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최고의 살균제라면 어둠은 그 반대입니다. 무시무시한 일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곰팡이처럼 불어나는 법이죠. 대부분의 경우 시간은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습니다. 공중 보건의 위기 상황도 예외는 아니고요. 위기에 처한 리더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투명한 소통입니다.
리더는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분명히 사람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어차피 비밀은 영원할 수 없습니다.
최근 몇 주 동안, 저는 중국이 코로나바이러스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기사로 읽고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작년 12월에 이미 바이러스의 징후가 발견됐다 하네요. 그러나 중국 정부 당국은 숨기기에 급급했죠. 결국 바이러스의 잠복기였을 수도 있는 6주라는 결정적인 시간이 날아갔어요.
“중국은 그렇다 해도 선진국은 투명하다”라고 주장하는 분도 계실 텐데요. 안타깝게도 미국도 시작이 좋은 것 같진 않습니다.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말이 있죠.워싱턴포스트 기사를 보면 1918년에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여러 서방 국가가 어떻게 대응했는지 되짚고 있는데요, 100년이 지난 지금도 똑같은 실수가 되풀이되고 있다고 합니다.
애석하게도 1918년 당시 사태를 가장 솔직하게 공개했던 나라가 오히려 국가 이미지에 가장 큰 타격을 입었어요. 자발적으로 데이터를 공개한 대가로 얻은 것이라곤 자신의 나라 이름을 딴 무시무시한 바이러스 명칭이었죠. 그게 바로 ‘스페인 독감’이에요.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의 기업은 나쁜 소식이 들어오면 반사적으로 그걸 숨겨요. 그러나 현명한 리더는 하루라도 빨리 진실을 알리는 것이 급변하는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필수 전략임을 압니다. 평판은 장기전입니다. 나쁜 소식을 알려 당장의 평판에는 타격을 입을 수도 있어요. 그 대신 미래에는 명성을 얻게 될 거예요. 사람들은 그 리더가 하는 말을 신뢰하게 될 거고, 그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