리더십 모델이 개발됐다. 조직의 변화 과정에서 이런 설계적 고려 사항은 자주 간과된다. 하지만 체계와 구조가 문화와 리더십과 합치하지 않으면 진전을 이루지 못할 수 있다.
조직이 보다 민첩해야 하는 역동적이고 불확실한 환경에서는 ‘학습’의 중요성이 커진다. 우리가 연구한 기업들의 가장 흔한 문화 양식이 ‘결과’라는 사실은 별로 놀랍지 않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우리는 리더들이 바람직한 문화를 설계하는 일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점점 예측하기 어렵고 복잡해지는 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해 기업들이 혁신과 민첩성을 높이려고 ‘학습’을 우선시하는 뚜렷한 경향을 확인했다. 비록 기업의 문화 양식을 빈도에 따라 순위를 매겼을 때는 ‘학습’이 4위에 그쳤지만, 직원 200명 이하 소기업과 소프트웨어, 기술, 무선장비 등과 관련된 신생 업계는 ‘학습’을 보다 가치 있게 여겼다.
실리콘밸리의 한 기술기업을 예로 들어보자. 이 기업은 탄탄한 사업을 구축하고, 고유한 기술과 최고의 엔지니어링 인재에 투자했다. 그럼에도 혁신과 비즈니스 모델 파괴가 난무하는 업계에서 재빠른 신규 경쟁업체들이 약진하는 통에 매출 성장이 둔화되기 시작했다. 경영진은 회사의 차별 요소가 문화라고 보고, 문화를 진단, 강화, 발전시키기로 했다. 우리는 이 기업의 조직문화가 상당히 ‘결과’ 중심적이고, 팀에 기반해 움직이며(‘배려’), 탐구적이라고 진단했다. (‘즐거움’과 ‘학습’이 결합된 유형)
전체 비즈니스 전략을 살펴보고 직원들의 의견을 들은 뒤 경영진은, ‘학습’에 중점을 둔 문화를 목표로 삼고 우리가 고안한 프레임워크를 조직을 위한 일상업무의 새로운 언어로 채택했다. 또 혁신과 탐구를 강조하는 방법을 놓고 관리자와 직원들 간에 대화를 시작했다. 원래 문화를 바꾸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이 회사는 1년 만에 눈에 띄는 진전을 이뤄냈다. 경쟁과 통합이 심화되고 회사가 매각될지도 모르는 곤란한 상황에서도 직원들의 참여도는 오히려 높아졌다.
전략과 합치되지 않은 강력한 문화는 큰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우리는 한 유럽계 산업 서비스 기업을 연구한 적이 있다. 이 기업이 속한 업계는 당시 고객의 기대, 규제 요건, 경쟁적 역학 면에서 급격하고 유례없는 변화를 겪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이 회사는 원가 우위를 강조했던 기존 전략을 차별화된 서비스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바꿔야 했다. 그러나 기업의 강력한 문화가 성공의 걸림돌이 됐다.
우리는 이 조직이 매우 ‘결과’ 지향적이고, ‘배려’와 ‘질서’를 중시하며, 상의하달식 ‘권위’를 따르는 문화라고 진단했다. 회사의 리더들은 훨씬 ‘목표’ 지향적이고, 허용적이고, 개방적이고, 팀을 기반으로 한 문화를 조성하기로 했는데, 그럴 경우 ‘배려’ ‘학습’ ‘목표’ 양식이 강화되는 한편 ‘권위’ ‘결과’는 약화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전환되기가 특히 더 어려웠던 이유는, 업계가 효율과 결과를 중시하는 와중에도 지난 수년간 이 회사가 기존 조직문화 속에서 별 탈 없이 돌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관리자 대부분이 여전히 기존 문화를 강점으로 생각했고, 계속 지키려고 애썼다. 이런 움직임이 새로운 전략 방향을 성공으로 이끄는 데 위협 요인으로 작용했다.
어느 조직이든 문화적 변화는 더딜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이 회사도 그 점을 이해했다. CEO는 리더들이 문화적 진화를 보다 잘 받아들이도록 돕기 위해 새로운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 팀 코칭 프로그램, 훈련 방법을 도입했다. 퇴사자가 나오면, 그 자리에 ‘배려’를 계속 제공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공통의 ‘목표’를 추구하는 경향이 조금 더 강한 리더를 뽑았다. 이렇게 전략과 문화를 바꾼 이점은 점점 더 다양한 형태의 통합형 서비스와 강한 성장세 형태로 나타났고. 특히 신흥시장에서 두드러졌다.
문화를 발전시키는 4가지 수단
사업 계획을 개발하고 실행하는 일과 달리 기업문화를 바꾸는 일은, 조직 구성원의 정서적·사회적 역학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우리는 성공적으로 문화의 변화를 이끄는 4가지 방법을 찾았다.
포부(원하는 바)를 명확한 언어로 표현하라.
새로운 전략을 규정하려면 먼저, 조직 전체에서 자유롭게 논의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기존의 전략을 분석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는 일도 똑같다. 리더는 이 문화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기존의 문화와 예상되는 시장·비즈니스 상황과 어떤 점에서 합치하고 합치하지 않는지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이를테면 어떤 회사의 업계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데 주요 문화 양식이 ‘결과’와 ‘권위’라면, ‘결과’에 대한 집중력을 잃지 않으면서 문화를 ‘학습’이나 ‘즐거움’ 쪽으로 바꾸는 편이 바람직할 것이다.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민첩성과 융통성을 강화하려고 했던 기술기업의 사례에서 보듯이, 이루려는 문화를 자세히 살펴보면 조직의 온갖 계획의 방향을 일러줄 상위 원칙을 찾아낼 수 있다. 변화는 실제적이고 현존하는 비즈니스 도전과제와 기회와 포부, 경향 측면에서 프레이밍 될지도 모른다. 문화란 원래 어느 정도 모호하고 감춰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장의 치열한 경쟁이나 성장의 어려움 같은 가시적인 문제를 언급한다면, 사람들이 변화의 필요성을 보다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목표하는 문화와 합치된 리더를 선정하고 육성하라. 리더는 모든 레벨에서 변화를 도모하고, 안전한 분위기와 에드거 샤인이 말한 ‘연습장’을 조성해 줌으로써 변화의 중요한 촉매 역할을 한다. 채용 후보자들이 조직의 목표 문화와 얼마나 잘 합치되는지 반드시 평가해야 한다. 이때 조직문화와 개인의 리더십 스타일을 모두 평가할 수 있는 단일한 모델이 매우 중요하다.
임원들 가운데 변화에 비협조적인 사람은, 문화와 전략적 방향 간의 중요한 관계를 일러주는 훈련과 교육을 통해 참여와 의지를 이끌어낼 수 있다. 보통은 변화의 타당성, 변화로 얻게 될 이득, 조직이 포부를 이루는 데 각자 할 수 있는 역할을 이해하고 나면 변화를 지지하게 된다. 그러나 문화의 변화가 직원들의 이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조직에 더 이상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껴서 회사를 떠나고, 어떤 사람은 변화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퇴사를 권고받는다.
문화에 대해 조직 차원에서 논의해서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라. 조직의 공통 규범, 신념, 암묵적인 이해를 바꾸기 위해 직원들끼리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해 볼 수 있다. 우리가 고안한 통합적 문화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기존의 문화 양식과 바람직한 문화 양식, 고위임원들의 업무 방식의 차이를 놓고 토론해 볼 수 있다. 리더가 분기별 이익이 아니라 혁신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 성과에 대해 말한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하면, 직원들은 스스로 다른 방식으로 행동하고 긍정적인 피드백 루프를 만들 것이다.
지방 순회 설명회, 청취 투어, 체계적인 집단 토의 등 다양한 조직 차원의 논의가 변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고위관리자와 일선 직원 간 소통을 북돋는다. 영향력 있는 변화의 대변인은 말과 행동을 통해 문화적 변화의 필요성을 널리 알릴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기술기업은 체계적인 대화 프레임워크를 만들고 폭넓은 논의를 촉진해서, 문화와 직원 참여도 면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이뤄냈다.
조직 설계를 통해 바람직한 변화를 강화하라. 한 기업의 구조, 체계, 프로세스가 서로 합치되고 바람직한 문화와 전략을 뒷받침할 때, 새로운 문화 양식과 행동을 훨씬 쉽게 이끌어낼 수 있다. 예를 들면 성과 관리를 이용해 직원들이 바람직한 문화적 특성을 내재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조직이 성장하고 새로운 직원이 늘면 교육 훈련으로 목표 문화를 강화할 수 있다. 조직 구조의 중앙집중도와 직위 수를 조정해서 바람직한 문화에 내재된 행동을 강화할 수 있다. 헨리 민츠버그 같은 주요 학자들은 조직 구조와 다른 설계적 특성들이 시간이 갈수록 조직 구성원들의 사고방식과 행동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결론
한 전통적인 제조기업은 전체 솔루션을 제공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4가지 수단을 모두 활용했다. 가장 먼저 전략을 다시 세우고, 대대적인 브랜드 캠페인으로 변화를 강화했다. 하지만 사장은 조직문화가 변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며, 최고위 리더들이 문화를 진화시키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이 회사의 문화는 ‘결과’를 중시한다는 점이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었지만, ‘배려’와 ‘목표’ 양식도 갖고 있었다. 특히 ‘목표’가 업계에서 보기 드물게 강한 편이었다. 한 직원은 회사를 “공동체를 변화시키려는 진심 어린 열망과, 이런 변화를 지지하고 격려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에 중점을 둔 재능 있고 헌신적인 사람들의 집단”이라고 묘사했다. 전반적으로는 매우 협력적이고 모든 구성원이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수평적인 조직문화였지만, 리더들은 상의하달의 위계적인 업무 방식을 추구하고, 때로는 정치적으로 행동하며 위험을 감수하기 꺼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고위 리더들은 조직 문화의 강점과 자기 스타일과의 차이를 살피고, 전략적 포부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일을 논의했다. 그들은 더 많은 위험을 무릅쓰고, 자율성을 강화하고, 위계질서와 중앙집중적인 의사결정 관행을 줄여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다. 사장은 강력한 비즈니스 라인 리더들을 중심으로 리더십 팀을 재구성하고, 새로운 문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고객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했다.
임원 팀은 반기마다 열리는 리더십 콘퍼런스에 중간관리자 100명을 여러 차례 초대했다. 첫 번째 콘퍼런스는 중간관리자들의 의견과 피드백을 듣고, 명확한 문화적 우선순위에 따라 조직을 변화시키는 계획을 함께 세우는 자리였다. 사장은 중간관리자들을 핵심 비즈니스 과제를 다루는 몇 개 팀으로 조직했다. 각 팀은 회사 밖에서 아이디어를 찾고 솔루션을 개발한 뒤, 그 결과를 팀원들 앞에서 발표하고 피드백을 받아야 했다. 이 계획은 전통적으로 부사장들이 하던 변화 관리 역할을 중간관리자들에게 맡겨서, ‘학습’에 기초한 문화를 조성할 때 그들이 더 많은 자율성을 누릴 수 있게 했다. 문화를 발전시키는 동시에 사업에 실질적인 이익을 창출하려는 목적이었다.
사장은 긍정적인 파괴적 아이디어와 업무 스타일을 가진 직원을 파악하는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그렇게 발굴한 직원은 혁신과 관련한 주요 우선사항을 해결하는 여러 프로젝트팀에 투입했다. 이들 팀은 곧바로 주요 민간 지표와 문화, 참여도 측면에서 개선된 사업 실적을 거뒀다. 단 1년 만에 직원 참여도 점수는 10점이나 뛰었다. 고객만족도의 지표인 순추천고객지수는 사상 최고점을 기록했다. 이는 회사의 새로운 혁신적 솔루션에 대한 강력한 참고자료를 제공해줬다.
여기서 소개한 단순하고도 강력한 모델을 활용한다면, 조직문화를 바꿔서 충분히 성과를 개선할 수 있다. 이는 사실 매우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먼저 리더들은 기존의 조직 문화를 잘 파악해야 한다. 그 다음에야 이루고자 하는 목표 문화를 규정할 수 있다. 그리고 마침내 포부, 리더십 연계, 조직 차원의 논의와 설계 같은 핵심적인 변화 활동에 통달하게 된다. 문화 경영은 오늘날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방법일지 모른다. 문화를 더 이상 귀찮은 문제로 치부하지 않고, 기본적인 관리 도구로 활용하는 리더가 성공할 것이다.
본 연구에 대해
우리는 조직문화와 성과를 종합적으로 연구해서 두 요인 사이의 관계를 살펴봤다. 다양한 업계(비필수 소비재, 필수 소비재, 에너지와 유틸리티, 금융과 전문 서비스, 보건 의료, 중공업, IT/통신), 다양한 지역(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중동, 북미, 오세아니아, 남미), 다양한 조직 유형(공공, 민간, 비영리)을 아우르는 230여 개 기업의 문화와 함께, 이들의 리더십 스타일과 가치를 분석했다. 또한 약 2만5000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와 기업 관리자들과의 인터뷰 결과를 토대로 각 조직의 문화를 진단했다.
분석 결과 우리가 연구한 조직에서 8가지 양식 중 어떤 양식이 특히 강하게 나타나는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결과’가 가장 많았고 ‘배려’가 그 뒤를 이었다. 이런 패턴은 모든 기업 유형, 규모, 지역, 업계를 망라해 일관되게 나타났다. ‘질서’와 ‘학습’은 많은 조직문화에서 세 번째와 네 번째로 흔한 양식으로 기록됐다.
문화는 직원의 참여도와 동기부여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고객 지향성에 미치는 영향이 두 번째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와 조직 성과 간의 관계를 모델링하기 위해 우리는 보편적인 설문조사 질문을 이용해 모든 조사 대상 조직의 직원 참여도를 평가하고, 온라인 설문으로 고객 지향성 점수를 얻었다. 많은 경우 톱 리더 개개인의 스타일과 가치관도 기록했다.
그 결과 ‘즐거움’ ‘학습’ ‘목표’ ‘배려’ 양식의 문화 속에서 직원 참여도가 융통성 강화와 가장 강한 연관성을 보였다. 이와 비슷하게 고객 지향성은 ‘즐거움’ ‘학습’ ‘목표’ ‘배려’ ‘결과’ 양식 사이에서 긍정적인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이런 관계들 역시 모든 기업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 또한 직원들이 조직문화의 특성에 긴밀히 합의할 때, 직원 참여도와 고객 지향성이 강하게 나타난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본문에서 언급한 이들을 비롯해 수많은 학자들의 연구성과가 우리 연구에 큰 영향을 줬다. 또한 데이비드 콜드웰, 제니퍼 챗먼, 제임스 헤스켓, 존 코터, 찰스 오라일리 등 참으로 많은 거인들의 업적을 딛고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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