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섀클턴 등 역사 속 리더들이 위기의 시기에 집단적 불안과 개인적 불안에 대처한 방법을 역사학자 낸시 케인이 알려준다.
전세계의 정치 리더와 경제 리더들에게 엄청난 과제가 생겼다. 바로 수십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수십억 명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은 치명적 팬데믹을 사람들이 잘 이겨낼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다. 코로나19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팽배한 상황에서, 리더들이 불안에 떠는 사람들의 의욕을 어떻게 고취시킬 수 있을까? 그 과정에서 이들 리더가 겪는 개인적 불안을 다스리는 방법은 무엇일까?
역사가 우리의 길잡이가 돼 줄 수 있다. 하버드경영대학원 경영학 교수이자 의 저자 낸시 케인Nancy Koehn에 따르면 에이브러햄 링컨, 어니스트 섀클턴, 프랭클린 루스벨트 등 역사적 리더들은 자신조차 미래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안정감, 믿음, 희망을 주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이들은 추종자들에게 솔직했고, 개인적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자신만의 수단을 찾아냈다. 그리고 많은 걸 잃은 듯한 상황 속에서도 작은 승리들을 축하했다.
케인 교수와의 인터뷰 내용을 명확히 전달하기 위해 편집을 거쳐 아래에 실었다.
지금 우리는 전례 없는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과거에도 불안이 치솟았던 시기가 있었죠. 교수님이 연구하신 리더들은 위기에 따른 불확실성과 스트레스 속에서 추종자들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나요?
이런 리더들은 사람들에게 잔인할 정도로 솔직했고, 동시에 믿을 만한 희망을 제시했습니다.
먼저 사람들이 상황의 추이를 알고, 위기를 올바로 이해하고, 리더에 대한 신뢰를 쌓게 하기 위해 사실을 전달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 핵심 문제에 대해 리더가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리더를 비롯한 구성원들이 보유한 자원 가운데 무엇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 리더가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설명합니다.
사용 가능한 자원에는 자금, 인력, 군사력 같은 유형자원도 있고 용기, 회복력, 결속력, 인정(人情), 상상력 같은 무형자원도 있습니다. 유무형의 자원을 모두 동원하면 두려움을 누그러뜨리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불안을 무시하거나 완전히 없앨 순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각자의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해야 합니다.
미국 남북전쟁 때 링컨에게는 ‘미국이라는 연방국가를 하나로 유지하기’와 ‘노예제 폐지’라는 두 가지 목표를 놓치지 않기 위해 북부 지지자들의 의욕을 고취하는 게 관건이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영국 수상 처칠에게는 ‘회복력’과 ‘나치 독일에 맞서 싸우고자 하는 집념’이 중요했습니다. 심지어 영국이 사실상 홀로 싸워야만 했던 1940년과 1941년에도 그랬습니다. 당시 영국은 히틀러에 맞선 최후의 보루였죠. 처칠이 1940년 6월 영국 하원에서 한 연설은 유명합니다. “우리는 끝까지 갈 것입니다. 우리는 해변에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상륙지점에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들판과 거리에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언덕에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절대 항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이 이렇게 말한다면 사람들은 “그래, 나는 지금 두려워. 리더도 그 사실을 알고 있어. 하지만 우리는 결국 이 고난을 헤쳐 나갈 거고, 각자가 해야 할 역할이 있어”라고 생각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