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에 의자 하나 더 놓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이사회 다양성,왜 결과는 기대보다 못할까?
이사회의 다양성은 기업의 리더들과 공공정책 부문에서 강조하는 우선과제다. 예컨대 2021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나스닥 거래소에 상장한 대부분 기업에 소수민족, 여성 또는 성 소수자LGBTQ+ 등 조직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출신의 이사를 최소 2명 이상 두도록 요구하는 규정을 통과시켰다. 이를 지키지 못한 기업은 납득 가능한 사유를 설명해야 한다. 이런 결단이 환영받는 데는 공정성이라는 이유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그룹 내 이질성은 의사결정의 질을 높인다. 하지만 이사회 다양성의 증가가 성과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는 거의 없다. 최근 한 연구가 그 이유를 살펴보며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던졌다.
연구진은 미국 54개 공개기업의 감사들과 함께 1994~2006년까지의 모든 이사회 회의록을 코딩해서 각 이사가 발언한 시간을 파악했다. 아니나 다를까 일반적으로 여성과 흑인 이사들의 발언권이 백인 남성들보다 훨씬 더 적었다.(다른 소수자 그룹까지는 코딩을 확장하지 않았다.) 이사회 규모 등의 요인을 통제한 결과, 백인 이사들은 평균적으로 연간 이사회 회의에서 총 시간의 11%를 발언했지만 흑인 남성 이사들은 4%, 여성들은 8%만 발언했다. 연구진은 연구가 끝난 후에도 이사회 회의록을 추적했고 계속해서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즉 흑인과 여성 이사들은 꾸준히 말수가 적었다. 연구진은 “소수자 그룹 출신 이사들이 발언에 참여하지 않으면 이사회 다양성의 잠재적 이득이 없어진다”라고 말한다.
이사회 회의록이 기밀이기 때문에 분석은 정량적일 수밖에 없고, 연구진은 소수자 그룹의 이사들이 말수가 적은 이유를 문서로 기록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백인 남성 이사의 행동이 종종 이들의 사기를 떨어뜨렸을 것이라는 일화적 증거anecdotal evidence는 있다. 연구진은 2015년 액션 스포츠의류 회사 퀵실버Quiksilver의 이사직에서 사임한 리즈 돌런Liz Dolan의 경험을 인용했다. 그는 자신이 중요한 회의에서 배제된 사실을 깨닫고 이사직을 관뒀다. “여성이 이사회에 앉을 자리를 얻어도 남성들은 당신을 방음장치가 깔린 부스에 가둘 수 있다.” 포천에 실린 한 기사에서 돌런은 말했다. 소수자 그룹 출신 구성원들이 불안을 느끼고 자기 검열을 했을 수도 있다. “기업 이사들은 스스로가 위축되는 일을 잘 상상하지 못합니다. 이들은 대개 큰 성공을 거뒀고 역동적인 사람들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상대적인 지위는 고위간부 그룹에서도 중요합니다.” 연구를 이끈 크리스토퍼 터글Christopher Tuggle 센트럴아칸소대 교수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