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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 자기계발

권력이 당신을 망치지 않게 하라

매거진
2021. 9-10월호
088

LEADERSHIP

권력이 당신을 망치지 않게 하라
Don’t Let Power Corrupt You

어떻게 힘을 ‘윤리적’으로 행사할까?



내용 요약

문제
권력은 책임을 지고 변화를 이끌기 위해 필요하지만 우리를 자만과 자아도취라는 두 가지 늪으로 이끌기도 한다. 이 늪에 빠지면 나와 우리 팀 모두 성과를 제대로 내지 못할 수 있다.

해결
권력의 부작용인 오만과 자아도취는 각각 겸손과 공감으로 극복할 수 있다.

실천 방법
“잘 모르겠다”고 말해도 괜찮은 분위기, 솔직한 의견을 수렴하는 창구, 성공의 일시적 속성을 환기하는 메시지, 겸손을 측정하고 보상하는 제도를 통해 임직원 모두 겸손해질 수 있다. 다른 직원 업무 체험하기, 스토리텔링을 이용해 다른 사람의 일을 내 일처럼 만들기, 회사 차원에서 협업을 필수화하기, 회사 밖으로 나가 현실세계에 참여하기 등을 통해 공감을 키울 수 있다.



의사인 베라 코데이로Vera Cordeiro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가장 붐비는 라고아 공공병원에서 빈곤 가정의 아동 환자를 돌봤는데 일을 할수록 화가 났다. 사립병원에 다니는 부유층은 쉽게 고치는 병도 코데이로의 환자들처럼 규칙적인 식사와 위생적인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었다. 코데이로는 1991년 비영리단체 브라질아동건강지원협회를 설립했다. 빈곤 아동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빈곤 가정을 지원해 가난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였다.

초창기 코데이로는 가족과 친구들의 도움을 받고 자비를 보태 협회를 운영했다. 하지만 곧 리우데자네이루의 힘 있고 돈 있는 자들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개인적으로 권력에 흥미도 없고 외려 질색하는 편이지만 개인후원자, 정부기관, 언론, 대중 모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 결과 브라질아동건강지원협회(현 단체명은 인스티투토 다라Instituto DARA)는 브라질에서 가장 성공한 비영리단체 중 하나로 성장했다. 온갖 찬사가 쏟아졌다.

그 과정에서 코데이로는 자신이 예전보다 권력에 거부감을 덜 느낀다는 점을 깨달았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여기저기 다양한 인맥이 생겼고 세계경제포럼 같은 내로라하는 유명 콘퍼런스에도 자주 불려다녔다. 하지만 정작 가까운 사람들의 생각을 듣는 데는 소홀해졌다. 걸핏하면 동료들 사이에 끼어들고 의견을 제시하면 무시하기 일쑤라는 불만이 터졌다. 어느덧 성인이 다 된 딸은 코데이로에게 다가와 시상식과 유명 행사에 왜 그리 집착하느냐고 물었다. 권력과 친밀해진 이후로 자신이 변했다는 것을 알고 코데이로는 아연실색했다.

한때 권력에 대한 경계심이 강했다고 해서 나중에 권력을 갖게 됐을 때 남용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인간은 권력의 중독성 앞에 쉽게 무너진다. 권력은 책임을 다하고 변화를 촉발하기 위해 필요하지만 자만심과 자아도취라는 두 가지 늪으로 이끌기도 한다. 이 늪에 빠지면 자신은 물론이고 속한 팀까지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할 수 있다. 우리는 지난 20년 동안 권력을 연구하고 가르쳤다. 5개 대륙 100여 명을 대상으로 권력을 어떻게 얻었고 행사하는지 인터뷰했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베라 코데이로가 결국 해냈던 것처럼 권력의 함정을 파악하고 피하는 전략을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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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만심과 자아도취의 위험성

오만이 얼마나 위험한지 다시 말해 권력에 달려올 수 있는 지나친 자부심과 자신감의 부정적 영향은 잘 알려져 있다. 이를테면 한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한 그룹에는 자신이 힘 있는 사람이라고 느낀 순간을 적어 달라고 요청하고 다른 그룹에는 힘 없는 사람이라고 느낀 순간을 적어 달라고 했다. 그런 다음 모든 참가자에게 주사위를 주고 주사위 굴리기 게임에서 나올 숫자를 맞히면 보상을 주겠다고 약속하면서 직접 주사위를 던지고 싶은지 아니면 연구진이 던지게 할 것인지 물었다. 자신이 약자라고 느낀 경험을 적은 참가자의 58%만이 주사위를 직접 던지겠다고 말했다. 반면 자신이 권력자라고 느낀 경험을 이야기한 참가자는 한 명도 빠짐없이 직접 주사위를 굴렸다. 권력을 휘두른 경험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보통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했다. 주사위 굴리기 같은 확률게임조차도 스스로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다고 여긴 셈이다.

권력에 대해 몇 분간 생각한 결과가 이 정도라면 수년 동안 중요한 위치에 있던 사람은 어떻겠는가. CEO의 오만을 다룬 연구가 차고 넘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연구에 따르면 성공하고 칭송 받는 고위임원은 지나친 자신감 때문에 기업을 인수할 때 엄청난 거품이 낀 프리미엄을 기꺼이 지불한다. 이런 경향은 특히 이사회 견제가 부실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CEO의 자만이 비대해지고 인수 프리미엄이 막대할수록 주주 손실은 커진다. 권력에 취한 한 명 탓에 모두가 손해를 본다.

오랫동안 심리학자들은 다른 사람에 비해 자신이 어느 정도 권력을 지녔는지 잠깐이라도 성찰했을 때의 영향을 연구해왔다. 한 실험에서 연구진은 일부 참가자에게 미국에서 가장 유명하고 부유한 사람을 떠올리라고 했다. 반대로 다른 참가자들에게는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떠올리라고 했다. 그런 다음 모든 참가자에게 자신이 계층 사다리의 어디쯤 위치하는지 표시해 달라고 주문했다. 앞 그룹은 상대적으로 자신이 무력하다고 느껴서 사다리 하단에 표시를 했다. 반면 뒤 그룹은 그보다 상단에 표시했다. 이후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사진 속 인물의 눈을 보고 감정상태를 맞히는 유명한 공감능력 측정 테스트, ‘눈으로 마음 읽기 테스트(RMET, Reading the Mind in the Eyes)’를 실시했다. 자신을 강자로 인식한 뒤 그룹의 정확도가 현저하게 낮았다. 자신이 권력자라고 느끼면 다른 사람의 감정에 주의를 덜 기울이게 되는 것이다.

이런 둔감함은 부하직원들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지 못하는 데서 드러나곤 한다. 연구에 따르면 관계의 지형을 잘 파악하는 능력이 권력의 원천인데, 권력을 가질수록 부하직원들 간의 관계를 정확히 인식하는 데서 오는 이점을 활용할 가능성이 오히려 작아진다. 권력이 자기몰입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높은 자리에 있으면 부하직원에게 관심을 덜 기울이고 그들의 네트워크에도 굳이 신경을 쓰지 않는다.

부하직원을 제대로 ‘보지’ 않으면 전체 업무의 효과성이 감소한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리드할 수는 없다. 부하직원들에게 관심이 없고 관계도 단절된 상사가 동기를 부여하거나 최선을 다하도록 유도할 수도 없다. 억지로 밀어붙인다면 단기적으로 효과를 볼 수도 있지만 결국 저조한 실적과 리더십의 위기에 처할 것이다.

권력의 덫에 걸리지 않으면서 효과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오만 대신 겸손이, 자기중심성 대신 공감이 필요하다. 겸손하고 공감능력이 있는 사람은 흔쾌히 배우고 이타적으로 행동한다. 이타성은 자신의 이익을 초월해 집단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권력을 행사하는 비결이다.

겸손해지는 방법

겸손한 태도는 자만하거나 오만하게 굴지 않는 것이다. 그러려면 자신의 능력, 실적, 한계 모두를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나와 우리 팀에 적용할 수 있는 겸손해지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모르겠다’라는 말을 용인하거나 심지어 환영해야 한다. 프리실라 루나Priscilla Luna는 캐나다 대형 식품의약품 유통업체 로블로Loblaws의 사업운영총괄 부사장이다. 부임 초기 프리실라는 약대생 교육과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환자가 처방약에 관해 물어보면 지금 당장 알려줘야 한다 생각하지 말라고 항상 학생들에게 강조합니다. 물론 답을 100% 알고 있다면 알려주면 되겠죠. 하지만 100% 확신이 안 선다면 더 찾아보겠다고 말할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겸손한 자세로 ‘모르겠는데요’라고 솔직히 말해야 신뢰를 쌓을 수 있다고요. 지금까지 직원들에게 강조해 온 내용입니다.”

2001~2009년까지 제록스 CEO를 지낸 앤 멀케이Anne Mulcahy는 당시 별명이 ‘모르겠는데 마스터!(The Master of ‘I don’t know!)’였다. “모르는 걸 모른다고 인정할 때 사람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멀케이는 말한다. 그가 낮은 자세로 다가가자 직원들이 각자 전문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했고 휘청대던 회사도 다시 일어났다. 연구에 따르면 리더가 겸손을 표현할 때 직원 기여도, 업무만족도, 장기근속률, 참여도, 적극적 학습 태도가 높아진다.

솔직 담백하게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든다. 몇몇 팀원만 발언권을 행사하고 있다면 보통 내가 가장 잘 알고 있으니 다른 의견은 들을 필요가 없다고 여기는 탓이다. 하지만 최고의 리더라도 모든 문제의 답을 알지는 못한다. 더구나 연구결과에 따르면 팀원들이 돌아가며 각자 얼마나 발언할 수 있느냐에 따라 팀의 실적이 좌우된다.

코데이라는 자신의 오만이 리더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권력의 부정적 영향을 통제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래서 매주 열리는 간부회의에서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발언시간을 배정해 조직활동, 새로운 아이디어, 우려사항을 이야기할 수 있게 했다. 덕분에 포용성이 늘었고 공동의 책임의식이 생겼다. 또 코데이라는 직원들이 의견을 낼 때 중간에 가로막지 않고 경청한 뒤에 피드백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한 다음 다른 직원들도 그렇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리더는 솔직한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공식 채널을 구축해 폭넓은 참여를 끌어낼 수 있다. 많은 기업이 일선 직원부터 CEO에 이르기까지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올핸즈 미팅’ ‘오픈 마이크 미팅’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같은 포럼을 진행한다. 패션디자이너와 제조업체를 연결하는 글로벌 의류 및 액세서리 제조판매 플랫폼 비다VIDA의 CEO 우마이마 멘드로Umaimah Mendhro는 주간 올핸즈 미팅에 참석한다. 멘드로는 미팅에서 조심스럽게 직원이 따르길 원하는 접근방식을 선보였다. “결정권자가 저 하나라면 회사의 모든 결정이 제 수준에 머무를 텐데 그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멘드로는 말한다. “자만에 빠지지 않고 호기심을 갖고 리드하는 것, 내가 아는 부분과 모르는 부분을 투명하게 밝히는 리더가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질문하고 경청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합니다. 내가 틀리고 다른 사람이 훨씬 좋은 아이디어를 냈을 때 진심으로 신이 나죠.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하고 타인을 북돋울 때 진정한 권력이 나오니까요.”

부하직원과 가감 없이 소통하기 위해 개인채널을 만드는 리더도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 교원연금이사회 최고운영연금책임자 트레이시 아벨Tracy Abel은 믿음직한 직원 12명으로 구성한 사내문화 개선팀 ‘컬처 카운슬’을 만들었다. 컬처 카운슬은 아벨에게 자유롭고 솔직하게 피드백을 준다. 아벨의 생각이나 행동이 석연치 않다면 주저 없이 지적하고 아벨의 아이디어를 테스트할 수 있는 공명판 역할을 한다. “정말 중요한 그룹입니다.” 아벨은 말한다. “덕분에 현실감각을 유지할 수 있죠.”

때로는 진솔한 의견을 들을 기회가 자연스레 찾아오고 좋은 리더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아일랜드 슬라이고 주의회 CEO 시아란 헤이스Ciarán Hayes가 대표 사례다. 헤이스가 회사를 둘러보는 동안 구내식당의 어떤 테이블이 ‘용자(勇者)의 식탁’이라고 불린다는 말을 들었다. 거기서는 임원, 중간관리자, 실무자가 뒤섞여 앉아 누구에 대해서든 의견을 낼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렇다면 저 식탁에 내가 앉아야겠다고 마음먹었죠. 바라던 대로 그 식탁에서는 저를 포함해 모두가 계급장을 떼고 이야기했습니다.” 헤이스는 말한다. “현실에 발을 단단히 딛고 근황을 속속들이 알 수 있는 완벽한 환경이었습니다.”

성공은 영원할 수 없음을 뚜렷하게 환기하는 메시지를 보낸다. 역사가들에 따르면 고대 로마에서는 전차를 타고 거리를 누비는 개선 장군에게 노예가 뒤따르면서 개선 행진을 하는 내내 “당신이 한낱 인간일 뿐임을 잊지 마시오(Hominem te memento)”라고 속삭였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 우리가 필멸할 운명을 타고났다는 이 말은 ‘나는 언제나 옳다’는 믿음이 신기루에 지나지 않음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캐나다 마케팅책임자 안드레아 반 리우벤Andrea Van Leeuwen은 페이스북이 직원들에게 성공이 본래 일시적 성질의 것이라는 경각심을 어떻게 일깨웠는지 알려줬다. 현재 페이스북은 지금은 없어진 미국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선 마이크로시스템스Sun Microsystems 건물을 사옥으로 활용하는데, 본사 입구의 입석 간판을 떼지 않고 뒷면에 페이스북 상호를 쓰고는 뒤집어 세워놨다. “본사를 지나가는 누구든 매번 간판 앞뒷면을 보게 됩니다.” 리우벤은 말한다. “‘오늘 잘한다고 해서 내일 살아남을 수 있는 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거죠.” 또 누군가가 다른 관점을 제시하면 “저 말이 맞다면?”이라고 자문해보라고 직원들에게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도 얼마든지 조직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단단히 일러 두는 것이다.

겸손을 측정해 보상한다. 더 겸손해지려면 얼마나 겸손한지 측정해야 한다. 하지만 스스로 평가하는 겸손은 신뢰도가 떨어진다. 과도한 자신감의 소유자는 보통 “저만큼 겸손한 사람은 못 봤을 겁니다”라고 호언장담하는 데 반해 진짜 겸손한 사람은 “매사에 겸손하게 행동하려고 노력하는데 잘 안될 때가 많습니다”라며 겸양을 보인다. 자신이 얼마나 겸손(혹은 오만)한지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솔직히 평가해달라고 요청하라.(이때 직원이 사용할 만한 구체적 기준은 아래 ‘나는 겸손한 사람인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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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능력 기르기

심리학자들은 인간이 자신을 타인과 분리되고 독립된 존재로 보거나 서로 연결돼 있고 의지하는 존재로 본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후자의 경우 당연히 공감능력과 협동심이 커진다. 이는 권력에 따라붙는 자아도취를 막아줄 훌륭한 방패가 된다. 공감능력은 간단한 방법으로 키울 수 있다. 이를테면 독립 인칭대명사(나, 나의)가 포함된 이야기를 읽을 때 상호 의존대명사(우리, 우리의)로 바꾸는 것이다.

신진 리더들을 보면 자아도취 성향이 강하다. 자신이 얼마나 잘났는지 보여주기 바쁘고 외부를 보기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심취한다. 리더가 계속 성장하는 한 그는 점차 자신이 회사, 사회, 국가, 나아가 인류와 지구까지 보다 큰 실체와 상호의존한다는 사실에 눈을 뜬다. 상호의존성을 깨달으면서 타인을 이해하게 되고 타인의 감정에 공명하는 공감능력이 발아한다. 코데이로는 자아도취에 빠지지 않기 위해 명상에 눈을 돌렸다. 정기적으로 명상을 실천한 결과 “우리 NGO 직원들과 지원대상 가족에게 더욱 공감하게 됐고 우리 회사에 주어진 사명의 무게를 새삼 실감했다”고 털어놨다. 조직의 사명에 깊이 공감하면서 코데이로는 현명하게 권력을 행사하는 길을 향해 첫발을 내디뎠다. 즉 우리 모두 인류의 일원이라는 인식을 포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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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우리 팀의 공감능력을 높이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다른 사람의 일을 깊이 체험해본다. 다른 누군가의 현실이 피부에 와 닿을수록 더 많이 공감하게 된다. 지난날 말단사원으로 일하면서 비슷한 직급의 직원들과 안면을 튼 중간관리자는 중간직급에서 시작해 클라이언트 및 투자자들과 오찬모임을 할 때만 사무실을 나서는 중간관리자보다 현장노동자의 노고와 공로를 훨씬 높이 평가할 것이다. 캐나다 통신기업 벨 캐나다Bell Canada에서는 학교를 갓 졸업한 신입사원들이 향후 관리직무를 맡을 때를 대비해 콜센터와 소매점에서 8주간 일하며 일선 고객 서비스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미리 경험하도록 한다. 온타리오 교원연금이사회는 다른 사업부에서 일정 기간 일해보고 원래 업무로 돌아오는 ‘현장답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우리가 연구한 미국과 유럽의 사회적 기업은 사회복지사와 기술인력들이 다른 사람의 일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서로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배우고 체험하는 ‘셰도잉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었다.

서로의 세상을 직접 경험해보면 공감대가 형성된다. 또 다양한 부서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더 잘 파악할 수 있어서 사일로가 허물어지고 협력이 강화된다.

스토리텔링으로 다른 사람의 일을 내 일처럼 여기게 만든다. 물론 다른 사람의 일에 언제나 몰입할 수는 없다. 그럴 때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효과적이다. 회사는 이런 스토리텔링 공간을 만들어서 직원들이 자신의 시야에서 벗어나도록 도울 수 있다.

로저스 스포츠앤드미디어Rogers Sports & Media 영업부문 부사장 재니스 스미스Janice Smith는 ‘세이프 토크’ 세션 덕분에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큰 공감의 물결이 일었고 이런 상황은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대한 항의시위가 열리는 동안에도 계속됐다고 설명했다. “모두 용감한 사람들이죠. 취약한 부분을 투명하게 드러낸 채 모여 앉아 개인적으로 고통스러웠던 경험을 공유하니까요.” 스미스는 말한다. “이 세션은 안전한 공간입니다. 참가자들이 여기서 쌓아 올린 신뢰는 절박한 시대에 큰 위안이 될 뿐만 아니라 몹시 강력해서 인생의 전환점이 될 정도예요. 직급과 부서를 떠나 모두가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가르치고, 배우고, 영감을 얻고, 더 나은 사람으로 거듭납니다. 우리의 시도로 기업문화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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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의존하는 회사 시스템을 만든다. 또 기업은 상호의존이 당연한 시스템을 만들어서 리더의 자아도취 경향을 방지할 수 있다. 가령 마이크로소프트는 인사고과제도를 폐지하고 대신 협업실적 평가제도를 도입했다. 중간관리자가 직원을 평가할 때 “다른 직원의 성공에 어떻게 기여했는가?” “당신의 실적에 다른 직원의 업무와 아이디어, 노력이 어떻게 반영됐는가?”를 차례로 묻는다. 또 협력 정도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나라면 달리 어떻게 했을까?” 고민해보라고 한다. 이런 접근방식 아래 직원들은 자신이 외부와 단절된 채 일하지 않고, 서로가 필요하고, 자신의 행동이 동료들에게 영향을 준다는 점을 절감한다. 자아도취가 자리 잡기 어려운 시스템이다.

팬데믹 기간 동안 비다의 CEO 우마미아 멘드로는 자신의 팀과 지역사회, 환경 사이의 상호의존성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고 싶었다. 그래서 비다를 공익기업으로 만들었다. 공익기업이란 영리를 추구하지만 노동자, 지역공동체, 사회, 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목표를 포함해야 하는 법적 책임을 지닌 법인을 가리킨다. 멘드로는 말한다. “이로써 비다는 순전히 이윤만을 위해 권력을 남용하지 않겠다는 구조적, 법적 책임을 지게 됐습니다. 나중에 제가 물러나거나 다른 투자자나 바이어가 오더라도 비다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회사라는 사실을 잘 이해할 겁니다.”

회사 밖을 나와 진짜 세상을 본다.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파악하고 그들에게 공감하려면 회사의 울타리를 벗어나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사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를 경험해야 한다. 이렇게 지역사회를 알면 자아도취에 빠지지 않고 나와 회사의 목표를 다른 관점에서 조명할 수 있다. 인도 재벌기업 마힌드라 그룹의 회장 아난드 마힌드라Anand Mahindra는 이런 화합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안다. 평범한 집안 출신이었던 어머니는 어릴 적부터 마힌드라에게 아버지처럼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들을 합리적 비판정신을 갖고 보라고 가르쳤다. 특권의 전당에서 나가 바깥세상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했다. 어머니는 삶이 고통스럽더라도 스스로의 힘으로 헤쳐 나간다면서 그들을 ‘세상의 소금’이라고 불렀다. 어머니의 주장에 따라 마힌드라는 엘리트 계층 자녀들의 전유물인 사립학교가 아니라 공립학교에 입학했고, 거기서 자신과 전혀 다른 배경을 가진 아이들과 공부했다. 특권을 당연시하지 않는 자세가 몸에 밴 탓에 마힌드라는 처음에는 가업에 관여하지 않았다. 나중에야 가족의 요청에 따라 사업에 참여했고, 특권의식에 대한 그의 경계심은 회사에 큰 힘이 됐다. “권력을 행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자 가장 책임감 있는 방법은 권력에 대해 건설적인 비판의식을 유지하는 겁니다.” 마힌드라는 말한다. 건설적인 비판의식은 보통 현실과 유리되지 않을 때 생긴다.

우리는 연구를 통해 청년과 노련한 임원 모두 현실세계에 참여했을 때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을 확인했다. 유복한 집안의 대학생이 여름방학 동안 패스트푸드 체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보면 사회 밑바닥의 삶이 무엇인지, 최저임금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게 얼마나 고되고 괴로운 일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빈민가의 학교나 노숙자 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은행 임원은 금융기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다르게 생각할 것이다. 사회적 명성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내 주변의 공동체와 어우러질 때 자아도취의 늪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권력에 매몰되지 않고 균형 있게 행사하는 일은 하루아침에 되지 않는다. 머리가 아니라 마음도 따라줘야 하기 때문이다. 베라 코데이로처럼 숭고한 목적을 위해 힘을 행사할 때도 얼마든지 권력에 중독될 수 있다. 하지만 겸손과 공감을 바탕으로 진정한 권력 배분과 책임을 보장하는 조직구조를 만들면 자만과 자아도취라는 이중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를 통해 리더는 자신은 물론 회사의 실적을 이례적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이를 두고 소설가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토니 모리슨은 어렵지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제자들에게 짧게 일러주곤 했다. “힘을 가진 자가 할 일은 다른 사람에게 힘을 주는 것이다.”


줄리 바틸라나(Julie Battilana)는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 겸 하버드케네디대학원 사회혁신 교수다. 사회혁신과 변화 이니셔티브의 설립자 겸 교수협회장이기도 하다.
티지아나 카시아로(Tiziana Casciaro)는 로트먼경영대학원 조직행동 및 HR 경영학 교수다. 바틸라나와 카시아로는 <Power, for All>을 공동 저술했으며, 본 아티클은 이 책의 일부 내용을 편집한 것이다.

번역 노이재 에디팅 조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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