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적 노동’의 문제 길고 경직된 근무일정을 가진 고임금 일자리가 성별 임금 격차를 벌리는 이유와 그 대책
승진이 중요시되고 압박을 많이 받는 고임금 직업, 혹은 소득이 상당히 불평등한 기업이나 업계에는 길고 경직된 근무일정이 흔한 편이다. 이런 일자리는 미국의 성별 임금 격차를 불러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하버드대 경제역사학자이자 노동경제학자 클라우디아 골딘Cloudia Goldin은 최근 저서 〈커리어 그리고 가정〉(생각의힘, 2021)에서 그 이유가 ‘탐욕적 노동’과 관련돼 있다고 말한다. 탐욕적 노동은 소득불평등에서 남녀가 스스로에게 적합하다고 분류하는 직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건드리는 개념이다.
지난 18개월 동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수백만 명의 사람이 일과 돌봄을 병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고, 많은 고용주가 가정의 요구사항을 수용해야 했다. 나는 이런 일자리의 근무시간이 얼마나 유연해지고 있는지, 근무시간 유연성이 성불평등이나 임금 격차에 영향을 미칠지, 일의 탐욕성을 줄일 방법이 있는지에 대한 골딘의 견해를 듣고 싶었다.
골딘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성별 임금 격차와 이에 대한 커리어 역학관계를 연구해왔다. 전미경제학회장을 지낸 골딘은 현재 전미경제연구소 미국경제발전 프로그램의 디렉터이자 미국국립과학원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경제학에 도전하는 여대생’이라는 프로젝트를 만들기도 했다. 이메일을 통해 진행한 골딘과의 인터뷰를 편집해 아래에 실었다.
미국의 부부에 대해 하신 연구가 있죠. 그 연구는 모두를 위한 유연성이라는 개념을 특히 젠더 관점에서 바라보면 간단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직무 유연성’은 무엇을 의미하나요? 직무 유연성이 보통 편의나 특전으로 간주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모든 직무를 유연하게 만들 수는 없는 걸까요?
유연성은 근무시간, 업무강도, 업무 마감기한과 관련된 다차원적 개념입니다. 급히 서둘러야 하고, 비상시를 위해 대기해야 하고, 상시 근무해야 하는 업무들을 생각해 보세요. 중요한 점은 직원 편의를 위해 유연근무를 제공하려면 기업이 지불해야 하는 대가와 직원들이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대가도 관련이 있다는 겁니다. 이런 셈법은 여성, 특히 돌봄을 맡은 여성이 남성보다 임금이 적은 이유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