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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 인사조직

공감의 힘

매거진
2022. 9-10월호
‘침몰해 가는 공룡’이라고 평가받던 마이크로소프트(MS)를 다시 실리콘밸리의 지배적 사업자로 끌어올린 사티아 나델라는 2017년 출간한 책 에서 개인적인 아픔을 털어놔 주목을 받았습니다. 첫아이 자인이 태내 주수를 다 채우지 못하고 1.4㎏의 가냘픈 몸으로 태어나면서 심한 뇌성마비를 갖게 됐고, 그날 이후 자신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입니다. 의사들은 자인이 영구적인 장애를 가졌다고 진단을 내렸습니다. 당시엔 매우 절망스러웠지만 책에서 그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세상은 변하기 마련이고, 그 일시성을 마음 깊이 이해하면 모든 일을 차분하게 받아들일 수 있으며, 그런 순간이 오면 주변 모든 존재에 관심을 갖고 공감할 수 있게 된다고 말입니다.

그는 공감 능력이야말로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강조합니다. 실제로 그가 2014년 CEO로 취임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MS의 임원들에게 공감적 협력에 대한 마셜 로젠버그의 책 을 읽게 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서로 경쟁하고 헐뜯으며 사내 정치가 심하던 MS의 문화를 협업과 상호 존중으로 바꿔놓는 일에 집중했죠. 그 결과 MS는 나델라가 취임한 후 모바일과 클라우드 사업에 힘을 실으며 이전보다 더 큰 폭의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고, MS는 애플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시가총액 2조 달러를 돌파하는 기세를 보였습니다.

인간은 다른 종에 비해 육체적으로 연약합니다. 날카로운 발톱이나 이빨이 없고 힘도 세지 않죠. 하지만 인간은 서로 관계를 맺고 협업할 수 있도록 진화해 왔습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쉽게 추적할 수 있도록 눈의 흰자가 커졌고,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얼굴 근육이 발달했습니다. 이를 통해 공감 능력이 발달했고 서로를 이해하며 공동의 목표를 향해 힘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호에 ‘냉소적인 태도가 일터를 지배하지 않도록 하라’를 쓴 자밀 자키 스탠퍼드대 교수는 현대를 ‘공감이 파괴된 시대’라고 말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을 만나지만 동시에 그 어느 때보다도 서로를 이해하려고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공감이 사라지면 그 자리를 냉소주의가 메웁니다. 오늘날 우리는 많은 사람에게서, 또 조직에서 냉소주의를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무조건적인 불신, 일단 지적부터 하고 보는 만사 못마땅함, 나서지는 않으면서 험담과 불만을 늘어놓는 의도된 무기력이 냉소주의를 구성합니다. MS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조직 안에 냉소주의가 가득하면 협력이 줄고 아이디어가 묻히며 결과적으로 조직의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냉소가 가득한 시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감의 문화를 꽃피우고자 하는 리더들에게 이번 호 HBR이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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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R Korea 편집장•경영학박사 최한나
editor@hbr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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