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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 젠더

여성이 남성보다 경쟁 압박에 더 잘 대응한다

매거진
2017. 11-12월(합본호)

DEFEND YOUR RESEARCH

여성이 남성보다 경쟁 압박에 더 잘 대응한다

스위스 생갈대 알렉스 크루머Alex Krumer 교수 연구팀이 그랜드슬램[1]테니스 대회 8200여 게임을 분석한 결과, 작은 경기에 비해 큰 경기에서 남자 선수들의 성적이 떨어지는 비율이 여자 선수들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렇게 결론내렸다. 여성이 남성보다 경쟁 압박에 더 잘 대응한다

 

크루머 교수의 얘기를 들어보자.

 

 

크루머: 테니스 경기에서는 보통 서비스권을 가진 서버server가 유리한 위치에 서는데요. 2010년 프랑스오픈, 호주오픈, US오픈, 윔블던 등 그랜드슬램 테니스 대회의 모든 첫 세트 서버들의 성적을 검토한 결과, 게임의 중요한 국면에서 남자 선수들의 성적이 여자 선수들보다 훨씬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례로 게임스코어 44에서 남자 선수들의 서브 실패율은 동점이 된 후 7% 이상 높아졌습니다. 반면 여자 선수들은 동점 전후로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경쟁 압박이 높아져서 성적이 떨어지더라도 여자 선수들의 저하율은 남자 선수들보다 평균 50%가 낮았습니다. 공동연구자인 이스라엘 벤구리온대 대니 코헨자다Danny Cohen-Zada와 모시 로젠보임Mosi Rosenboim교수, NYU상하이의 오퍼 모셰 샤피어Offer Moshe Shapir교수와 저는, 엘리트 테니스 세계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경쟁 압박에 더 잘 대응한다고 확언할 수 있습니다. 여성들은 긴장해서 실수하는 일이 적습니다. 다른 경쟁적인 상황에서도 그런지는 두고봐야겠지만요.

 

HBR: 테니스 대회만, 그것도 첫 세트만, 그것도 그랜드슬램만 검토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테니스는 경기 성적과 경쟁 압박의 상관관계를 측정하기 아주 쉬운 스포츠입니다. 모든 포인트, 게임, 세트, 경기의 승자가 분명하게 가려집니다. 또한, 가령 게임스코어가 11, 31, 50인 상황에서 어떤 게임의 승리가 경기를 이길 확률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계산할 수 있습니다. 첫 세트만 검토한 이유는, 둘째 세트 이후부터는 경기의 편향, 선수들의 피로도와 활동량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첫 세트의 승자는 무척 유리합니다. 저희가 검토한 데이터를 보면, 첫 세트를 이긴 사람이 경기를 가져가는 경우가 여성은 85%, 남성은 77%였습니다. 그랜드슬램에 초점을 맞춘 것은 상금과 랭킹포인트가 가장 크고, 성별에 관계없이 똑같은 상금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랜드슬램 경기에서 남자가 여자보다 더 많은 세트를 뛰긴 합니다만(남자 5세트, 여자 3세트), 그로 인한 차이는 여자 경기에서 첫 세트 승리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뿐입니다.

 

 

그랜드슬램의 상금과 랭킹포인트 때문에 압박이 더 커진다는 말씀인가요?보상으로 인한 압박과 성적의 반비례 관계를 연구한 사례는 많습니다. 듀크대 댄 에릴리Dan Ariely교수와 연구팀은큰 돈이 걸리면 실수가 많다라는 논문에 인도 어느 마을의 주민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결과를 실었습니다. 피실험자들은 성과에 연동된 인센티브가 아주 큰 경우, 상대적으로 인센티브가 작은 경우보다 성적이 안 좋았습니다. 호주의 농구선수들이 실제 경기보다 연습할 때 자유투 성공률이 높고, 프로 골퍼들이 큰 상금이 걸린 토너먼트의 마지막 홀에서 샷을 놓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도 있습니다.

 

처음부터 남녀간에 차이가 있을 걸로 예상했나요?

젠더, 압박, 성적의 관계를 연구한 자료가 많지 않은 데다 그나마도 섞여 있어서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어떤 연구에서는 남성과 여성이 아무 차이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부담이 클 때 남성이 여성보다 더 잘한다는 연구가 있는 반면에, 어떤 환경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낫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실제로 보스턴대 M. 대니얼 페이저먼M. Daniele Paserman교수는 저희보다 앞서 그랜드슬램 데이터를 분석해서, 남녀 선수 모두 중요한 순간에는 더 수세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며 범실을 줄이고,

 

결승타를 적게 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페이저먼은 경쟁 압박이 이길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평가하지는 않았습니다. 저희는 명백하고 객관적으로 결과를 분석해서, ‘어느 그룹이 중요한 순간에 실수를 더 적게 하는가를 알아보는 일이 흥미롭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교수님은 여자 대 여자, 남자 대 남자 선수의 경기를 분석했어요. 한 선수가 압박감 때문에 잘 못하고 있다면 같은 상황에서 상대 선수는 더 잘하고 있다는 얘기 아닌가요?바로 그 점 때문에 서버에 초점을 맞춰 분석했습니다. 대체로 테니스 전문가들은 그냥 공을 잘 받기만 하면 되는 리시버보다 첫 번째 샷의 완전한 통제권을 가진 서버에 의해 점수point가 좌우된다고 보죠. 서브를 넣는 쪽이 점수를 딸 확률이 평균 72.6%니까요. 서버가 중요한 점수를 잃었다면, 상대 선수가 위기를 잘 넘겼기 때문이 아니라 본인이 긴장해서 실수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도 남자 프로 테니스는 좀 더 대등한 조건 아닌가요? 어쩌면 남자 서버들은 그냥 더 어려운 경쟁자와 만난 게 아닐까요? 아니면 페더러[2]선수와 조코비치[3]선수의 화려한 복귀로 경기 결과가 편향된 건 아닐까요? 저희는 세계 랭킹, 체질량지수, , 홈 어드밴티지 등 검토 대상 경기와 선수들의 특성을 모두 고려해 분석했습니다.

 
그렇다면 남성과 여성이 섞여서 경쟁하는 혼합복식 그랜드슬램이라면 어땠을까요? 다른 결과가 나왔을까요?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적어도 한 실험 결과를 보면, 여성은 혼성 경기보다 여성끼리 겨루는 경기에서 경쟁 압박에 더 잘 대응하는 반면, 남성은 혼성 경기에서 더 잘 대응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연구결과를 일반화하는 데 신중해야 합니다. 그리고 노동시장 같은 실생활 대부분의 영역에서 여성은 당연히 남성과 경쟁해야죠.

 

우리가 모두 세리나 윌리엄스Serena Williams[4]선수도 아니고요.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이번 연구는 최고 수준의 테니스 선수들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엘리트 여자 선수들은 아마 보통 여성들에게는 없는, 같은 수준의 남자 선수들보다 위기에서 더 강해지도록 하는 뭔가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대기업 CEO처럼 압박을 받아도 침착해야 하는 다른 역할들을 생각해 보세요. 보통 그런 자리는 평범한 사람들로 채워지지 않습니다. 다른 유형의 경험 있는 엘리트들이 차지하죠. 하지만 포천 500대 기업의 CEO 중 약 4%만이 여성입니다.

 

[1]테니스에서 그랜드슬램(Grand Slam)은 프랑스오픈, 호주오픈, US오픈, 윔블던 등 4개 대회를 말한다.

[2]로저 페더러(Roger Federer). 2004년부터 2008년까지 237. 연속 세계 랭킹 1위에 오르면서 역대 최장 연속 랭킹 1위 기록을 세운 스위스의 프로 테니스 선수

[3]노박 조코비치(Novak Djokovic). 2008년 호주오픈에서 당시 세계 랭킹 1위였던 페더러를 꺾고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따낸 세르비아 출신 프로 테니스 선수

[4]현 세계 랭킹 1위의 미국 프로 여자 테니스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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