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의 가상 케이스 스터디는 실제 기업에서 리더가 직면할 수 있는 문제와 그에 대한 전문가의 해법을 제공합니다. 이번 사례는 조지프 C. 밀러, 마이클 A. 스탄코, 마리암 D. 디알로의 웨스턴 온타리오대 이베이경영대학원 사례 연구 “Reckoning with Jemima: Canthe Brand Be Remade for Good?”을 토대로 했습니다.
가족들이 모두 잠든 밤, 숀 루이스는 ‘Black Lives Matter’라고 외치며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대의 모습이 TV에서 나오는 동안 자신의 노트북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내슈빌에 본사를 둔 양조주와 증류주 제조사 ‘코르크 베버리지’의 시니어 브랜드 매니저인 숀은 홍보 책임자인 앤절라가 내일 내보낼 보도자료 초안을 보내주기로 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 보도자료는 숀이 책임을 맡은 브랜드인 ‘오버시어Overseer 위스키’와 관련이 있었다.(오버시어는 ‘노예 감시인’이라는 뜻이 있음)
드디어 업무용 메신저가 울리자 숀은 첨부된 문서를 열었다.
‘저희는 오버시어 위스키의 역사와 이름이 미국의 인종차별 역사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음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모든 인종을 존중하는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수년간 노력했지만 그런 변화만으로 충분치 않았습니다. 저희는 추가적인 조치를 검토하고 있으며, 곧 계획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코르크 베버리지는 다양성과 공정성, 포용성을 지지하며, 제품 포트폴리오에 그런 믿음이 반영되길 염원합니다. 이와 더불어 저희는 흑인사회를 지원하고 포용하는 다양한 조직에 300만 달러를 기부하고 있습니다.’1
몇 분 뒤 앤절라에게서 다시 메시지가 왔다. “손볼 데가 있나요?”
숀은 답장을 보냈다. “확 와닿지 않아서 고민이에요. 우리가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하면 충분한 걸까요?”
“짐은 회사를 너무 한쪽 코너에 몰고 싶어하지는 않아요” 앤절라가 답했다. 코르크의 CEO인 짐 워스는 전략적인 결정을 해야 할 때 위험부담을 분산하기 좋아한다는 평을 듣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이 일을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데는 저도 동의해요. 뒤늦게 맞대응하는 것처럼 보이면 안 좋잖아요.”
숀은 회사의 조치가 이미 늦은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웠다. 지난 몇 주 동안 많은 브랜드들이 인종차별적 의미가 담긴 제품 이름이나 역사 때문에 사람들에게 소환당했다. 숀은 구글로부터 ‘오버시어’ 검색 빈도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경고하는 알림을 시간마다 받고 있었다. 오버시어의 문제 있는 과거를 꼬집는 트윗이 입소문을 타는 건 시간문제인 듯했다.2
미국 테네시 주의 증류주 양조업자이자 농장주였던 새뮤얼 버넌은 19세기 초 위스키를 만들기 시작했다. 브랜드에 얽힌 뒷이야기에 따르면 버넌은 노예 한 명을 옥수수밭 관리인으로 승격시킨 후 이 위스키에 ‘오버시어’라는 이름을 붙였다. 당시 이는 매우 파격적인 행동이었다. 1800년대를 거쳐 1900년대 중반까지 이 브랜드는 챙 넓은 모자를 쓴 흑인 농부가 긴 막대기를 들고 웃고 있는 모습을 광고에서 보여주었다. 1950년대에 코르크는 이 위스키 브랜드를 사들이면서, 그런 이미지 대신 버넌의 농장 저택을 특징적으로 보여주는 라벨로 디자인을 바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