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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제너럴리스트가 스페셜리스트보다 더 좋은 일자리를 제안받는 이유
툴레인대의 제니퍼 멀루지Jennifer Merluzzi조교수는 컬럼비아경영대학원의 데이먼 필립스Damon Phillips교수와 함께 2008년에서 2009년 사이 최상위권 학교에서 MBA를 마치고 투자은행[1]에 취업한 약 400명의 졸업생을 연구했다. 학교 성적과 MBA를 취득하기 전에 다녔던 직장, 재학 중 인턴십 활동, 졸업 후 진로 등 개인별 정보를 자세히 살펴봤다. 연구 결과 다양한 분야에서 두루 경험을 쌓은 학생들이 줄곧 투자금융 분야에 종사한 학생들보다 일자리를 더 많이 제안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인사조직 & 운영관리
매거진
2016. 6월호
퓨어스토리지 CEO는 주식 상장 타이밍을 어떻게 잡았나
2015년 10월 이뤄진 퓨어스토리지의 주식시장 상장(IPO)은 긴 프로세스의 마무리였다. 회사는 창립 이후 6년간 6번의 투자를 유치했다. 1200여 명의 직원이 연 5억 달러에 이르는 수익을 창출하고 있었다. 다른 스타트업들이 상장하는 타이밍보다 더 성장하고 더 오래 기다린 상태였다. 1년 정도 전에 상장할 수도 있었지만 우리는 기다렸다. 물론 기다림에는 많은 리스크가 있었다. 마침내 뉴욕증권거래소에 회사를 상장했을 시점에는 IPO 시장이 얼어붙어 있었고, 실제로 다른 몇몇 회사는 시장 위축에 따라 상장을 철회하기도 했다.
리더십 & 운영관리
매거진
2016. 6월호
여전한 골칫거리로 남아 있는 스톡옵션 조작
지금으로부터 거의 20년 전, 학자들은 기업들이 긍정적인 뉴스를 공표하기 직전에 임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긍정적인 뉴스를 발표하면 주가가 오르게 되고, 임원들에 대한 보상을 늘릴 수 있는 절묘한 타이밍이 만들어지는 셈이다.(이 관행을 가리켜 흔히 ‘스프링 로딩spring loading’이라고 부른다). 그 뒤에 학자들은 기업들이 스톡옵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대상자들에게 옵션을 부여할 때 날짜를 (주가가 낮은 시점으로) 소급 적용하는 편법인 ‘백데이팅backdating’도 일삼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자들은 2000년대 초반에 기업들이 백데이팅 수법으로 한 해 평균 50만 달러 이상을 임원들에게 지급할 수 있었다고 추정했다. 이 문제와 관련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03년에서 2010년까지 애플을 포함한 32개 기업에 대한 민사 소송을 벌였다.
재무회계 & 운영관리
매거진
2016. 6월호
누가 인터넷을 통제하는가?
1986년, 스티븐 울프Stephen Wolff는 미국 정부가 제시한 자리를 한 개 맡게 되었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의 네트워킹 부서장이란 다소 생소한 직책으로, 실질적으로 ‘인터넷’의 총책임자가 되는 것이었다. 당시 인터넷은 학술정보를 교환하고 파일을 공유하는 전달수단에 불과했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나면서 울프는 자신이 맡은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다보면 오히려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관리하는 네트워크가 결국 모두에게 개방될 수 있으며, 그래야 하고, 결국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그렇다면 한 개인이나 기관이 관리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하고 복잡해질 것이었다.
운영관리 & 혁신
매거진
2016. 6월호
신메뉴 개발이 답일까?
내가 저글링을? 그것도 달걀로? 왼손으로 던져 올린 매끈하고 동글동글한 달걀이 포물선을 그리며 위로 솟구치다 이내 오른손으로 떨어진다. 큰 원을 그리며 빙글빙글 도는 달걀은 처음에는 3개, 눈깜짝할 사이 4개, 5개로 늘어났다. 구경꾼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오고 쉴 새 없이 팔을 움직이던 로힛Rohit은 갑자기 궁금해진다. ‘달걀들은 도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거지?’ ‘여긴 어디야? 이 사람들은 또 뭐고?’ 하지만 한시도 달걀에서 눈을 뗄 수 없다. 바로 그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공중으로 날아오른 달걀이 닭다리, 애호박, 토마토, 감자, 렌틸콩으로 변한다.
마케팅 & 혁신
매거진
2016. 6월호
차세대 은퇴 공식
미국에서는 매일 1만 명 이상이 65세가 된다. 수십 년 동안 65세는 일반적인 은퇴 연령이었다. 사람들은 이르면 50대 초반, 늦어도 70세에는 대부분 직장생활을 마치고 여가를 누릴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지난 20년 동안 이런 패러다임은 급격히 변화했다.
의 저자 린다 그래턴Lynda Gratton과 앤드루 스콧Andrew Scott이 인구통계학자인 짐 외펀JimOeppen과 제임스 바우펄James Vaupel의 연구를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지금 60세 중 절반은 최소한 90세까지 살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기업과 정부의 연금이 평생의 재정적인 안정을 보장해 주는 시대는 끝이 났다. 이를 비롯한 여러 이유들로 인해 많은 임원들은 지금 은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고 있다.
자기계발 & 혁신
매거진
2016. 6월호
제대로 효과내는 데이터 시각화 전략
얼마 전까지만 해도 데이터 비주얼라이제이션data visualizations or ‘dataviz’, 즉 스마트한 데이터 시각자료를 만드는 능력은 있으면 좋은 기술에 지나지 않았다. 대개는 디자인이나 데이터를 중시하는 관리자들이 데이터 시각자료를 다루는 법을 배우는 데 투자해 그 덕을 봤다. 그런데 상황이 바뀌었다. 비주얼 커뮤니케이션visual communication은 이제 관리자라면 누구나 마땅히 갖고 있어야 하는 필수 기술이 됐다.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으로만 자신의 업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경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계발 & 데이터 사이언스
매거진
2016. 6월호
예측할 수 없는 변덕보다는 일관된 학대를 견디기가 쉽다
우리 모두는 가차 없이 학대를 가하는 상사들과 그로 인한 고통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의 고달픈 얘기를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신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보다 더 심한 경우가 있다고 한다. 어떤 때는 아주 상냥하게 대하다가 갑자기 언제 그랬냐는 듯 불합리한 태도로 돌변하는 상사가 바로 그런 존재다. 변덕스러운 관리자를 상사로 둔 직원들은 줄곧 나쁜 대우를 받는 직원들보다 오히려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직원들의 전반적인 복지와 업무에 대한 태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인사조직 & 리더십
매거진
2016. 6월호
성별 격차를 잘 보여주는 또 다른 예: 사전 예약
여성은 남성보다 거의 이틀이나 빨리 항공 예약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비즈니스 여행 매니지먼트 업체인 칼슨왜건릿트래블Carlson Wagonlit Travel이 이끄는 연구진이 640만 건이나 되는 출장용 항공 예약 데이터를 처리해 밝혀낸 사실이다. 그 밖의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운영관리 & 전략
매거진
2016. 6월호
PE투자 전문회사에서 CEO를 채용하는 방법
기업의 이사회에서는 경영자 승계 계획을 가장 중시한다고 주장하곤 한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공개기업(상장기업)의 임원들이 이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 경우는 드물다. S&P500 기업의 CEO 평균 임기는 거의 10년이다. 프라이빗 에퀴티(PE)[1] 세계와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PE펀드 기업들은 수십 개 기업에 투자하며, 투자를 단행한 뒤에는 대체로 CEO를 교체한다. 따라서 공개기업의 임원들은 자신들의 경력을 통틀어 단지 몇 차례만 CEO를 채용하는 일에 관여하지만, PE펀드 기업의 베테랑 임원들은 매년 한 명 이상의 CEO를 뽑을 뿐더러 커리어 전체로 보자면 수십 명의 CEO를 채용한다. 따라서 수많은 성공과 시행착오에서 교훈을 얻고 동향을 관찰할 수 있는 이들의 능력은 크게 향상된다.
운영관리 & 인사조직
매거진
2016. 6월호
극한의 일터에서 생존하려면
실리콘밸리에서 월스트리트까지, 런던에서 홍콩까지 시간에 굶주린 기업들의 이야기가 넘쳐난다. 관리자는 일상적으로 직원을 과도하게 부려먹고, 근무시간이 아닌 때도 수시로 연락하고, 퇴근시간이 임박해서 일거리를 안긴다. 상사의 무리한 요구 때문에 직원들은 아침 일찍 출근하고, 저녁 늦게 퇴근하고, 밤샘 근무를 하고, 주말에도 일하고, 하루 24시간, 주 7일 내내 휴대전화를 손에서 떼어놓지 못한다. 만약 이런 식으로 일할 수 없거나 그럴 의사가 없는 직원은 불이익을 당한다.
전략 & 인사조직
매거진
2016. 6월호
팀 내 갈등을 사전에 차단하는 법
팀내 갈등은 가치를 더하기도 하고 파괴하기도 한다. 좋은 갈등은 상대를 존중하는 토론을 촉진하고 종종 맨 처음 제시됐던 해결책보다 훨씬 나은, 상호 합의를 바탕으로 한 해결책이 나오게 한다. 나쁜 갈등은 팀원들이 서로의 차이를 전혀 좁히지 못할 때 일어나며 생산성을 죽이고 혁신을 억누른다.
인사조직 & 운영관리
매거진
2016. 6월호
뛰어난 팀워크의 비결
오늘날의 팀은 과거의 팀과는 다르다. 구성원이 훨씬 다양하고 지역적으로 분산돼 있는데다 디지털 활용도가 높고 (구성원의 잦은 변화로) 역동적인 면이 강하다. 그러나 팀이 새로운 걸림돌을 만나면 그들의 성공 여부는 여전히 그룹 차원의 협업에 핵심이 되는 몇 가지 기본 원칙에 달려 있다.
리더십 & 운영관리
매거진
2016. 6월호
인계받은 팀을 이끄는 법
거대 의료기기 업체에서 최고의 성장률을 자랑하는 사업부를 이끌게 된 데이비드 베넷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안고 있었다. 이 사업부는 지난해 두 가지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매출액이 늘어나긴 했으나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치고 있었다. 경영진이 그 이상의 매출을 기대했던 이유는 아직 고객의 니즈가 완전히 충족되지 않았다는 증거가 충분했기 때문이다. 회사의 미래는 두 가지 신제품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는 상황이었다. 꽉 막힌 동맥에 스텐트를 삽입하는 기기와 심장에 이식해 박동을 안정시키는 전자장치였다.
리더십 & 운영관리
매거진
2016. 6월호
까다로운 문제를 척척 해결해내는 이종간 협업 전문가들
기업들은 생태계 내의 공급업체, 파트너, 고객은 물론이고 경쟁업체들과도 오랫동안 협력해 왔다. 하지만 혁신에 부여되는 프리미엄이 커지면서 그 생태계 바깥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신규 파트너들의 역량을 활용하는 조직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특히 아주 고약하고 까다로운 문제들, 그러니까 요구사항이 불완전하고 서로 모순되거나 자꾸 변화하는 문제들을 해결해야 할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이렇듯 이종산업cross-industry 간의 다채로운 협업이 급진적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협업 팀을 어떻게 만들고 운영해 나갈지는 또 다른 문제다.
리더십 & 운영관리
매거진
2016. 6월호
Life’s Work: 요요마(YoYoMa)인터뷰
요요마Yo-Yo Ma는 30세에 이미 공연과 음반분야 모두에서 세계 최고의 클래식 첼리스트로 널리 인정받았다. 이후 블루그래스, 탱고, 재즈 등 다른 장르로 관심을 넓혔고 영화감독, 예술가, 디자이너와도 협업했다. 요요마가 2000년, 전 세계 작곡가와 연주자들의 쇼케이스를 위해 조직한 단체인 실크로드 앙상블Silk Road Ensemble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이번 달 방송된다.
리더십 & 자기계발
매거진
2016. 6월호
상대에게 많이 줘야 무언가를 받을 공간이 생겨난다
이번 호 Big Idea 아티클에서 토론토대 로저 마틴 교수가 언급한 대로, 2015년 글로벌 재계는 인수합병(Mergers and Acquisitions) 거래 규모에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한 해 동종 혹은 이종 업종 간 합종연횡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자 했던 글로벌 기업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것이다. 이런 추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이 증가세가 1980년대와 같은 세계적 글로벌 경기호황이나 1990년대 말과 같은 세계화의 훈풍이 아닌, 현재의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결과라는 데 주목해야 한다. 경기둔화에 따른 구조조정이나 불황타계 목적의 M&A는 결국 대부분 기대 이하의 결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최근 들어 세계적인 학술지를 중심으로 M&A의 다양한 부작용과 실패사례 연구가 자주 등장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혁신 & 운영관리
매거진
2016. 6월호
M&A를 제대로 하려면…
2015년 재계는 인수합병M&A에 관한 새로운 기록을 수립했다. 2015년 한 해 성사된 M&A 거래 가치의 합은 1999년의 기록을 넘어서 종전 신기록으로 남아 있던 2007년의 기록을 무색하게 만드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는 좋은 징조가 아닐 수도 있다. 사람들은 1999년에 그랬듯이, 그리고 또 2007년과 마찬가지로 축하 파티를 즐기고 있다. 1999년과 2002년의 성급했던 축배도 2000년에서 2002년 혹은 2008년에서 2009년 사이에 발생한 상황들에 대한 좋은 징조는 아니었다.
전략 & 운영관리
매거진
2016. 6월호
Editor’s Pick
‘General’이라는 영어 단어는 ‘보편적’이란 뜻도 있지만 ‘장군’이란 뜻도 갖고 있습니다. 군대의 장군처럼 전체를 총괄하는 자리는 보편적인 지식을 가져야 한다는 뜻으로 추론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과거 20세기 대량생산 시대에는 스페셜리스트가 대접받았습니다. 하지만 경영환경이 복잡해지면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위치에 스페셜리스트보다 제너럴리스트를 선호하는 성향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MBA 졸업생의 경우 고용시장에서 스페셜리스트보다는 제너럴리스트가 더 대접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운영관리 & 전략
매거진
2016. 6월호
놀라움, 모험심 그리고 학습
고인이 된 위대한 워런 베니스는 리더에게는 두 가지의 중요한 특성이 필요하다고 믿었습니다. 감성적 지능과 꾸준히 학습하는 능력입니다. 2001년 아이비 비즈니스 저널과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자리에서 쫓겨나지 않는 임원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항상 놀라움과 모험심에 눈썹을 추켜올리고 있고, 항상 뭔가를 배우는 사람들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리더십 & 운영관리
매거진
2016. 6월호
역혁신 성공 공식을 찾아서_2
지난 시간에 이어, 하버드비즈니스리뷰코리아 7,8월호에 소개된 성공적인 역혁신을 위한 5가지 원칙 중 나머지 세 원칙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세 번째 원칙은 개도국 시장의 소비자 문제 뒤에 숨어 있는 기술 여건을 총체적으로 분석하라는 것입니다. 적정기술의 대표적 실패 사례로 꼽히는 ‘플레이펌프’를 보면 쉽게 수긍할 수 있는 원칙이죠. 아프리카의 식수 확보 문제 해결을 위해 고안된 플레이펌프는, 아이들이 ‘뺑뺑이’ 기구 같은 걸 돌려서 놀면,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활용해 지하수를 끌어 올려 탱크에 물을 저장하려는 시도였습니다. 처음 이 아이디어가 나왔을 때 사람들은 ‘세상을 바꾸는 혁신적 아이디어’라 극찬했죠. 그리고 미국의 강력한 재정 지원 하에 1800여개의 기기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 설치됐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암담했습니다. 펌프로 물을 끌어올리는 효율이 형편없었고, 사후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아이들이 펌프를 가지고 놀려고 하질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더운 날씨에 땡볕에서 뱅글뱅글 돌다가는 구토와 어지럼증에 시달릴 게 뻔하니까요. 놀라고 만든 건데 아이들이 근처에도 안 가니,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요. 단순히 아프리카의 날씨만 생각했더라도, 플레이펌프가 실행 가능한 해결책이 아니라는 걸 금방 깨달았을 겁니다. 네 번째 원칙은 가능한 많은 이해관계자들과 제품을 검증해 보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인공 팔다리를 설계할 때는 절단 수술을 받은 사람들이나 병원, 그 비용을 부담하는 기관들과 협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박사 학위가 아무리 많더라도 사지육신이 멀쩡하다면, 의수나 의족에 의지해 산다는 것, 그것도 열악한 환경의 개도국에서 장애인으로 산다는 게 어떤 것인지 실감하기란 어렵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다섯 번째 원칙은 신흥시장이 갖는 제약 조건들을 글로벌 히트작으로 만드는 기회로 활용하라는 것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신흥시장 용도로 설계된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할 요소가 있다는 사실을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동차회사 르노가 내놓은 ‘로간’의 사례를 보면 개도국에서 개발된 제품도 얼마든지 선진국을 강타할 수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04년 루마니아에서 출시된 로간은 가격에 민감하면서도 가치를 추구하는 동유럽 고객들을 공략하기 위해 르노가 특별히 설계한 모델입니다. 르노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 일반 자동차보다 부품을 적게 쓰고 인건비가 낮은 루마니아에서 직접 생산했죠. 그 결과 가격을 6500달러에 맞출 수 있었습니다. 대신 경쟁 제품보다 크고 트렁크 공간도 넓게 설계해 경쟁 우위를 갖췄죠. 2년 뒤 르노는 로간을 선진국 소비자들의 마음에도 들게끔 개선했습니다. 안전 기능을 추가하고 금속 질감의 광택이 있는 색채를 입혀 외형적인 매력도 늘렸습니다. 대신 가격은 9400달러로 높였죠.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요? 2013년 서유럽에서만 43만대가 팔렸습니다. 인도 면도기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질레트 가드의 소례를 소개하면서, 역혁신에 관한 이야기를 마무리할까 합니다. 질레트 가드는 개당 가격이 15루피로 불과 25센트밖에 안 되는 초저가 제품입니다. 다중날을 사용하지 않고 단 하나의 면도날을 사용해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췄죠. 하지만 하나의 날로도 안전하게 수염을 바짝 깎을 수 있도록 피부를 평평하게 눌러주는 구조의 요철모양 카트리지와 얼굴과 턱, 목의 굴곡을 따라 면도기 머리 부분이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하는 기술을 적용해 성능이 매우 뛰어나다고 합니다. 현재 인도에서 팔리는 면도기 3개중 2개가 질레트 가드라고 하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죠. 이런 혁신적인 초저가 제품을 내놓기까지 질레트는 무려 1000명에 달하는 인도 성인 남성들의 면도기 사용 행태를 3000시간 넘게 분석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인도 남성들은 밀착 면도를 원하며, 면도하는 데 최대 30분까지 투자할 정도로 시간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이들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데 최적화된 제품을 개발한 것이죠. 5중날, 6중날 등 다중날 면도기에 주력해 왔던 질레트가 외날 면도기로 돌아가겠다는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건, 이처럼 면밀한 시장 분석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질레트 가드는 아직까지 인도에서만 판매되고 있지만 성공적인 역혁신의 가능성을 구체적?막?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역혁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선진국에서 판매하는 기존 제품에 개도국 시장을 억지로 끼워 맞추려고 하지 말고, 처음부터 개도국 현지 소비자들을 위한 최적의 제품을 개발하려는 데 모든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전략
영상
2015. 7-8월호
유니콘 기업들의 미래는?
안녕하세요, 장재웅입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스타트업 창업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그들 중에서는 짧은 기간 세계적인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급성장한 기업들도 있습니다. 일례로 여러분들도 잘 아시는 우버는 7년 전에는 존재도 하지 않았던 기업입니다. 시계를 5년 전으로 돌려보면 우버는 고작 샌프란시스코에서만 서비스를 하는 신생 기업이었습니다. 그런 우버의 현재 기업가치는 5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60조원에 달합니다. 또 이 기업이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유치한 투자금만 해도 80억 달러에 이릅니다. 유니콘 기업이라는 게 있습니다. 우버처럼 비상장 스타트업이면서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가 넘는 기업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상상 속의 동물 유니콘처럼 희귀하다고 해서 이렇게 이름이 붙었습니다. 그런데 스타트업 붐과 함께 유니콘 기업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우버와 중국의 샤오미 외에 국내 기업 중에서도 쿠팡과 옐로모바일 등이 유니콘 기업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렇듯 스타트업들이 어느 때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성장이 꼭 성공을 보장할까요. HBR은 스타트업 대상 컨설팅업체인 플레이비거(Play bigger)가 진행한 연구를 인용해IPO 이전에 벤처 투자금을 많이 유치하는 것이 기업의 성공에 중요한 요인인지 검토했습니다. 또 기업 공개하기에 가장 좋은 시점이 언제인지도 살펴봤습니다. 결과는 흥미로웠습니다. 우선 성장 속도면에서 보면 2012년부터 2015년 사이 설립된 회사들이 성장 속도가 2000년에서 20003년에 설립된 회사들의 두 배가 넘었습니다. 비상장 기업의 시가총액은 가장 최근에 유치한 투자 라운드에서 벤처캐피털로부터 받은 평가를 근거로 합니다. 그러나 최근 설립된 스타트업의 성장 속도가 과거보다 2배 이상 빠르다는 결과에 대해 일부 벤처 투자회사들은 이 데이터가 그저 ‘거품’을 반영할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투자자들이 유니콘 주식에 필요 이상으로 돈을 지불하고 있으며 따라서 유니콘 기업들의 시가총액을 부풀리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실제 유니콘 기업의 가치가 지나치고 높게 책정됐던 사례도 있습니다. 지난해 5월 투자 유치 시 150억 달러의 가치를 평가받았던 사진공유 메신저 업체 스냅챗은 불과 6개월만인 11월에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로부터 지분 가치를 25% 평가절하 당하기도 했습니다. 또 IPO시 비공개 시장에서의 평가 가격보다 현저하게 낮은 가격에 IPO를 신청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플레이비거는 또 비공개 시장에서의 자본조달과 IPO 이후 장기적 기업가치 창출과의 연관성도 연구했습니다. 상식적으로 IPO이전에 투자 자금을 많이 유치한 기업이 IPO 이후 시가총액 증가 면에서 두드러질 것으로 여겨지지만 실제 연구결과 이들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성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기업의 장기적 가치 창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IPO시점의 ‘기업 나이’였습니다. 플레이비거에 다르면 창립 6년에서 10년 사이에 상장한 회사들이 IPO 이후 총 가치의 95%를 창출했습니다. 즉, 너무 일찍 상장하거나, 너무 늦게 상장한 기업보다는 창업 6~10년 사이에 상장한 기업의 성과가 가장 좋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왜IPO 시점의 기업 나이가 중요할까요? 이 부분에 대해 연구자들의 추가 연구가 필요해 보입니다만, 우선 너무 빨리 상장을 한 기업은 사업 모델에 대한 시장의 검증을 제대로 받지 않았을 확률이 높습니다. 너무 빨리 상장한 기업들은 투자자나 시장의 기대감만 형성했다가 실제 사업 성과를 내지 못할 수 있습니다. 또 많은 스타트업들은 서둘러 상장하지 않고 헤지 펀드나 뮤추얼 펀드, 벤처 투자업체들로부터 풍부한 민간 자본을 받는 쪽을 선호합니다. 현금을 비축해 두면 아무래도 운신의 폭도 커지고 잠재적 라이벌 기업들을 저지할 수도 있다고 믿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렇게 지나치게 오래 비공개 기업으로 남아있는 소극적인 태도를 가진 기업은 자칫 성장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헤드셋 업체 조본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조본은 한때 웨어러블 디바이스 분야 선두주자로 각광을 받았지만 시장점유율이 점차 줄어들면서 최근에는 이 부문 톱5판매기업 순위에 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조본은 지난해 11월 직원 15%를 정리해고 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플레이비거에 따르면 IPO이후 장기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의 대부분은 소위 ‘카테고리 킹’ 기업들이라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카테고리킹은 완전히 새로운 틈새시장을 개척해 내는 회사들로 페이스북이나 링?㈄揚?태블로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런 틈새시장은 대부분 승자독식 세계라고 보면 타당합니다. 카테고리 킹이 시장의 76%를 장악합니다. 결국 기술 분야 스타트업은 단순히 투자금을 더 많이 조달하는 것만으로 경쟁에서 이길 수 없습니다. 또 기업공개를 너무 서두르거나 너무 지체하면 장기적 성공을 이뤄낼 수 없게 될지도 모릅니다.
재무회계
영상
2016. 1-2월(합본호)
관리자가 코칭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네 가지 이유
관리자들 중에는 코치를 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후자의 카테고리에 속하는 리더가 딱히 나쁜 관리자인 것은 아니지만 그들은 인재를 개발할 수 있는 효과적인 툴을 소홀히 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코치를 하는 관리자들에 대해 그리고 무엇이 그들을 구별 짓는지에 대해 조사해오고 있습니다. 자신의 직속 부하직원에게 코치를 하는 관리자들 수백 명과의 인터뷰 중에서 눈에 띈 것은 그들의 사고방식이었습니다.
운영관리 & 인사조직
디지털
2016. 5. 25.
기발하고 반짝이는 아이디어들이 선사하는 HR의 미래
안녕하십니까. 김현진 기자입니다. 혹시 미국의 주니퍼네트웍스라는 기업을 아십니까. 라우터 같은 컴퓨터 네트워크 제품을 생산하는데 2009년 포춘 1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고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가운데 하나이며 IT개발자들에게 선망의 직장으로 꼽힙니다. 그런데 이 회사가 처음부터 이렇게 존경받는 기업이었던 것 같진 않습니다. 나름의 시행착오를 거쳐 HR제도를 혁신한 것이 존경받는 기업으로 성장한 비결입니다. USC마셜 경영대 존 부드로 교수와 주니퍼네트웍스의 전(前) 인사담당 전무 스티븐 라이스는 주니퍼네트웍스의 HR혁신 실험을 하버드비즈니스리뷰 7,8호 합본호에전격 공개했습니다. HR혁신의 시발점은 직원들과의 대화에서 나왔습니다. 주니퍼의 최고 경영진은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기업 문화를 바꿔보기로 하고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최고위임원 세 명이 직원들과 직접 대화하는 소위 ‘트리오 여행’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사업장을 돌며 대화를 했는데, 인도 방갈로르에서 열린 토론에서 한 젊은 엔지니어가 작심하고 회사의 정책을 비판했습니다. 이 엔지니어는 회사가 강제로 직원들의 평가 등급을 할당하는 상대평가제를 운영중인데 직원들의 사기를 꺾고 동료들 간 제로섬 경쟁을 유도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당돌한 직설화법에 임원들은 당황했지만, 사실 진지하게 고민할 만한 주제라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인재를 통해 차별화한다는 기업 전략을 추진하면서 다른 기업과 똑같은 인사방식을 활용하는 것도 문제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상대평가제도가 신뢰와 협력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도 있었습니다. 결국 주니퍼네트웍스는 2011년, 상대평가제도를 폐지한 첫 번째 글로벌 기업이 됐습니다. 대신 인사제도의 목적을 각 개인을 성적순대로 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적합한 인재를 적절한 자리에 배치해 사업목표를 달성하는 것으로 바꿨습니다. 연례평가를 없앤 대신 ‘대화의 날’을 지정해 조직의 목표와 희망 경력에 대해 직원들이 논의하도록 했습니다. 결국 주니퍼 직원의 97%는 목표 달성에 성공한 ‘최우수 직원’으로 꼽힌다고 합니다. 대부분이 적절한 곳에서 일정수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죠. 그런데 인도 직원이 문제제기를 하고 나서 곧바로 제도를 개선한 게 아닙니다. 제니퍼는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HR팀을 구성해 4단계로 신중하게 일처리를 했습니다. 우선 ‘그림 전체를 파악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이를 위해 HR팀은 놀라운 일을 벌입니다. 이 회사 회장을 포함한 총 150명의 임원, 그리고 해외 사업장 관리자 100명과 1대1 대화를 나눈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HR팀은 불편한 진실들을 알게 됐습니다. 외부와 소통하지 않는 폐쇄적 문화, 상충하는 우선과제, 복잡한 조직 내 협력 절차 등이 문제였습니다. 전반적인 문제를 파악했다면 다음 단계는 개선 아이디어를 내야겠죠. 그러기 위해 최신 경영학 이론 등 가장 훌륭한 아이디어를 조직의 현안과 연결시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합니다. 이 논문의 저자들은 이를 ‘가치있는 통찰을 얻는 단계’로 규정했습니다. 예를 들어, 주니퍼에서는 한 주요 고객사와의 소통에 차질이 생기면서 업무 실책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전 같으면 아마도 그 고객사를 상대한 영업사원에게 책임을 물었을 겁니다. 하지만HR팀은 ‘조직은 엄연한 네트워크’라는 최신 경영학 연구결과를 곱씹어봤습니다. 그래서 개인 문제로 돌리지 않고 해당 이슈와 관련한 조직 전체의 네트워크를 살펴봤습니다. HR팀이 문제가 된 고객사와의 거래에 어떤 식으로든 관여한 직원들을 파악했더니 무려 344명에 달했습니다. 이 결과를 보고 한 임원은 “한 업체와의 거래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관여했다니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답니다. HR팀은 다시 정식으로 네트워크 분석을 했는데 그 결과, 숫자가 줄기는커녕 오히려 920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이는 전체 직원의 10%에 육박합니다. HR팀은 소통 부족이 고객사와의 문제를 일으켰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고객사를 상대하는 팀원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지원하면서 정보 흐름에 방해가 되는 병목구간을 없앴습니다. 또 불과 몇 사람하고만 공유됐던 고객사의 정보도 더 많은 사람이 공유하도록 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했습니다. 다음 단계는 HR혁신에 따른 교훈을 신중하게 적용하는 일입니다. 즉, 실행 가능성이 높은 부서나 조직을 찾아서 아이디어를 일단 적용해보고 확신시키는 식으로 신중하게 실행하면, 조직원들이 새로운 제도의 효과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렇게 해야 조직원들이 진심으로 받아들입니다. 실제 부서간 경계를 없애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이 회사는 여러 부서에서 85명의 직원을 모아 신제품 아이디어를 내게 하는 팀을 운영했고 성공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경계를 없애는 제도와 문화를 전사적으로 확산시켰습니다. 마지막 단계는 HR혁신이 사업 성과로 연결되도록 혁신 성과를 측정하과 관리하는 것입니다. HR프로그램의 투자 수익률을 측정하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닙니다. 주니퍼는 직원들에게 ‘회사의 전략을 알고 있는지, 이를 실현하기 위해 내가 할 일은 무엇인지, 스스로 충분한 의욕과 책임감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긍정답변은 절반에도 못미쳤습니다. 이에 순회 설명회를 진행했더니 불과 4개월 만에 긍정 답변이 80%를 넘어섰습니다. 이처럼 HR혁신이 기업의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끊임없이 증명해야 합니다. HR의 혁신과 관련해 주니퍼의 도전과 응전은 큰 시사점을 줍니다. 감사합니다.
인사조직 & 재무회계
영상
2015. 7-8월호
개인적인 이야기를 공유하는 팀이 더 효과적으로 일한다
인사조직 & 운영관리
디지털
2016. 5. 20.
생물학에서 배우는 기업생존의 조건-2
안녕하세요, 정언용입니다. 앞서 자연 생태계나 비즈니스 생태계 모두 ‘복잡적응시스템(CAS)’이란 관점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을 살펴봤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자연 생태계와 비즈니스계를 서로 비유하면서 자연계에서 얻은 원칙을 비즈니스 환경에 적용해서 얻은 새로운 생존 전략 6가지를 제시합니다. 1. 다양성을 확보하라 미생물인 바이러스는 변이율이 높아 신종 플루, 사스, 메르스, 에볼라 등 다양한 변종이 출현합니다. 그래서 바이러스 항체를 개발해도 좀 지나면 새로운 변종이 등장해 골치를 썩게 합니다. 이렇듯 복잡적응시스템을 구성하는 개별 요소가 계속 변종을 만들면 다양성을 확보되고 결과 장기 생존률은 더 높아집니다. 이 점을 비즈니스 환경에서 볼까요? 복잡적응시스템에서 리더는 사람, 아이디어, 혁신노력이라는 세가지 차원에서 기업 내 다양성이 확보되었는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단, 다양성은 당장에 단기 효율성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 건전성에는 필수 요소입니다. 후지필름은 급격한 디지털 환경변화에 전략적 다양성으로 대응해 살아남았습니다. 아시다시피 필름산업은 디지털 사진 기술이 확대되면서 1990년대 후반부터 큰 변화를 맞게 됩니다. 이 때 후지필름은 적극적인 사업다각화를 추진했습니다. 새로운 기업들과 파트너십 맺고, R&D에 투자하는 한편 40여개 기업을 인수합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후지필름은 필름의 인접영역이 아니라 제약, 화장품 같은 화학분야와 원료 분야 등 이미 자사가 보유한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에 확장을 시도한 점입니다. 이런 다양성 노력의 결과로 필름산업이 2000년에 정점 찍고 이후 10년간 90%까지 축소되는 대변혁기에도 후지필름은 성장세를 유지했습니다. 한편 필름의 대명사, 131년 장수기업 코닥은 2012년에 파산했습니다. 급변하는 환경적 충격이 닥쳤을 때 ‘핵심사업’에 집중한 코닥과 다양성에 기반하여 ‘핵심역량’에 집중한 후지, 두 기업의 생사 사례가 매우 극적입니다. 2. 모듈성을 유지하라 모듈화가 높은 수준으로 이뤄지면 하나의 구성요소가 충격을 받더라도 인접한 구성요소로 확산이 지연되면서 시스템 전체 건전성이 높아집니다. 자연의 예를 보면, 간헐적이고 국지적인 산불이 생기면, 오히려 큰 산불이 났을 때 번지지 못하도록 하는 완충지대를 만들어줘 전체 삼림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줍니다.비즈니스에서 보면 세계금융위기 동안 캐나다은행들이 모듈성을 갖고 건전성을 유지한 경우가 그 예입니다. 즉 캐나다에선 규제로 인해 리스크가 높은 금융상품을 많이 취급할 수 없었고, 개인예금이 전체 수입원에서 차지하는 비중 높아서 한 시스템에서 발생한 취약성이 다른 부분으로 전파될 확률이 낮았습니다. 또 해외자산에 제한적으로 투자했기 때문에 세계금융위기에서도 자신을 보호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모듈성은 위기 대응에 도움을 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긴밀한 연결이 이뤄지지 않아 부서간 협력이 저하되고 민첩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단점을 감안해서 적정한 수준의 모듈성을 조직별로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3. 중복성을 허용하라 인간 면역시스템은 질병에 대항하기 위해 중복성을 활용합니다. 인체는 피부, 점막으로 구성된 물리적 방어선이 있고 백혈구라는 선천적 면역시스템, 항체를 만들어내는 적응형 면역시스템 등 복수의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각 방어선 역시 세포수준, 분자수준까지 방어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예로 개미를 보면 실제 일하는 개미는 20~30%이고 나머지는 쉬는 것처럼 보이지만, 개미사회에는 크고 작은 ?怜풩湧?많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대기 중인 것이라고 합니다. 비즈니스에서 중복성은 날렵함, 효율성과 대립되는 개념입니다. 하지만 중복성이 없으면 심각한 문제가 생깁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큰 휴대전화 제조사 중 하나였던 에릭슨은 1990년 핵심부품 조달을 한 개 업체에만 의존했습니다. 그러다 2000년 부품공장 화재로 수개월 동안 부품을 공급받지 못했고 결국 소니에 합병되었습니다. 4. 뜻밖의 일을 예측하되, 불확실성은 축소하라 복합적응시스템 하에서는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미세한 신호들을 수집하고, 변화를 감지하여 결과를 상상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자연 생태계에서 지진을 먼저 감지하고 반응하는 동물들이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비즈니스 시스템에서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새로운 기술진보와 이에 따른 파장입니다. 따라서 1) 시장지배적 사업자라도 현재 비즈니스 모델이 언젠가 대체될 것을 인정하고, 그 시점이 언제인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집중해야 됩니다. 2) 스타트업이나 후발주자는 시장을 지배하는 비즈니스모델과 다르게 생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변화는 이런 주변부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3) 기존 모델과 다른 영역에서 나오는 미미하지만 중요한 신호를 감지해야 됩니다. 5. 피드백 순환과 적응 메커니즘을 형성하라 기업이 혁신과정을 잘 실천하기 위해서는 1) 조직내부에 작지만 중요한 신호를 탐지해야 됩니다. 그래서 리더들이 현장의 귀중한 정보를 알기 위해 직접 직원들과 소통해야 합니다. 2) 또 조직은 신호를 감지했다면 행동을 취해야 합니다. 1990년대 초 IBM 전략가였던 제임스 카나비노에 따르면 IBM이 위기를 맞기 오래전부터 이미 PC와 S/W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메인프레임사업이 여전히 수익성이 높아서 개인컴퓨터 산업으로 확실히 방향을 선회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6. 신뢰와 상호성을 조성하라 개미와 진딧물, 꽃과 벌, 과일과 과일을 먹고 씨를 뿌려주는 동물에서 공생관계를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신뢰와 상호성이 서로의 생존력을 높혀줍니다. 덴마크 헬스케어 회사인 노보 노르디스크는 1990년대 초 중국 시장에 진입할 때 치료할 의사도 거의 없고, 치료방법도 잘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중국보건성, 세계당뇨재단과 협력해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서민층 당뇨환자 돕는 캠페인 등을 통해 단순한 인슐린공급자 이상의 위상을 갖게 됩니다. 이로 인해 노보 노르디스크는 중국 인슐린 시장에서 60%의 시장점율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양성과 모듈성, 중복성, 예측력 확보, 피드백, 신뢰 등을 통해 불확실한 환경에서의 적응력을 높여가시기 바랍니다.
전략 & 재무회계
영상
2016. 1-2월(합본호)
성공적인 변화에 있어 공통적인 3가지 요소
리더십 & 혁신
디지털
2016. 5. 17.
가짜 상관관계를 경계하라
안녕하십니까? ‘상관관계가 인과관계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진리는 누구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Spurious Correlations>의 저자인 타일러 비겐은 통계자료나 그래프, 차트를 조작하는 꼼수에 속아 넘어가는 일이 얼마나 쉽게 일어날 수 있는지 꼬집고 있습니다. 가장 빈번하게 쓰이는 조작 방법은 변화 추세가 비슷한 데이터 세트 두 가지를 하나의 도표에 그래프로 그리는 방법입니다. 먼저 X축은 동일하지만 왼쪽과 오른쪽에 서로 다른 두 개의 Y축을 지닌 도표에 두 세트의 데이터를 동시에 그래프로 표시합니다. 그리고 각 Y축의 범위를 조정해 두 그래프가 하나로 수렴되도록 다듬습니다. 거짓 상관관계가 쉽게 만들어집니다. 이런 방법으로 만들어진 말도 안 되는 상관관계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먼저 일인당 액상과당 소비량을 왼쪽 Y축을 기준으로 그래프로 그립니다. 그리고 오른쪽 Y축을 기준으로는 스포츠 경기 관람에 소비한 금액을 그래프로 나타냅니다. 자 이제 “스포츠팀을 응원하면 살을 뺄 수 있다”는 황당 무계한 인과관계가 만들어졌습니다. 정말 얼토당토않은 상관관계라면 비교적 쉽게 알아채고 반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조작했더라도 겉보기에 그럴싸한 통계자료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다음 세 가지 유형은 특히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의미 없는 비교’입니다. 본래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변인들을 억지로 연결시켜 한 쌍의 그래프로 그려도 곡선의 형태가 유사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표를 따로 그리는 방법이 최선입니다. 둘째, ‘단위 왜곡’입니다. 두 Y축이 같은 범주의 데이터를 나타낼 때도 단위를 조정하면 마치 상관관계가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리테일코라는 회사의 월별 매출을 나타낸 다음 도표에서는 두 Y축의 범위와 비율을 서로 다르게 표시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40세 미만 고객의 월별 매출과 40세 이상 고객의 월별 매출이 매우 유사한 패턴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두번째 Y축을 없애고 하나의 Y축에 두 데이터를 표시해봤더니 전혀 다른 그림이 나왔습니다. 처음 도표가 얼마나 왜곡됐는지 알 수 있습니다. 셋째, ‘IF-THEN관계’입니다. 서로 관계없는 데이터 세트를 엮어 한 변인의 변화가 다른 변인의 변화를 유도한 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습니다. 앞서 보여드린 ‘스포츠팀을 응원하면 살을 뺄 수 있다’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연한 현상에서 그럴듯한 이야기를 꾸며내는 눈속임 방법입니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와 다양한 분석 도구가 쏟아져 나오는 요즘 같은 시대에는 이처럼 꼼수를 부리기도, 그 속임수에 넘어가기도 더 쉬워졌습니다. 눈속임과 진실을 구분해 내는 감식안이야말로 경영자에게 꼭 필요한 핵심 역량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재무회계 & 자기계발
영상
2015. 6월호
생물학에서 배우는 기업 생존의 조건-1
안녕하세요, 장재웅입니다.마틴 리브스 BCG파트너와 사이먼 레빈 프린스턴대 교수 등은 최근 흥미로운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했습니다. 지난 50년간 무려 3만개의 미국 상장기업의 데이터를 수집해 이들의 흥망성쇠를 살펴본 것입니다. 그 결과는 참담합니다. 상장기업 세 곳 중 하나가 5년 이내에 파산 청산 인수합병 등의 이유로 상장폐지의 운명을 맞았습니다. 40년 전과 비교하면 그 숫자가 6배가 넘는 비율입니다. 주식시장에 상장되는 것 자체가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기 때문에 상장기업은 통상 성공했다고 인정받은 기업들입니다. 그럼에도 이들의 평균 수명은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기업을 다니는 임직원의 평균 수명보다도 훨씬 짧은 31.6세로 낮아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같은 추세는 기업의 크기나 산업분야 연혁과 상관없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마틴 리브스 파트너 등은 HBR기고문을 통해 기업 수명 감소가 기업이 더욱 복잡해진 환경에 적응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그리고 기업의 장기적 건전성을 부여하기 위해 복잡계적인 특징을 갖고 있는 자연현상을 설명하고자 만들어진 ‘복잡적응시스템(Complex Adaptive System)이라는 개념에 주목했습니다. 먼저 복잡적응시스템이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복잡적응시스템은 복잡계 이론의 핵심으로 복잡한 시스템 내에서 구성원들이 상호작용하면서 나타나는 새로운 현상의 창발, 즉 emergence하는 현상과 이 창발을 통해 전체 시스템에 변화가 나타나는 현상을 뜻합니다. 2008년 전 세계를 강타한 글로벌 금융위기는 주택 소유자와 금융기관들이 더 큰 수익을 얻기 위해 상호작용을 거듭하다가 파생상품이 만들어져 전 세계적으로 확대됐고, 나중에 미국 집값이 하락하자 그 결과로 전체 세계 경제 시스템이 큰 타격을 입은 사례입니다. 주식가격의 변동, 기업 생태계의 변화 등 사회 현상뿐만아니라 태풍의 진로, 군집생활을 하는 개미들의 움직임 등 자연계의 현상도 모두 복잡적응계로 바라봐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현상들입니다. 이렇게 복잡적응계로 세상을 바라봐야 CEO가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게 HBR 논문 저자들의 주장입니다. 전통적 관점대로 CEO가 수립한 전략에 따라 조직이 예측가능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보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시스템의 하위 구성 요소가 전체 시스템을 예측하기 힘든 방향으로 끌고갈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한국에서도 한 식품회사의 영업사원이 대리점 점주에게 막말을 했는데 이게 공개돼 언론, 시민단체, 정부 등 사회 시스템 전체에 큰 파문을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이 일이 벌어진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이 회사는 여전히 고전하고 있습니다. 경영자들은 이처럼 기업을 둘러싼 환경이 복잡적응시스템이란 점을 감안해서 통제할 수 있는 영역, 통제는 불가능하지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영역, 영향력조차 미칠 수 없는 영역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또 하위 시스템에서 일어나는 일이 극단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조직문화 구축 등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위기관리에 나서야 합니다. 또, 자신의 기업뿐만 아니라 협력업체나 다른 업종의 기업들까지도 함께 바라봐야 좋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복잡적응 시스템에 속해있기 때문에 자사의 탁월한 역량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인지하고 다른 기업이나 시스템 구성원들의 이해관계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이처럼 복잡적응시스템을 고려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가 소니의 전자책 사업입니다. 소니는 아마존의 킨들보다 3년이나 먼저 전자책 리더기를 선보였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그러나 소니는 2014년 전자책 시장 완전 철수를 선언했죠. 왜일까요. 소니는 기술적으로 탁월한 전자책 리더기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출판 생태계의 핵심 이해관계자인 작가와 출판사를 움직일 만한 매력적 가치 제안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소니는 전자책 리더 출시일까지도 전자책 타이틀을 고작 800권 정도밖에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반면 아마존은 자시 이익을 희생하면서도 생태계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출판사에 지불하는 금액보다 전자책 가격을 더 낮게 책정해 더 많은 고객들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유도했습니다. 특히, 출판사들의 핵심 관심사는 저작권 보호라는 점을 간파하고, 거액을 들여서 디지털 저작권 관리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이런 노력을 통해 아마존은 8만 8000권의 전자책을 확보할 수 있었고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자사의 역량을 결집해 최고의 제품을 만들면 성공할 것 같지만, 소니의 전자책 사례처럼 시스템 전체로 시야를 확대하지 못하면 실패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업의 경영자는 시스템의 하위 계층에 속한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통제를 가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하곤 합니다. 하지만 복잡적응시스템에서는 이런 직접적인 통제가 큰 위험을 수반한다는 점도 인지해야 합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경영진이 사건을 적당히 무마하려고 직접 통제를 가했다가 위기가 더 확산되는 사례를 우리는 자주 목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하향식 통제보다는 자율성과 협력을 고무하는 단순한 규칙이나 대화가 집단의 행동 패턴에 변화를 가져오는 데 더욱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복잡적응시스템 관점에서 기업 경영자는 하위 계층의 담당자의 행동이 전체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생태계 다른 구성원들이 이해관계도 고려해야 하며, 구성원들을 직접적으로 통제하려면 위험이 따른 다는 점을 인식하고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복잡적응시스템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음 편에서 6가지 생존 원칙을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전략 & 재무회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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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2월(합본호)
주식시장 상장 철회로 회사를 살린 토미 힐피거 CEO
안녕하세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조진서 기자입니다. 잘 지내셨죠? 오늘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 7-8월 합본호에 실린 의류업체 토미힐피거 CEO의 이야기를 들어볼까 합니다. 이번 이야기는 상장기업과 비상장 기업의 차이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패션에 관심이 있는 분이면 토미힐피거 라는 브랜드 아실 겁니다. 한국에서도 90년대 굉장히 대접받는 브랜드였고 짝퉁 상품도 많이 돌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분이 바로 디자이너이자 창업자인 토미 힐피거 씨입니다. 원래 미국 뉴욕주 출신인데, 젊었을 때 캘리포니아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어서, 미국 동부의 프레피 패션에다가 미국 서부의 자유분방함을 더해서 자기 이름을 딴 브랜드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단정한 듯 하면서도 뭔가 발랄한 느낌을 주고 가격은 너무 비싸지 않은 옷들이 히트를 치면서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매출이 쑥쑥 늘어납니다. 특히 1997년부터 2000년 사이에 매출이 두 배 늘었고 주가도 많이 올랐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옷이 너무 많이 팔리는 바람에 점점 흔해빠진 브랜드가 됐습니다. 특히 매출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미국의 대형 할인점 유통에 신경쓰다보니 제조원가 인하 압박이 들어오고, 디자인도 점점 구려졌습니다. 패션 엘리트가 아니라 패션 테러리스트들이 입는 옷이 되어버렸습니다. 사진 보면 아시겠죠? 이런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경영자가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되는데 그게 어려웠습니다. 이 회사는 1992년에 주식시장에 상장했는데요, 미국은 주주의 입김이 굉장히 센 나라입니다. CEO와 이사회는 자신들을 선임하는 주주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일반 주주들은 대체로 단기 투자자들입니다. 단기 투자자들은 당장의 주가와 매출이 중요하기 때문에 장기적 브랜드가치가 하락하더라도 당장 많이 팔리는 옷을 만들라고 주문을 하는 것이죠. 그래서 보다못해 나선 사람이, 당시 유럽쪽 판매 파트너였던 프레드 게링입니다. 이 분은 네덜란드 사람이고 패션전문가라기보다는 경영전문가입니다. 처음엔 미국에서 토미힐피거 옷을 사서 수입하는 지역 디스트리뷰터 역할을 하다가, 점점 미국에서 만드는 옷의 디자인이 구려지니까 아예 상표권만 빌리고 독자적으로 유럽 판매용 옷의 디자인과 생산까지 진행을 합니다. 그것도 모자라서 나중에는 그냥 회사를 사버리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미국 매출은 계속 떨어지고 유럽 매출은 계속 올라서 거의 비슷한 지경이 됐는데, CEO와 주주들이 미국사람들이다보니 유럽식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을 써야 한다는 게링 말을 듣지 않았던 겁니다. 그래서 답답한 게링은 투자금을 대줄 프라이빗에퀴티 펀드 회사를 찾아내서 아예 회사를 사버립니다. 2006년 5월의 일입니다. 프라이빗에퀴티, 즉 피이 펀드는 한국에서는 흔히 ‘사모펀드’라고 번역이 되는데요, 이 두개가 완전히 같은 개념은 아닙니다. 정확히 얘기하면 피이펀드는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거나, 혹은 상장회사를 100% 사들여서 상장 철회시키는 펀드입니다. 상장을 철회시키는 이유는 일반 주주들의 눈치를 보지 않기 위해서, 또 상장회사에 강제되는 여러 가지 정부 규제와 금융 감독에서 벗어나서 좀 더 자유롭게 경영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회사를 인수한 다음에, 프레드 게링은 골칫거리였던 미국 사업을 대폭 축소했습니다. 미국 직원을 40%나 줄였고 본사도 자기 고향 네덜란드로 옮겨버렸습니다. 미국 소매 유통권은 메이시스 백화점으로 일원화시켰고요,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되찾기 위해 패션쇼, 컬렉션, 그리고 예술가들과의 컬레보레이션에 힘썼습니다. 이런 마케팅 지출과 제품군 축소 때문에 단기 매출은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브랜드 이미지가 개선되면서 점차 실적이 좋아졌습니다. 사진에서 보듯 과거 90년 초중반대 보여줬던 프레피한 이미지가 다시 살아났습니다. 회사를 사들인지 4년만인 2010년에, 큰 이익을 남기고 회사를 PVH라는 대형 패션 그룹에 매각하는데 성공합니다. 한국에도 이렇게 PE 펀드의 투자로 기업 가치를 되살린 사례가 있습니다. 오비맥주입니다. 하이트맥주에 밀려서 만년 2위를 하던 오비맥주를 2009년에 KKR과 어피니티라는 PE펀드가 사들였습니다. 이들은 배경을 가리지 않고 업계 최고 전문가들을 스카우트해서 오비를 1위 브랜드로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4년 반 만에 회사 가치를 세 배로 불려서 2014년 초에 재매각에 성공했습니다. 요즘 전 세계적으로PE 투자를 받거나 자체적으로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저금리 시대에 굳이 주식시장을 통하지 않아도 돈을 구하기가 쉬워졌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그동안 경영의 교과서처럼 여겨졌던 주주 이익 중심의 경영에 대한 반성론이 일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전세계가 하나라는 글로벌 세상에서도 시장마다 차이점이 다릅니다. 미국에서 되는 일이 유럽이나 아시아에서 안 될 수도 잇고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상황에서 유효했던 전략이 다른 상황, 다른 시대엔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환경에 적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말로 오늘의 이야기를 마칩니다.
인사조직 &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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