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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대답은 아래 문장에 어떻게 답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1. 회사, 부서, 개인의 비전에 대해 함께 토론하고, 숙지한다.
2. 상품 스펙은 리더가 책임지고 결정한다.
3. 부서의 아이디어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4. 새로운 아이디어 발상을 위한 공간 확보에 최선을 다한다.
위의 질문에 자신 있게 ‘Yes’라고 말한다면 당신은 혁신 리더가 아니다. 이것은 MBA 출신의 일반적인 비즈니스 리더들의 행동이지, 혁신 조직의 위대한 매니저들의 행동이 아니라는 것이 저자들의 주장이다. 상식적인 기업에서 받아들이기엔 너무 도발적인 이러한 주장을 어떻게 설득할지 상당히 궁금해서 읽어본 결론은 필자의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들로 가득 차 있었다. 다시 말해 혁신의 현장에서 15년 이상 활동한 경험자 입장에서는 이들의 주장이 너무도 당연하게 느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러한 내용은 지난 50여년간 혁신 기업에서 발전되고 구축된 것을 잘 정리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글에 대한 소감을 한 문장으로 말하면 아래와 같다.
Not all those who wander are lost. - J.R.R. Tolkien -
방랑하는 모든 이가 길을 잃은 것은 아니다. - J.R.R. 톨킨
지금부터 위에 언급한 4가지에 대해 혁신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논의해보도록 하겠다.
먼저 비전에 대해 함께 토론하고, 숙지해야 하는 것은 전통적인 기업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당연하다. 오히려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이 한국 기업의 문제라는 주장이 훨씬 더 많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저자들은 이것은 마치 비전을 외워서 받아 적게 만드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많은 기업의 교육, 특히 신입사원 교육에서 기업의 비전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그것을 암기하게 하고, 심지어 시험까지 보기도 한다. 그것도 모자라 기업 다이어리와 수첩 제일 앞장에 기업의 비전을 적어서 어떻게 해서라도 볼 수 있게 만든다. 마치 과거 우리가 국민교육헌장을 암송하던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이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혁신 기업이라면 이러한 방식에 따르지 않고, 원대한 도전을 기업의 구성원 스스로가 세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예로 중국에 진입한 크래프트의 리더가 “오레오의 저비용, 대량판매 방식을 포기한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이 제시됐다. 이러한 질문은 스티브 잡스와 같은 원대한 비전 제시도 아니고, 아마존의 드론이나 구글 X Lab의 무인자동차 프로젝트처럼 크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라고 저자들은 주장했다. 그 이유는 해야 할 일을 미리 정한 다음 그에 따르는 것은 혁신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 혁신은 정해진 일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의 과정이므로 평서문의 비전을 숙지하고 완성하는 것보다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것이 혁신의 성공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아날로그 TV에서 디지털 TV로 바뀌는 시점에 “소비자는 디지털 TV를 보기를 원하는가?”라고 질문했던 것이 삼성이 40분기 이상 글로벌 No 1. TV 제조사가 된 시작점이 됐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질문은 근본적인 가정을 새로운 방식으로 상상해서 한계를 극적으로 확장시켜준다. 2005년 당시 디지털 방송도, 콘텐츠도 별로 없던 상황에서 디지털 TV가 소비자에게 주는 가치가 무엇일까에 대한 아주 심각한 이 질문은 기업의 입장이 아닌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했던 질문이기도 하다. 그랬기 때문에 프로젝트 시작과 동시에 얇고, 고품질의 디지털 콘텐츠를 잘 볼 수 있는 TV를 싸게, 빨리 만드는 뻔한 지름길을 달려가지 않고, 고객이 디지털 TV에서 누릴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찾기 위한 지난한 과정을 제대로 밟은 것이 오늘날 삼성전자 보르도 TV의 성공으로 알려진 혁신의 과정이었다. 이러한 고객과 기업에 대해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이 혁신을 수행하는 과정의 시작이다.
“소비자는 디지털 TV를 보기를 원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당시 프로젝트팀은 회사에서 연구하고 토론하지 않았다. 그 대신 가구 거리를 헤매면서 소비자가 가구를 어떻게 선택하는지에 대해 관찰하고, 매장에서 소비자가 자기들끼리 속닥거리는 얘기도 놓치지 않고 귀담아들었으며, TV를 사지 않고 책장이나 그림 혹은 빈 공간으로 벽을 활용하는 비고객의 주장에도 공감하려 애썼다. 이렇게 했던 이유는 아직 디지털 TV가 보편화되지 않아 FGI 혹은 설문 같은 고객 조사를 한다는 것이 무의미하기도 했지만 TV의 스펙은 고객이 정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상품이 좋다 혹은 나쁘다를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고객뿐이라는 것을 모른다면 혁신 전문가가 아니다.
그래서 리더나 상품기획 담당자 혹은 전략마케팅 팀장이 스펙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 그것을 리더의 책임이나 고유의 권한이라고 생각한다면 혁신 리더가 아니다. 다시 말해 상품의 스펙을 판단하거나 결정하기보다는 결정에 필요한 도구를 제시해야 한다. 결정적인 가정들을 고객들과 체험적으로 검증하는 실험을 디자인하는 것이 리더가 해야 할 몫이라는 저자들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보르도 TV의 경우 블루오션의 전략 시각화 4단계에 따라 적어도 10여 가지의 성공 잠재력을 가진 상품 전략안을 구상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에 대한 통찰이라는 가치를 얻었고, 실행을 위한 선택이 보다 쉬워졌으며 전략적 실행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적었다. 즉, 발견의 과정이라는 혁신 절차를 팀원이 제대로 밟았기 때문에 컨설턴트가 아닌 팀원이 소비자에 대한 통찰을 머리와 가슴 속 깊이 담아 새길 수 있었고, 그 이후 선택의 과정에서 의사결정권자에게 소신 있게 주장을 펼칠 수 있었다. 전략적 실천의 단계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결국 한 걸음 한 걸음씩 소니의 브라비아를 물리치고 전 세계를 무대로 전진할 수 있었다.
아날로그 TV에서 디지털 TV로 바뀌는 시점에 “소비자는 디지털 TV를 보기를 원하는가?”라고 질문했던 것이 삼성이 40분기 이상 글로벌 No 1. TV 제조사가 된 시작점이 됐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질문은 근본적인 가정을 새로운 방식으로 상상해서 한계를 극적으로 확장시켜준다.
세 번째 저자들의 주장인 단지 부서 내부에서만 혁신 아이디어를 공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도 한국 기업에서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왜냐하면 아이디어 생산자 외에 아이디어 수용자의 입장도 생각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 현장을 들여다보면 “마케팅 부서의 기가 막힌 상품 전략을 엔지니어들이 다 망쳤다”거나 “디자인 부서의 멋진 경험 디자인을 이상하게 광고하면서 결국 상품 콘셉트가 망가졌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다. 이럴 때 우리는 누구의 책임이라고 생각하는가? 사실 이는 리더의 책임이다. 왜냐하면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부서는 그 아이디어를 수용하는 부서의 입장까지 고려해서 아이디어를 만들어 전달하고 수행하는 협업 체계를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혁신의 현장뿐만 아니라 기업의 모든 현장에서 언급하는 ‘공통의 언어’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혁신 부서와 함께 협업하는 보다 폭넓은 조직의 구성원과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혁신에 대한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고, 이러한 교육의 책임은 리더에게 있다. 교육에서 더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혁신 전담팀이나 부서를 구성할 수 있을 정도로 혁신 전문가 혹은 혁신 촉진자를 양성해야 혁신의 정신이 조직 전체로 확대될 것이라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시간과 자원에 대한 저자들의 주장 가운데 꽤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 발굴의 걸림돌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시간이 없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는 시간의 양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시간의 형태 문제라고 주장한 대목이다. 다시 말해 방해받지 않고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것이지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또 전용 공간보다는 전용 시간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실 3M, 구글, 인튜이트와 같이 업무시간의 10~20%를 혁신에 할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다. 이런 방침이 혁신 기능을 독립시키고 가급적 현행 사업부와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시키는 것보다 더 유용하다는 말이다. 현장에서 혁신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입장에서는 100% 동의하기 어려운 주장이지만 새로운 통찰로 이끌 연상 사고나 관찰을 하기 위해 대화, 실험 및 명상의 시간을 별도로 허락하는 일이 혁신의 성패에 아주 중요한 요소라는 점은 분명하다. 특히 창의적 협업을 위해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강조하는 요즘 추세에 홀로 조용히 명상하는 시간이 창의적 협업에 중요하다는 주장도 무척 흥미롭다. 시간의 변수에 더하여 신속하게 아이디어를 실험해볼 수 있는 도구들, 가령 물리적인 시제품을 만들 수 있는 3D 프린터나 공작기계 혹은 소프트웨어 장비들을 공급해야 한다고 역설했는데, 이는 아이데오IDEO, 스탠퍼드 디자인스쿨Standford d.school혹은 네덜란드의 델프트Delft공대가 그 효과를 입증한 바 있어 많은 기업에서도 이와 같은 아이디어를 차용하면 좋을 것이다. 결국 시간 및 자원과 관련해 중요한 요소는 신뢰에 기반한 자율성이다. 시간도, 에너지도 자율적으로 활용할 때 최고의 효율에 도달할 수 있으므로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시간과 자원을 보장해주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시간 및 자원과 관련해 중요한 요소는 신뢰에 기반한 자율성이다. 시간도, 에너지도 자율적으로 활용할 때 최고의 효율에 도달할 수 있으므로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시간과 자원을 보장해주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도전적이고 도발적인 리더십을 주장하는 이유는 혁신의 과정이 일반적인 과정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과정이 다르면 리더십도 달라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해진 결론을 향해 지름길로 질주하는 기존 리더십과 달리 혁신 리더는 명령하기보다 솔선수범해야 한다. 즉, 말하기보다 실천하며, 판단하기보다 질문을 던지고, 확실한 결과에 빨리 도달하려 하기보다는 미지의 영역으로 가는 과정을 밟기 위해 적합한 시간과 적절한 제약, 적당한 도구들을 팀원에게 제공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혁신 리더가 해야 할 일은 자기가 책임지고 있는 조직이 혁신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이양을 하는 것이다.
사족으로 리더십에 더하여 저자들이 제안한 4가지 단계의 프로세스인 혁신을 위한 포괄적 접근법comprehensive approach to innovation을 더 구체적으로 공부하고 싶다면 저자들의 저서인 <혁신가의 방법Innovator’s Method>을 참고해볼 것을 제안한다.
김동준 innoCatalyst 대표는 연세대에서 공학 박사를 취득하고 삼성전자 VIP(Value Innovation Program) 센터 파트장을 지냈다. 삼성전자에서 15년간 근무하면서 보르도 TV 등 60여 개의 혁신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삼성그룹 기술상, CTO Best Progress상 등을 수상했다. 미국 전략 혁신 컨설팅펌 Strategos의 네트워크 파트너로서 다양한 기업의 창의, 혁신 및 협업 분야를 지원하면서 저술 활동도 함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