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14일,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49ers)의 쿼터백 콜린 캐퍼닉은 프리시즌 경기에서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한쪽 무릎을 꿇었다. 처음에는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이 행동이 반복되자 마침내 한 기자가 이유를 물었다. 며칠이 지나 캐퍼닉이 대답했다. “저는 흑인과 유색인종을 탄압하는 국가의 국기 앞에 경의를 표할 수 없습니다.” 반응은 엇갈렸다. 누군가는 지지했고, 누군가는 비난했다.
4년 반이 지난 지금, 캐퍼닉의 평화로운 시위는 굉장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가 시작한 사회운동은 공인으로서 프로 선수의 역할과 ‘피고용인으로서 선수들’의 사회정치적 목소리에 확성기를 댈 수도, 입을 막을 수도 있는 스포츠 리그의 역할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물론 스포츠 리그는 많게는 수조 원 규모의 엄청난 비즈니스다. 자신들의 결정이 수익에 미치는 영향을 아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리그를 운영한다. 캐퍼닉과 지지자들에 대한 경영진의 반응은 예상대로였다. NFL은 캐퍼닉의 입지를 위협했고, 팬들과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공화당 정치인들의 압박이 거세지자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선수들이 무릎을 꿇는 행위를 금지하기도 했다. NBA와 WNBA는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서 있어야 한다는 기존 규정을 상기시키면서도 좀 더 비즈니스에 피해가 덜 가는 방법으로 저항적인 행동을 권장하기도 했다. 축구 메이저리그에서는 선수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평화롭게 저항할 권리를 줬다. 야구 메이저리그와 프로하키리그에서는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하지 않았다.
2017년 가을 즈음이 되자 캐퍼닉은NFL에서 거의 왕따를 당했다. 그러나 사회운동에서는 상징적인 인물이 됐다. BLM(Black Lives Matter,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이 2020년 아머드 알버리, 브리오나 테일러, 조지 플로이드 살해사건으로 추진력을 얻으면서, 전례 없이 많은 스포츠 선수들이 캐퍼닉의 자세를 따라 하며(심지어 캐퍼닉과 같은 유니폼을 입고) 뜻을 같이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리그(대표적으로 NBA와 WNBA)는 기업의 사회적 정의 활동을 상징하는 등불이 됐다. NFL을 위시한 어떤 리그는 기껏해야 반딧불 정도였다. 베테랑 스포츠 기자들이 쓴 과 <Football’s Fearless Activists>는 스포츠와 사회운동이 어떻게 지금까지 진행돼 왔는지 그 맥락을 짚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