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체스카는 업무 관리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인 아사나(Asana)의 마케팅팀에서 커뮤니티 관리자로 일하고 있다. 업무를 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항상 열정적으로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왔던 프란체스카는 마케팅 분야 동료 8명과 함께 '미팅둠스데이(Meeting Doomsday)'라는 회사의 파일럿 연구에 자원해 회의 시간 단축에 나섰다.
그녀와 동료들은 우선 48시간의 일정 안에서 참석자 5명 이하의 반복되는 모든 소규모 회의를 없애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48시간 동안 취소된 각 회의의 가치를 평가해 보고 여전히 가치 있다고 생각되는 회의로 일정표를 다시 채웠다.
처음에는 자신의 일정이 '손댈 곳 없이 완벽'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시범 연구에 대해 약간 회의적이었다. 비록 48시간에 불과하지만 반복되는 회의 일정을 취소한 그 시간에 다른 사람들이 자신과 동료 팀원의 소중한 일정들을 '가로채' 갈까 봐 걱정했다. 구성원들이 전 세계적으로 흩어져 있는 글로벌 팀에 소속돼 있어 팀 회의 일정을 잡을 수 있는 시간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었다. 불안하긴 했지만 팀원들과 함께 일정표를 정리했고 생각지 못한 좋은 결과에 깜짝 놀랐다.
'프릭션 프로젝트(The Friction Project)'는 프란체스카의 이야기 외에도 많은 사례 연구를 분석했다. 옳은 일은 쉽게 하고 잘못된 일은 막을 방법을 연구하기 위해서였다. 2014년부터 로버트의 직장 동료인 미국 스탠퍼드대 허기 라오 (Huggy Rao) 교수와 함께 진행해 온 이 프로젝트를 통해 필자들은 연구 및 지원, 근무했던 수십 개 직장이 거의 백이면 백 회의 때문에 괴롭고 소모적인 갈등을 겪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필자들은 프로젝트에 착수한 직후인 2015년부터 잘못된 회의를 바로잡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같은 해 레베카가 당시 근무하던 드롭박스가 2013년 실시한 대대적인 회의 삭제에 관한 글을 집필했다. 드롭박스의 최고경영진은 고객과의 회의를 제외한 모든 상시 회의를 직원들의 일정표에서 지워버리고 2주간 회의 주최자가 상시 회의를 다시 추가하지 못하도록 했다. 일부 참가자가 회의 삭제 덕분에 일정이 가벼워져서 좋았다고 말했지만 체계적인 평가나 후속 조치는 없었다. 드롭박스 경영진은 회의를 없앤 지 불과 몇 년 만에 회의 수가 다시 불어나기 시작했다고 필자들에게 말했다.
드롭박스 사례는 그 자체로 본보기가 되고 필자들도 그 덕분에 회의에 관심을 두게 됐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레베카가 이끄는 싱크탱크인 아사나 업무 혁신 연구소(Work Innovation Lab)를 중심으로 연구 기반 접근법을 사용해 잘못된 회의 문화와 기타 조직 문제들을 바로잡고자 한다. 기업들이 변화하는 업무의 특성을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연구소의 사명이다. 연구소는 아사나 내 시범 프로젝트 외에도 여러 외부 기업과 협력하고 있으며 지난 수년간 프릭션 프로젝트에서 얻은 교훈에서 영감을 받아 업무 현장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